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날, '폭탄' 반 페르시 잘 없앴다

2012. 8. 16.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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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아스날의 로빈 반 페르시가 맨체스터Utd.(이하 맨유)로 이적한다.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던 팀으로 옮기니 꽤 충격이 될 법도 한데, 그다지 충격적이지도 않다. 올 여름 이적 시장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 것 같던 반 페르시의 이적 행보는 솔직히 흥미진진하지도 않았다.

'경매 참여자'였던 유벤투스나 맨체스터 시티가 한 발 뒤로 물러서면서, 재미없게도 맨유의 '나홀로 입찰'만 있었다.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데려가기 위한 영입 경쟁이 펼쳐지길 기대했건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반 페르시의 맨유행은 그리 놀랍지 않다. 여름 이적시장 마감일이 다가올수록 아스날이 객관식 문제에 마킹할 '보기'는 하나로 좁혀졌다. 반 페르시 이적 건은 점점 답이 정해진 주관식 문제였던 것이다. 물론, 그게 정답인지는 그 누구도 모르겠지만.

놀라운 건 이적이 급속도로 진척됐다는 점이다. 이달초 맨유의 러브콜이 알려질 때만 해도, 라이벌 팀으로 이적이 이리 빨리 성사될 줄 누가 알았을까.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아르센 벵거 감독과 독대해 엄청난 '말빨'을 보였을 지는 모르나, 어쨌든 아스날은 결국 이 '딜'을 수락했다.

맨유 팬으로선 환호를 지를 만하다. 올 여름 유난히 '추운 여름'을 보냈던 맨유다. 가가와 신지, 닉 포웰을 데려왔으나 맨체스터 시티로부터 우승트로피를 탈환하기 위한 영입으론 성에 차지 않았다. 오히려 에당 아자르, 루카스 모우라를 빼앗기면서 열이 나고 배만 아팠다. '빅 사이닝'에 대한 욕구가 컸는데, 이를 충족시킨 게 반 페르시다.

더욱이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나름대로 저렴한 가격에 데려왔다. 반 페르시의 몸값인 2,400만 파운드(약 426억 원)는 이젠 벤치에 앉아있기도 힘든 디미타르 베르바토프 영입가(3,000만 파운드, 약 533억 원)보다 싸다.

그렇다면 아스날 팬은 울상일까. 맨유에게 내줬다는 건 열불이 터질 일이나, 냉정히 바라볼 때 반 페르시는 어차피 떠날 사람이었다.

반 페르시가 아시아투어에 불참하다가 독일 훈련 캠프에 합류하면서 '재계약'이라는 일말의 희망을 기대해 봤을지 모른다. 그러나 '우승'을 위해 떠나겠다는 반 페르시의 신념은 확고했다. '의리'를 앞세우기엔 이미 많은 강을 건넜다.

때문에 반 페르시는 '시한폭탄'과도 같았다. 떠난 이유는 다르나, 결국은 '이별'을 강행한 세스크 파브레가스(바르셀로나)나 시미르 나스리(맨체스터 시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런 '시한폭탄'을 계속 안고 있다는 건 팀에 해만 될 뿐이다. 물론, 반 페르시의 실력이야,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가 전방에 있다면 공격라인의 무게가 달라진다. 루카스 포돌스키, 올리비에 지루 등은 능력 있는 선수들이나, 새로운 리그에 대한 적응이 필요하다.

그렇긴 하나 팀 분위기는 엉망이 될 수밖에 없다. 새로운 시즌 개막을 코 앞에 두고 있는 아스날이다. 긁어 부스럼이 되는 존재를 떠안았다가 괜히 팀까지 망가지기 쉽다. 그런 예는 가까운 예로 살펴봐도 쉽게 이해된다.

졸레온 레스콧의 항명으로 엉망진창의 2009-10시즌 초반을 보냈던 에버튼이 가장 좋은 예다. 그리고 아스날 역시 지난 시즌 개막과 맞물려 나스리의 맨체스터 시티 이적 요구로 내홍을 겪었다. 지난 시즌 초반 18위까지 내려앉는 등 최악의 출발을 보였던 아스날은 파브레가스의 빈 자리가 크긴 했으나 나스리 등의 이적 전후 폭풍이 더욱 컸다.

때문에 반 페르시의 이적을 질질 끌어봤자, 아스날에게 무조건 득이 될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3일 후에는 선더랜드와의 2012-13시즌 개막전을 치러야 하는 아스날이다. 또한, '여우' 퍼거슨 감독의 맨유가 반 페르시를 데려오기 위해 혈안이 돼 어마어마한 액수를 더 지를 팀도 아니다. 최대한 받을 수 있는 금액을 받고 빨리 팔아 치우는 게 아스날로선 현명한 선택이었다. 그래야 그 자금으로 보름여 남은 이적시장을 좀 더 계획성 있게 마칠 수도 있으니까.

사진 출처= 아스날 홈페이지 캡쳐 [mksports@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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