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성폭행' 숨기고 '봉사왕'으로 성대 입학

2012. 8. 17.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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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서 불법 대필.. 거짓 난무하는 '부실 입학사정관제'"검증시스템 부재 탓" 지적.. 대교협은 '표절방지시스템'

[세계일보]

대학 신입생 선발을 위한 입학사정관제에 '구멍'이 뚫렸다. 대학이 수험생을 평가하는 주요 지표인 자기소개서에는 표절이 난무하고, 교사추천서까지 거짓으로 작성되는 사례가 드러나 '다양한 전형요소를 반영한다'는 입학사정관제의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문제투성이 서류를 제출하더라도 이를 제대로 검증할 시스템이 없어 선량한 학생들만 피해를 본다는 지적도 나온다.

17일 성균관대에 따르면 이 학교 신입생인 A(19)씨는 성폭행 혐의로 법원에서 '소년보호' 처분을 받은 사실을 숨긴 채 지난해 입학사정관제 리더십 전형에 지원해 합격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사추천서와 자기소개서에는 '봉사를 많이 한 학생'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성균관대 입학처는 해당 학생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며 사실로 밝혀질 경우 입학을 취소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윤배 입학처장은 "전문가라 하더라도 마음먹고 대학을 속이려는 학생을 골라내기는 어렵다"며 "고교 교사들이 양심에 따라 진솔하게 추천서를 써주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학입학처장들 역시 이번 일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검증시스템의 부재를 인정하는 분위기다. 중앙대 이찬규 입학처장은 "학생이 어떤 범죄를 저질렀는지, 봉사를 실제로 했는지 일일이 따져보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올해부터 면접을 보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범죄 사실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입학사정관이 학생을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객관성을 갖기 어려운 자기소개서와 교사추천서밖에 없다 보니 수험생들이 무리한 방법을 동원하게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대학들은 자기소개서 작성 유의사항에 '대필 금지', '허위사실 기재 금지'를 명시하고 있지만 자신의 능력만으로 소개서를 작성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한 입시업체 관계자는 "자기소개서 문항은 얼핏 쉬워 보이지만 튀게 쓰기 어렵고 글자 수도 학생들에게는 부담스러운 정도"라며 "입학사정관 눈에 드는 자기소개서를 쓰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16일 입학사정관전형 접수를 시작한 서울대의 경우 자기소개서 문항을 모두 채우려면 모두 6600자를 써야 한다. 원고지 33매 분량이다. 게다가 기재해야 하는 사항도 가정환경에서 입학 후 학습계획까지 광범위해 학생 스스로 해결하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인터넷에서 내려받은 자기소개서를 자기 것인 것처럼 짜깁기하거나 한편에 수십만원 하는 불법대필을 택하기도 한다.

서울 M여고 3학년 정모(18)양은 "정직하게 쓰고 싶지만 그렇게 썼다간 다른 친구들과 경쟁도 못해 보고 떨어질 것 같아 고민"이라고 말했다.

자기소개서 베끼기와 대필 등이 성행하자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표절방지시스템을 내놨다. 대교협은 "올해부터 입학사정관 전형을 실시하는 모든 대학은 '유사도검색시스템'을 활용해 표절 자기소개서를 골라내게 된다"며 "타 지원자의 자기소개서와 30% 이상 비슷한 문장이 확인될 경우 적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표절과 대필 수법도 갈수록 진화해 이 같은 대책이 먹힐지는 미지수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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