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지금] 黨간부들 사이 '어린 것이 설친다' 불만 목소리 높아

2012. 7. 26.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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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은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목소리와 말투가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과 80% 이상 동일하다고 분석했다. 지도자로서 위상을 높이고 이미지를 조작하기 위해 김 주석이 애용했던 더블버튼 코트와 중절모를 즐겨 입고 뒷짐 지는 자세까지 따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노동당 간부들 사이에선 "어린 것이 설친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고 국정원은 전했다.

국정원은 26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전체회의에서 "김 제1위원장이 '김일성 따라하기'에 주력하고 있다"며 "부인 이설주를 공개 행사에 대동하는 등 안정적 지도자인 양 선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면에서는 체제 불안을 방지하기 위해 보위부 권한을 확대하고 박남기 노동당 계획재정부장을 처형한 것을 비롯해 고위간부 20여명을 숙청·해임하는 등 3대 세습 위해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영호 인민군 총참모장의 해임은 숙청으로 평가했다. 조선중앙TV가 지난 21일 김정일 김정은 부자의 대동강 과수농장 방문 기록영화를 재방영하면서 이 총참모장이 등장하는 장면을 삭제했기 때문이다. 국정원은 김 제1위원장이 나이가 많은 군 인사에 대한 세대교체를 단행하려 했고, 군이 주도하던 경제활동을 내각으로 이관하는 과정에서 이 총참모장이 반발해 숙청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숙청 과정에서 총격전이 발생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선 "그런 첩보는 있었지만 확인된 바 없다"고 했다.

김 제1위원장이 활발한 현장방문과 대중연설, 담화발표 및 정책지시 등을 통해 독자적, 주도적인 모습을 부각시키려고는 하지만 정치적 연륜과 북한 현실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비현실적 지시를 내리거나 모순된 정책을 추진한 사례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28세란 설부터 30세란 주장까지 오락가락하던 김 제1위원장의 나이는 28세(1984년생)라고 밝혔다.

북한은 핵 미사일 등 공격무기 개발을 지속하는 가운데 일부 후방 병력을 남쪽으로 배치하고 있어 남한 사회를 혼란시키고 내부 불만을 외부로 돌리기 위해 도발을 자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국정원은 내다봤다. 북한 내 반체제 조직이나 단체의 존재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북한 체제를 비판하는 '삐라'(전단의 북한말)가 뿌려진 사실이 있고 김 주석 생가인 만경대의 문짝이 훼손된 것은 확인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북한이 주장하는 탈북자단체 '동까모(김일성 동상을 까는 모임)'에 대해선 "존재 자체가 없다"고 일축했다.

유성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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