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의 간담 서늘하게 한 대전의 '필살기' 김형범-케빈
(베스트 일레븐=수원)
비록 승점 1점에 그치긴 했지만, 대전 시티즌은 웃으며 경기장을 나설 수 있었던 경기였다. 특히 다른 팀들이 부러워마지 않는 강력한 공격 조합 김형범-케빈의 힘을 유감없이 확인할 수 있었던 수원 원정이었다.
23일 저녁 7시 30분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이하 K리그) 29라운드에서 대전이 수원 삼성에 2-2 무승부를 거뒀다. 대전은 전반 8분 케빈, 후반 25분 김형범의 연속골로 시종일관 앞서 나갔으나 전반 15분 서정진, 경기 종료 직전 하태균에게 연거푸 실점하며 아쉽게 비기고 말았다.
▲ Match Star : 수원 무너뜨린 대전의 노골적 필살기, 김형범-케빈
경기 전 만난 유상철 대전 감독은 케빈과 라돈치치를 동격으로 봤다. 우월한 신체 조건, 그 신체 조건을 활용한 위협적 포스트플레이 등 닮은 구석이 많아서다. 나아가 유 감독은 케빈이 만약 수원에 속해 있었더라면 못지않은 득점력을 자랑했을 것이라 내다봤다. 라돈치치보다 케빈이 득점에 애먹는 이유는 단순히 이선에 자리한 뛰어난 동료들의 수가 적어서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유 감독의 주장은 절반만 옳다. 뛰어난 동료의 머릿수가 아니라 기량이 잣대라면 케빈의 위력은 달라진다. 케빈에게는 자신의 높이와 파워를 극대화할 수 있는 동료가 있다. 바로 김형범이다.
김형범-케빈 조합. 대전이 올 시즌 내내 밀고 있는 이 조합은 사실 물리기까지 할 정도로 식상하다. 상대는 김형범의 발에서 케빈에게 이어지는 대전의 공격 루트를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알고도 못 막을 정도라면 이는 필살기라 불러도 무방하다. 그 필살기가 수원전에서도 통했다.
전반 8분 대전의 선제골은 두 선수의 합작품이었다. 수원 진영 우측면에서 쏘아올린 김형범의 프리킥을 이어받은 케빈의 헤딩 슈팅이 선제골로 연결됐다. 이후 대전은 노골적이다시피 상대 진영 우측면에서 파울을 얻어내 골을 얻어내려고 했다. 김형범이 프리킥을 시도할 때마다 수원 수비수들은 골문으로 득달같이 달려드는 케빈의 움직임을 막기 위해 진땀을 흘렸다.
김형범과 케빈은 꼭 힘을 합치지 않아도 상대에게 위협을 가할 수 있음을 증명하기도 했다. 케빈은 이 날 경기에서 무려 여섯 차례의 슈팅을 시도하며 대전 공격의 마침표 역을 성실히 수행했다. 이 중 두 차례는 거의 골과 다름없는 찬스였다. 전반 29분 상대 진영에서 기습적으로 시도한 땅볼 중거리슈팅이 상대 오른쪽 골문을 스치듯 아웃됐고, 후반 2분에는 지경득의 침투 패스를 이어받아 일대일 찬스를 잡는 등 수원 수비진에 크나큰 부담을 줬다.
김형범은 아예 전매특허인 오른발 슈팅으로 수원의 심장에 비수를 꽂았다. 후반 25분 이현웅의 침투패스를 이어받아 상대 페널티박스안 좌측면에서 절묘한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수원의 골망을 흔들었다. 김형범의 뛰어난 결정력도 칭찬받아야겠지만, 반대편에 자리했던 케빈을 겨낭한 크로스를 예상했던 수원 수비수들의 허를 찌르는 슈팅이었다는 점에서 보이지 않는 장면에서 케빈의 공도 무시할 수 없다.
결과적으로 수원은 대전의 공격 콤비를 완전히 제어하는 데 실패했다. 앞서 언급했듯, 노골적이다시피 한 대전의 공격 루트였다는 점에서 수원으로서는 너무도 씁쓸했던 경기다. 반면 대전으로서는 두 명의 '믿을 맨'을 앞세워 거함 수원을 격침 일보 직전으로 몰고 갔다 '믿을맨'이라는 표현을 '필살기'라는 단어로 치환해도 별 무리가 없을 성 싶은 활약상이었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erbest11.co.kr)사진=김덕기 기자(photo@soccerbest1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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