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에 '박근혜 그년'.. 정치권 '막장 네거티브'

오남석기자 2012. 8. 8. 14: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확인되지 않은 사생활 '묻지마 의혹' 제기도

여야 각 당의 대통령선거 후보가 정해지기도 전에 막말을 동원한 인신공격과 음해성 네거티브 캠페인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김문수 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가 같은 당 경쟁자인 박근혜 후보를 겨냥, 이른바 '최태민 사진'을 자신의 홍보 동영상에 넣은 데 이어 이종걸 민주통합당(민주당) 최고위원은 박 후보를 향한 욕설로 해석될 수 있는 표현을 트위터에 올려 물의를 빚었다. 문제는 해당 의원들이 잘못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며, 이 같은 정치문화가 유치하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 최고위원은 지난 5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새누리당 공천헌금 의혹 사건을 '공천장사'라고 비판하며 "그들의 주인은 박근혜 의원인데 그년 서슬이 퍼래서 사과도 하지 않고 얼렁뚱땅…"이라고 썼다.

'그년'이라는 표현을 두고 논란이 일자 이 최고위원은 "'그년'은 '그녀는'의 오타"라며 "아이폰 사용 때, 그리고 한번 보내기 클릭을 하면 정정이 안되는 트위터에서 흔히 있는 일이며, '그년' 본래 제가 하려고 한 표현은 아니다"고 해명글을 올렸다. 그런데도 진보 인사들까지 비판에 가세하자 결국 이 최고위원은 "본의 아닌 표현이 욕이 되어 듣기에 불편한 분들이 계셨다면 유감"이라고 밝히고 당초 문제가 됐던 '그년'을 '그녀는'으로 수정한 글을 다시 올렸다.

그러나 이 최고위원의 유감 표명과 트위터 글 수정은 마지 못해 이뤄진 듯하다. 이 최고위원은 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저는 본의 아닌 표현으로 듣기에 불편한 분들이 있었다면 유감이라고 밝혔는데, 그 과정에 '이 표현은 약하다', '이종걸이 무르다'는 말씀을 해 주신 분도 많았다"며 궤변을 늘어놨다.

그는 "오늘을 계기로 다음번부터 박근혜 후보의 진정한 모습이 무엇인지를 하루하루 말씀드리고 전할까 한다"며 "많은 문제에 대해 국민들이 제보해주시고 알려주시면 고맙게 받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를 향한 네거티브 공세는 이 최고위원이 처음이 아니다. 김문수 후보는 지난 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새누리당 대선 경선 합동연설회에서 방영한 자신의 홍보 동영상에서 박 후보가 지난 1970년대 고 최태민 목사와 함께 있는 사진을 등장시켰다.

대선전 초반부터 나타나는 인신공격과 막말 공세에 대해 이정희(정치학) 한국외대 교수는 8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선거에 효과가 있다면 물불 가리지 않는 한국 정치의 수준을 보여준다"며 "국민들이 '네거티브는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정치인들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진중권(미학) 동양대 교수도 7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 최고위원의 막말 파문에 대해 "저속하고 유치한 인신공격"이라며 "이 분이야말로 국회에서 제명해야 할 듯. 민주당, 김용민 사태를 겪고도 아직 배운 게 없나 봅니다"라고 꼬집었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02)3701-5555/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