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반 데 사르 될래요", 장신 골키퍼 이윤상군

김정용 2012. 7. 31.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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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횡성)

"네 키는 정말 멋진 재능이다."

만화 '슬램덩크'에서, 능남고의 유명호 감독은 농구가 서툴고 키만 큰 변덕규를 야심차게 키운다. 타고난 키만 있으면 노력을 통해 좋은 센터가 될 수 있다는 그의 지도에 따라 변덕규는 혹독한 훈련을 소화했고, 2년 뒤에는 채치수와 도내 넘버원을 다투는 수준급 센터가 됐다.

31일, 횡성군 인조구장에서 만난 이윤상 군(라온주니어)을 보자마자 변덕규가 떠올랐다. 윤상 군의 키는 181cm. 또래 친구들보다 머리 하나만큼 크다. 친구들에게 말을 걸 때는 허리를 숙여야 하고, 거꾸로 친구들이 윤상 군에게 귓속말을 하려면 까치발을 해도 부족하다. 윤상 군의 포지션은 골키퍼. 골문 앞에 선 모습이 꼭 소인국에 떨어진 걸리버 같았다.

유소년 축구에서 장신 골키퍼의 비중은 크다. 수년 전 화제를 모았던 김로만(현 포철중)도 큰 키가 가장 큰 무기였다. 라온주니어가 '청정녹색도시 횡성군과 함께하는 전국 유소년 클럽축구 페스티벌'(이하 페스티벌) U-13 우승을 차지한 것은 윤상 군의 덕이 컸다. 파주조영증FC와 치른 결승전 승부차기에서 2번의 선방으로 승리(2-2, 4pk3)를 이끌었다.

윤상 군은 배구선수였던 아버지 이용희 씨(전 LG화재)에게 키를 물려받았다. 아버지는 196cm다. 김정현 라온주니어 감독은 "성장판이 아직도 이만큼이나 열려 있다고 한다. 이젠 너무 크지 않을까 걱정이다. 2m 넘을지도 모른다"라며 웃었다.

본격적으로 축구를 시작한 것은 겨우 6개월 전. 그래서 골키퍼로서의 기술이 아직 서툴다. 하지만 김정현 감독은 "아직 전문 골키퍼 교육은 못 받고 가끔 레슨을 받는 정도인데, 한 번 다녀올 때마다 실력이 눈에 띄게 늘어난다. 습득력이 놀랍다"라며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골키퍼 포지션을 본인이 좋아한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처음부터 골키퍼를 하고 싶었어요. 슛을 막았을 때의 그 짜릿한 느낌이 좋았거든요. 오늘 승부차기에서도 그 느낌을 받았죠. 짱이었어요."

닮고 싶은 골키퍼는 반 데 사르. 키가 크고 팔이 긴데도 반사신경이나 선방 능력을 겸비했다는 점에서 윤상 군의 롤 모델로 적합하다. 게다가 발을 잘 쓰는 골키퍼로 유명한 반 데 사르처럼 발기술 훈련도 꾸준히 받는다고 한다. 김 감독은 "우리나라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들 것"이라며 높게 평가했고, 본인도 "국가대표가 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한편 김 감독은 우승 소감으로 "훈련도 대회 과정도 힘들었는데 아이들이 잘 이겨냈다. 우승을 목표로 오지 않았지만 잘 해줬다. 다만 우린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는데, 전반적 경기력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결과는 금방 없어지고 과정은 오래 남는다고 생각한다"라며 제자들과 함께 더 발전할 것을 다짐했다. 윤상 군은 "동료들이 잘 뛰어줘서 우승했어요. 기쁘고 행복해요"라며 슬쩍 웃었다.

글=김정용 기자(redmir@soccerbest11.co.kr)사진=김동하 기자(kimdh@soccerbest1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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