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아람, 멈춰버린 1초..멈추지 않았던 눈물

이형석 2012. 7. 31. 10:3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일간스포츠 이형석]

신아람(26·계룡시청)은 한 시간 동안 피스트(펜싱 경기를 하는 무대)에 홀로 앉아 판정 번복을 기다렸다. 펜싱 투구를 벗고 피스트에 앉아 있던 그의 얼굴에선 눈물이 흘러 내렸다. 하지만 결과는 번복되지 않았다. 동메달 결정전을 마치고 믹스트 존에 들어선 신아람은 "만 가지 감정이 교차한다"며 아쉬워했다.

신아람, 오심에 눈물 흘리다

신아람은 31일(한국시간) 엑셀 런던에서 열린 펜싱 여자 에페 개인전 4강 연장에서 석연찮은 판정 끝에 브리타 하이데만(독일)에게 5-6으로 패했다.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세계랭킹 1위 쑨위제(중국)에게 11-15로 졌다. 신아람(세계랭킹 12위)은 메달 가능성이 낮게 점쳐진 가운데 4강까지 오르며 선전했지만 석연찮은 판정 논란으로 결승 진출에 실패해 아쉬움은 더 컸다.

끝 없는 '1초'가 문제였다. 신아람은 하이데만과의 준결승에서 5-5로 승부를 결정 짓지 못해 1분간 연장에 돌입했다. 신아람은 5-5에서 종료 1초 전 하이데만과 세 번의 공격을 주고 받았다. 심재성(46) 코치는 세 번의 공격이 오갔는데 경기가 끝나지 않았다며 항의했다. 신아람은 경기 시작전 추첨으로 어드밴티지인 프라이어티(PRIORITY)를 얻어 연장에서도 승부를 못 가리면 승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심판은 경기 재개를 선언했다. 네 번째 하이데만의 칼이 신아람의 몸통을 찔렀고 득점이 인정됐다. 오스트리아 심판은 손을 들어 하이데만의 승리를 결정했다. 하이데만이 펄쩍 뛰며 좋아하는 동안 신아람은 눈물을 흘리며 주저 앉았다. 심 코치는 곧바로 양팔을 가로 저으며 격렬히 항의했다. 그러나 1차 항의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오심 분명, 하지만 번복은 없었다

한국 코치진은 즉각 공식 제소했다. 코치진은 "방송 중계를 보니 하이데만의 결승점 당시 중계 영상은 1초를 넘어섰다"며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제펜싱연맹(FIE) 심판진은 30분 넘게 상의를 했지만 하이데만의 손을 들어줬다. 신아람은 피스트를 주저 앉아 경기장을 떠나지 않았다. 심판위원들이 올라와 투구와 수건을 챙기며 신아람에게 피스트를 내려가라고 재촉했다. 관중들은 "No! No! stay here(그대로 있어라)"를 외치며 막았다. 신아람은 경기를 중단한지 1시간13분이 지나 결국 피스트를 떠났고 심 코치는 심아람을 끌어 안고 위로했다.

심 코치는 경기 뒤 "'테크니컬 디렉터(DT) 다섯 명이 (한국 측의 항의를)모두 이해한다고 했지만 심판이 일단 결정을 내린 상황에서는 어떻게 할 수 없다고 했다"며 "독일 코치와 선수도 미안하다고 사과했다"며 답답해했다. 하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심 코치는 "FIE룰이 개정돼 더 이상 항의할 방법이 없다. FIE가 동메달 결정전도 못 뛸 수 있다고 해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영국의 스카이뉴스는 오심에 대해 '펜싱은 끝났다'고 표현했고, 미국의 ESPN도 '한국의 펜싱 선수의 통한의 눈물'이라는 사설을 통해 이번 사태를 비난했다.

신아람 "만 가지 심정이 교차했다"

신아람은 동메달 결정전이 끝난 뒤 믹스트 존에서 "왜 이런 판정이 나온 지 모르겠다. 만 가지 감정이 교차한다"며 아쉬워했다. 이어 "내가 이런 경험할 줄은 몰랐다. 4년 동안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힘들었던 게 오늘 1시간과 같은 느낌이었다"며 "동메달이라도 땄으면 했는데 국민들에게 죄송하다"고 했다. 마지막에는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금메달을 따겠다고 생각하고 왔는데 이렇게 생각지도 못하게..."라며 눈물을 흘린 채 경기장을 빠져 나갔다.

런던=이형석 기자 ops5@joongang.co.kr

Tip.올림픽 최악의 오심 사례

한국 올림픽 출전사에서 최악의 오심 사례는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에서 일어났다. 쇼트트랙 1500m 결승전에서 한국의 김동성은 1위로 들어오고도 제임스휴이트 심판의 실격 판정으로 금메달을 미국의 아폴로 안톤 오노에게 내줬다. 당시 한국 선수단은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이 판정을 제소했지만 "아픔을 이해한다"는 답을 받았을 뿐이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남자 체조의 양태영은 심판진의 채점 오류로 금메달을 빼앗겼다. 10.0점을 받아야 할 기술이 심판진의 실수로 9.9점으로 채점됐다. CAS는 양태영 오심에 대해 "즉각적은 서면 이의제기가 없었다"며 제소를 기각했다.

'지연이 화영 뺨 때려?' 티아라 안무팀 단장 입 열다

MBC, 양승은 아나운서 '난해한 의상' 책임회피

中언론, 박태환에 황당 질문 "당신이 쑨양 우상?"

"자살같아" 영국서 유행 '목숨건 다이빙' 경악

'오심논란' 신아람, 손에서 칼 놓지 못하고..

'유리몸' 왕기춘, 메달 無 또 부상 악몽에 울다

4년 전 '金' 땄던 이용대, 혼합복식 예선 탈락

Copyright © 일간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