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영등포교도소 사건의 재구성..성범죄 수감 중에.. 교도소 女공무원 성폭행 시도
지난 2005년 4월 13일, 영등포교도소(현 서울남부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김모(당시 42세)씨는 직업훈련 교육을 받고 있었다.
아래층인 1층에서는 컴퓨터 교육 담당 직업훈련교사 최모(여·당시 30)씨가 파견 나와 수업 중이었다. 김씨는 최씨를 보자 강한 성적 충동을 느꼈다. 김씨는 1984년 성폭행을 저질러 징역을 살다 1994년 가석방됐지만, 다음 해 또다시 성폭행을 시도하다 반항하는 여성을 살해하려 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다.
교도소 내에 있는 직업훈련소 2층에서 용접수업을 받던 김씨는 "(교도관과 동행해) 치과 진료를 받고 와야 한다"고 속여 수업에서 빠져나온 뒤, 1층 수용자 전용 화장실에 숨었다. 김씨는 최씨의 컴퓨터 강의가 끝날 때까지 1시간여를 화장실에서 기다렸다. 김씨는 최씨를 협박할 쇳조각을 준비했고, 반항할 경우 살해할 목적으로 비닐끈과 실끈, 철사와 유리조각 등도 미리 준비해뒀다.
김씨는 컴퓨터 강의가 끝나기를 기다려 입고 있던 검정 티셔츠를 벗어 얼굴을 반쯤 가리고 강의실에 홀로 남은 최씨에게 덤벼들었다. 김씨는 쇳조각을 들이밀며 "소리 내지마"라고 협박했다. 하지만 최씨가 소리를 지르고 반항하는 바람에 성폭행에 실패하자 김씨는 5분간 최씨의 목을 손으로 졸랐다. 사건은 최씨가 실신 직전에 교도관에 의해 발각되며 끝났다.
수형자 직업훈련을 목적으로 채용돼 5년간 활동한 별정직 7급 공무원 최씨는 코뼈가 부러지는 등 전치 3주의 상처를 입었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판정을 받았다. 최씨는 교도소장에게 "재소자와 마주치지 않는 근무 부서에 배치해달라"고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최씨는 결국 2007년 사직서를 제출했다.
최씨와 가족은 "재소자가 직업훈련장을 마음대로 이탈하게 한 책임이 있다"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내 지난 2009년 7월 1917만원의 배상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최씨는 그 후로도 스트레스 장애를 겪으며 일상생활을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결국 재감정을 받은 최씨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취업이 불가능한 상태'라는 진단을 받았다. 2010년부터 2년여간 진행된 재판에 최씨는 단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다.
지난 27일 서울행정법원 행정4단독 정재우 판사는 최씨가 "국가유공자 등급이 낮게 판정됐다"며 서울북부보훈지청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정 판사는 "최씨의 장애가 인정되며, 추후 치료가 가능하다고 해도 현재 국가유공자 5급의 장애 수준을 갖고 있다고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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