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볼까지 물어 뜯으며 '짐승짓' 했다
전남 나주에서 잠을 자다가 납치돼 성폭행을 당한 A(7·초등 1)양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A 양으로부터 용의자의 얼굴을 기억한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용의자가 A 양의 신체에 남긴 체액과 볼에 남긴 치흔(이 자국) 등을 증거로 수사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31일 전남 나주경찰서는 A 양 거주지인 나주시 영강동을 중심으로 부근 수㎞ 이내에 성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13명으로 압축해 이들을 중심으로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이 사건 용의자 추적과 관련, A 양의 몸에서 채취한 체액과 A 양의 속옷·원피스, A 양의 볼에 남은 용의자의 치흔 등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냈다.
경찰은 A 양이 "(용의자) 사진을 보여주면 식별할 수 있다"고 말해 13명의 얼굴을 A 양에게 보여줘 용의자를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다만 A 양의 심리 상태가 극도로 불안하기 때문에 당분간 안정을 취하도록 한 뒤 아동심리사의 도움을 얻어 대조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A 양은 이불보에 싸인 채 용의자의 품에 안겨 이동할 당시 가로등 불빛에 비친 용의자의 얼굴을 기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이날 오전 9시30분 A 양의 거주지에서 70m 떨어진 주택가 일대를 탐문하는 과정에서 도주한 40대 중국인 B 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한국말이 통하지 않는 B 씨는 탐문 과정에서 경찰관들이 몇 마디 질문을 던지자 경찰관들을 제치고 도주했으며 맨발로 300m가량을 달아나다 결국 경찰관들에게 붙잡혀 나주서로 압송됐다.
경찰은 중국어 통역요원의 도움을 받아 B 씨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B 씨가 도주한 이유가 단순 불법체류자로 이 사실이 들통나는 것을 두려워해 도주했을 가능성도 높다"며 중국인 남성의 사진도 A 양에게 확인키로 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3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을 방문해 최근 잇달아 벌어지고 있는 성폭력 범죄에 대한 철저한 대책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경찰청을 전격 방문해 김기용 경찰청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뒤 "최근 성폭행을 비롯해 '묻지마 폭행'이 만연하고 있는데 국민들이 불안하지 않도록 철저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당부했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김 청장으로부터 나주 초등학생 성폭행 사건과 관련, 범인 검거 상황 등을 보고받았다.
나주 = 정우천 기자 goodpen@munhwa.com,
김상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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