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현이 던진 '9구', 그것은 희망이었다
[OSEN=이대호 기자] 여왕벌의 귀환. 롯데 자이언츠의 '마지막 퍼즐' 정대현(34)이 팀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정대현은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9회말 마운드에 올라 투구 수 9개로 타자 3명을 간단하게 요리했다. 정대현은 SK 소속이었던 2011년 10월 5일 광주 KIA전에 이은 309일 만에 1군 무대에 등판하며 데뷔전을 완벽하게 장식했고 롯데는 LG에 6-1로 승리를 거뒀다.
FA 선언, 메이저리그 진출, 그리고 예상치 못한 롯데 입단까지. 정대현의 겨울은 야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뜨거웠다. 그러나 2월 가고시마 캠프에서 왼쪽 무릎부상을 입었고 수술대에 올라야 했다. 당초 복귀까지 3개월이 예상됐지만 정대현의 복귀는 자꾸만 늦춰졌고, 결국 수술 후 6개월이 지난 뒤에야 1군에서 첫 등판을 했다.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그만큼 완벽한 모습으로 그는 복귀했다.
▲ 최고구속 132km, 구속은 문제가 아니다
정대현의 최고구속은 불과 132km에 지나지 않았다. 투구 수는 9개, 스트라이크 7개 볼 2개를 기록했으며 싱커와 커브 2개의 구종만 던졌다. 싱커 구속은 130~132km에서 형성됐고 커브는 115~117km를 찍었다. 한창 좋았을 때와 비교하면 구속은 약 5km가량 떨어지는 편. 그렇지만 LG 타자들을 처리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10개월 만의 실전등판에도 불구하고 정대현의 공은 그대로였다. 싱커는 낮게 제구 되면서 스트라이크 존을 파고들었고, 커브는 큰 낙차를 보여주며 LG 타자들을 현혹시켰다.
이날 경기의 해설을 맡았던 SBS ESPN 윤석환 해설위원은 OSEN과의 통화에서 "작년보다 오히려 공이 좋아 보였다"고 까지 말했다. 윤 위원은 "정대현이 다쳤던 곳이 어깨가 아니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1년 가까이 쉬어준 셈이다. 그래서 그런지 공의 움직임은 작년보다 더 좋아 보였다. 마지막 타자 이진영도 정대현의 공에 깜짝 놀라 움찔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대현 역시 본인의 투구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경기 후 그는 "1군에 와서 그런지 집중이 잘 됐다. 2군보다 밸런스도 좋아 힘 있는 볼을 던질 수 있었다. 2군에서는 좋은 볼이 1, 2개 밖에 안 나왔는데 오늘은 좋은 볼이 많이 나왔다"고 1군 복귀전의 소감을 전했다.
▲ 정대현의 9구, 롯데 잔여 40G에 희망을 줬다
롯데가 6-1로 앞선 가운데 9회 정대현의 호투가 이어졌다. 이때 방송 카메라에 잡힌 양승호 감독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뒤에 서 있던 주형광 투수코치의 표정 역시 마찬가지였다. 윤 해설위원은 "갑자기 최고 클래스의 불펜투수가 한 명 나타난 건데 양승호 감독의 웃음이 이해가 간다"고 말했다.
정대현의 복귀는 투수 한 명이 추가된 것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보여준 공의 움직임이나 제구, 경기 운영은 전성기에 못지않았다. '안 치고 놔두면 스트라이크, 치면 땅볼'이라는 정대현의 전략적 가치는 무궁하다. 특히 땅볼유도에 특화된 정대현의 싱커는 주자가 있을 때 효과적으로 쓰인다. 윤 해설위원은 "1사 1루, 혹은 1,2루에서 정대현을 내보내면 된다. 치면 땅볼이 70%가량 나오는 투수가 정대현이다. 불펜에서 큰 역할을 해 줄 것"이라고 했다.
최근 롯데는 부진에 빠졌었다. 타선부진과 선발붕괴로 한 달 동안 위닝시리즈를 못 챙기기도 했다. 이럴 때 필요한 건 팀에 상승세를 불어넣어 줄 터닝포인트다. 정대현이 바로 그 역할을 해 줄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홍성흔은 "아직 우리 팀에 조커가 없다. 그렇지만 정대현은 '스페이드 킹' 정도는 된다"고 말했다. 이제 막 부상에서 돌아온 선수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스페이드 킹'을 꺼내 들었지만 사실상 잔여시즌 조커라는 뜻이다. 김주찬 역시 "팀 동료들이 말로만 듣던 대현이 형 공이 어떤지 너무나 궁금해 하고 있다. 오늘 보니 역시 대단하다"고 말했다.
3위 롯데는 9일 현재 1위 삼성에 4경기, 2위 두산에 2.5경기 뒤져있다. 4위 KIA는 0.5경기 차, 5위 SK는 1경기 차로 바짝 쫓고 있어 앞과 뒤로 치열한 순위싸움을 벌이는 중. 이때 합류한 정대현의 존재는 천군만마다. 상대팀으로 하여금 '롯데를 상대로는 8이닝밖에 공격기회가 없다'라는 생각을 갖게 만드는 투수가 바로 정대현. 다만 이제 막 부상에서 복귀한 선수이기에 컨디션 관리를 더욱 철저하게 해야 한다. 올 시즌을 정확히 40경기 남겨둔 시점, 정대현의 복귀에 롯데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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