[단독]"눈앞이 캄캄" 할말 잃은 용의자 친척

이창우 2012. 8. 31.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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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뉴시스】이창우 기자 = "온순하고 착한 조카였는데, 믿기지가 않아요..." "죗값을 치르고 평생 속죄하며 살기를 바랍니다"

31일 전남 나주경찰서가 초등학교 1학년 A(7)양을 납치해 성폭행한 용의자 고모(24)씨를 검거한 가운데 고씨의 작은아버지는 조카의 소식을 듣고 아연실색했다.

작은아버지에 따르면 고씨는 완도 모 섬에서 중학교를 중퇴한 뒤 순천을 기반으로 건설 일용직 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왔다.

고씨는 최근 연이은 태풍으로 건설현장 일을 할 수 없자 지난 29일 작은아버지를 찾아뵙기 위해 동생과 함께 나주를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작은어머니는 "모처럼 조카들이 방문해 작은아버지와 정담을 나누며 술을 한 잔 했지만 만취 상태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작은아버지는 "열심히 일해서 방 한 칸이라도 마련해야 결혼 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조카에게 더욱 성실히 살기를 당부했었다"고 말했다.

숙부와 조카들의 술자리는 자정 가까이 이어졌으며 고씨는 한 잔 더 하겠다며 이날 자정을 조금 넘어 만류하던 동생을 데리고 함께 집을 나섰다.

작은어머니는 "집에서 잠을 자라고 권하고 만류했는데, 내 말만 들었어도 이런 일이 없었을 텐데"하며 조카를 원망했다.

작은집을 나선 두 형제는 A양의 엄마가 먼저 와 있던 인근 PC방을 찾아 인터넷 게임을 즐겼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30일 새볔 PC방에서 가장 먼저 자리를 비운 사람은 고씨로 피해 학생 엄마에게 "매형과 한잔 더 해야겠다"며 오전 1시15분께 자리를 떴다.

고씨의 한 말로 미뤄 경찰은 고씨가 A양의 엄마와 잘 아는 사이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증 당뇨를 앓고 있는 고씨의 작은어머니는 "사건이 발생한 지난 30일 오후 6시께 형사들이 집에 들이닥쳐 집안을 수색하고 지문을 채취하는 등 한 바탕 소동이 벌어져 조카가 큰일을 저질렀구나 하고 직감했었다"고 말꼬리를 흐렸다.

작은아버지는 "전에도 나주에서 작은 사건을 저질러 무슨 일만 터지면 경찰들에게 연락이 오곤 했었다"며 "조카가 씻을 수 없는 죄를 저질렀으니 죄 값을 치루고 평생 속죄하며 살기를 바랄뿐이다"고 울먹였다.

A양 부모를 알고 있다는 작은어머니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눈앞이 캄캄하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날 경찰에 검거된 고씨는 "술기운에 순간의 욕정을 참지 못하고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범행을 시인했다.

lc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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