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호 '납득이..' 박태환과 다른 저급 번복

입력 2012. 7. 30. 00:22 수정 2012. 7. 30. 00:4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억울한 판정 뒤 끝내 동메달을 따낸 조준호. ⓒ KBS 중계화면 캡처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대회 첫날 '마린보이' 박태환(23)이 실격 번복으로 지옥과 천당을 오간 데 이어 둘째 날에는 유도 조준호(24)가 납득할 수 없는 판정에 분통을 터뜨렸다.

세계랭킹 8위 조준호(동메달)는 29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엑셀 체육관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남자 유도 66kg 이하 8강전에서 지난해 세계선수권 우승자이자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히는 에비누마 마사시(일본)를 맞이해 우세승을 거둔 듯했지만 어이없는 판정 번복에 매트를 쳤다.

조준호와 마사시는 지도 1개씩 주고받으며 5분 동안 승부를 가리지 못해 연장전(3분)에 돌입했다. 연장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16강전에서 힘을 많이 소비한 에비누마는 평소와 달리 위협적이지 않았다. 결국, 심판들은 경기 내내 끊임없이 공격을 시도하며 적극적인 자세를 취했던 조준호에게 3-0 우세승을 선언했다.

주심 1명과 부심 2명 모두가 조준호(청색 도복)를 의미하는 '청색 깃발'을 들어 우세승을 선언한 순간, 경기장을 찾았던 일본인 관중들은 야유를 퍼부었고, 에비누마와 일본 감독 역시 강하게 불만을 토로했다. 연장에서 에비누마가 다리 걸기 되치기로 유효 판정을 받은 뒤 번복된 것을 문제 삼은 것.

이미 우세승이 선언된 지 채 1분도 되지 않아 거짓말 같은 '저급 반전'이 일어났다. 조준호 승리 선언이 나온 직후 마르코스(스페인) 심판위원장은 갑자기 판정을 멈추라는 사인을 보냈다. 비디오 판독을 통해 재판정을 지시했고, 매트 위의 심판들은 약속이나 한 듯 똑같이 에비누마의 승리를 알리는 하얀 깃발을 들었다. 조준호의 3-0 판정승이 순식간에 0-3 판정패로 뒤바뀌었다. 환호하던 조준호와 유도 대표팀 감독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해할 수 없는 판정 번복이 일어나며 마사시가 준결승에 진출했다. 경기 중 기술로 인한 포인트 판정이 번복되는 것은 빈번하나 승부 판정이 번복되는 사례는 거의 없다.

어이없는 판정 번복에 준결승행이 좌절된 조준호는 한동안 매트를 떠나지 못했다. 갑작스레 재심을 선언한 심판위원장의 행동에 경기를 지켜보던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전기영 SBS 해설위원은 "선수와 지도자로 올림픽에 여러 차례 나갔지만 이처럼 어이없는 경우는 처음"이라며 "저것은 심판위원장의 독재다 독재"라고 강력 비난했다.

남자 유도 73kg 이하의 강력한 금메달 후보인 왕기춘도 자신의 트위터에 "유도 17년하면서 처음 보는 광경..올림픽 무대에서 저런 X같은 경우가 일어났다"고 비난했다.

조준호는 2008 베이징올림픽 60㎏급 금메달리스트로 한 체급을 올려 이번 대회를 준비한 최민호(32)를 꺾고 런던올림픽에 출전한 기대주였다. 판정 번복으로 4강에 오른 에비누마는 준결승에서 탈락했다.

한편, 박태환은 3분46초68로 3조 1위(전체 4위)로 터치패드를 찍으며 결선에 안착하는 듯했다. 하지만 전광판에는 박태환 이름 옆에 'DSQ(실격·Disqualified)'가 나타났다. 부정 출발을 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출발 전 스타팅 블록에서 정지자세를 유지해야 하는데 박태환이 어깨를 살짝 움직였다는 지적.

하지만 발 빠른 대응 속에 "박태환의 어깨가 미세하게 움직였지만 고의성이 없었다. 판정을 번복한다"는 공식 발표를 이끌어냈다. 결국, 박태환의 판정 번복은 오심을 되돌린 바람직한 사례다.

어쨌든 4년간 이날만을 바라보며 피땀 흘린 선수들에게 찬물을 끼얹는 납득할 수 없는 판정과 번복에 한국 선수단은 자신과의 싸움보다 판정과의 싸움을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되어버렸다.

[관련기사]

☞ 박태환이 키운 '중국 호랑이' 쑨양

스포츠 객원기자-넷포터 지원하기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 - Copyrights ⓒ (주)이비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