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질만하면 터져 나오는 '아동 성폭행' 사건 왜?

［헤럴드경제= 민상식 기자］전남 나주 초등학생 납치 성폭행 사건 등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폭행 사건이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13세 미만 어린이에 대한 성폭력 범죄는 949건이다. 하루 평균 3명의 어린이가 성폭력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김병수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아동 성범죄의 경우에는 싸이코패스나 인격장애자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싸이코패스는 상대방에 대한 감정인식이 결여돼 상대방의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면서 "인격장애자의 경우에는 분노를 조절하는 뇌 속 전두엽 기능이 떨어져 성적인 충동을 제어하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술을 마시면 전두엽 기능이 더 떨어지게 돼 성적인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고 범행을 저지른다"면서 "어릴 때 성장과정에서 성적, 육체적으로 폭력을 당해 이것이 정신적 트라우마(외상 후 증후군)로 남아 약자를 상대로 보복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아동 성범죄자 중에는 아동을 대상으로 성적 만족을 느끼는 아동 성도착증 환자도 많다"고 덧붙였다.

최근 정부는 물론 경찰에서도 단속을 크게 강화하고 있는 아동 음란물이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국내 인터넷 공간에서는 이런 아동 음란물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인터넷을 통해 아동 음란물 등 비정상적인 자극을 받은 범죄자들이 음란물에 중독돼 범행에 나선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특히 "아동 성범죄자의 40%는 피해자의 주변 사람"이라면서 "아이들이 이웃집 아저씨 등 주변 사람들의 성범죄 시도에 쉽게 노출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백미순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실제 피해자가 신고하는 아동 성폭력 사건은 발생한 것의 10%가량에 불과하다"면서 "친족이나 이웃에 의해 성범죄가 발생하는 경우가 80%가량이고, 신고를 하면 피해자의 행동에 문제가 있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신고를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동 성범죄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선 처벌 수위를 높이고, 제도적으로 아동 성폭행 예방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이 교수는 "처벌 수위를 높이는 것은 당연하다. 범죄자들이 수감되는 구금기간을 높여야 한다"면서 "새로 유입되는 범죄자를 사전에 차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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