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학선 '공중 3회전' 비결은 '연아처럼'

런던 | 이용균 기자 2012. 8. 7.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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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위 김연아 회전과 몸의 밸런스·속도 비슷

양학선(20·한국체대)이 날아올랐다. 하늘에서 꽃처럼 빙글빙글 3바퀴를 뒤틀었다. 한국 체조사상 첫 금메달의 주인공 '양학선'. 자신의 이름을 딴 기술로 체조 역사를 다시 만들었다. 남자 체조 도마에서 가장 어려운 기술인 '양학선'을 개발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연아처럼'이었다. 피겨 금메달리스트 김연아의 회전 비결이 양학선의 비결이기도 하다.

양학선은 대표팀 중에서도 키(1m60)가 제일 작다. 몸매도 호리호리하다. 체조 국가대표팀을 지원하는 한국체육과학연구원의 송주호 박사는 "공중 3바퀴 비틀기 기술은 양학선의 타고난 체형이 아니면 제대로 하기 힘든 수준의 고난도"라고 설명한다. 송 박사에 따르면 양학선은 어깨가 좁다. 회전반경이 작기 때문에 찰나의 순간 공중에서 3바퀴를 돌 수 있는 스피드를 얻을 수 있다. 김연아가 얼음 위에서 회전을 할 때 팔을 뻗으면 느리게, 좁히면 빠르게 도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한국의 양학선이 6일 영국 런던 노스 그리니치 아레나에서 열린 기계체조 남자 도마 결선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날아오르고 있다. 런던 |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송 박사는 "여기에 양학선은 몸의 좌우 근육 밸런스가 거의 완벽하다. 근력의 크기는 크지 않지만 좌우 밸런스를 통해 빠른 회전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체적인 신체의 중심이 가운데로 모아져 있는 것도 수직회전을 쉽게 만드는 비결이다. 체조사상 최고의 기술 'YangHakSeon'은 양학선이어서 할 수 있는 기술이다.

양학선이 공중 3바퀴를 비틀 수 있는 원동력은 체형과 함께 빠른 조주(도움닫기)에 있다. 송 박사는 "양학선이 도움닫기를 할 때 스피드는 초속 7.38m 수준"이라고 밝혔다. 양학선의 도움닫기 능력은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았다.

아버지 양관권씨(53)는 어린 시절 태권도를 했다. 태권도 집안이다. 양씨의 형제 5남2녀 중 2명이 태권도 체육관을 운영한다. 어머니 기숙향씨(43)는 초등학교 시절 단거리 선수였다. 어머니는 "오래는 하지 못했지만 꽤 잘했다"며 웃었다. 아버지의 발차기와 어머니의 달리기가 균형과 스피드를 완성시켰다.

양학선은 이제 3바퀴에 멈추지 않고 3.5바퀴, 4바퀴 회전을 노린다. 양학선은 "착지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원래 3바퀴 반짜리를 훈련했다. 그런데 발목을 다치는 바람에 3바퀴짜리 기술을 하게 된 것"이라며 "올해 안에 체조 규정이 다시 바뀐다. 그때 채점방식 변화에 맞춰 또 다른 신기술의 윤곽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사상 최고 기술 '양학선'이 '양1'이니, 새로운 기술들의 이름이 '양2' '양3'이 될 날도 머지않았다.

< 런던 |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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