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왔어요".. 의심없이 문 연 여고생 성폭행

2012. 8. 29.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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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 사칭 30대 구속.. "주문자 확인뒤 문 열어야"

[동아일보]

"택배 왔습니다."

20일 낮 12시 17분경 인천 남구 숭의동 주택가. '동생이 또 물건을 주문했구나.' 여고생 A 양(18)은 한숨을 쉬며 대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택배기사라는 남성이 배시시 웃으며 A 양을 바라보고 있었다. 손에는 아무런 물건도 없었다. A 양은 재빨리 문을 걸어 잠그려 했지만 그는 힘으로 제압하고 방안으로 들이닥쳤다. 15cm짜리 커터칼을 얼굴에 들이대며 위협하는 통에 A 양은 저항도 못했다. 그는 A 양을 성폭행하고 현금 13만 원을 빼앗았다.

인천 남부경찰서는 폐쇄회로(CC)TV 추적을 통해 23일 김모 씨(36)를 붙잡아 강도강간 혐의로 구속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이날 오전부터 자신의 차량으로 주택가를 돌아다니며 성폭행 대상을 물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는 주택가 골목길에서 혼자 걷던 A 양이 자신의 집 앞에서 근처에 숨겨놓은 열쇠를 찾으려 두리번대자 A 양이 집에 혼자 있다는 것을 직감하고 택배기사를 사칭해 집으로 침입했다.

김 씨는 올해 5월에도 빈집털이를 위해 들어갔던 집에서 여주인을 성폭행하는 등 2차례의 성폭행 혐의와 8차례 빈집을 털어 7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김 씨는 "의심 없이 문을 열게 하기 위해 택배기사라고 속였다"고 진술했다.

택배기사로 속여 여성을 성폭행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올 4월 인천 남동구의 한 아파트에서는 조직폭력배 정모 씨(41)가 택배기사로 가장해 집안에 침입해 집주인 신모 씨(56·여)를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쳤다. 올 2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원룸에서도 김모 씨(32)가 같은 수법으로 B 씨(22·여)를 성폭행했다. 2010년 12월 인천 남구의 한 주택가에서는 고등학생 C 군(17)이 택배기사라고 속인 뒤 혼자 있던 여성을 세 차례에 걸쳐 성폭행했다. 이런 성폭행범들 탓에 대다수 선량한 택배기사들까지 의심의 눈초리를 받는 억울한 상황에 놓일 때가 많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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