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모바일 패권 경쟁]클라우드 서비스 왜 중요한가..모바일 장악하기 위한 선제조건

입력 2012.07.23. 09:45 수정 2012.07.23.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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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용어

*클라우드(cloud) 컴퓨팅

하늘에 떠다니는 구름처럼 웹상에 데이터나 콘텐츠 등을 저장하는 공간과 이를 이용한 서비스. 인터넷만 연결돼 있으면 PC나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저장된 내용을 받아 활용할 수 있다.

모바일 클라우드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모바일 클라우드란 사용자가 필요한 소프트웨어나 데이터를 네트워크 공유를 통해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잠깐용어 참조)'에 모바일 서비스가 결합된 것이다. PC 이용률이 낮아지고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스마트 모바일 기기의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모바일이 강조됐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 따르면 전 세계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2015년 97억200만달러(국내 시장은 4억8500만달러)에서 2016년 115억4500만달러(국내 시장은 5억77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세환 KISTI 전문연구위원은 "이 중 대부분을 모바일 클라우드가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주요 IT기업들은 물론, 단말기 제조사와 이동통신사 등이 앞다퉈 모바일 클라우드 시장에 뛰어드는 배경이다.

모바일 클라우드 시장에서 앞서가는 업체는 '드롭박스(dropbox)'다. 드롭박스는 2007년 MIT 출신 드류 휴스턴(Drew Houston)과 아라시 페르도시(Arash Ferdowsi)가 설립한 벤처기업으로 현재 전 세계 170여개국에서 5000만명 이상 회원에게 파일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드롭박스를 이용하는 IT기기만 2억5000만대에 이르며 48시간마다 평균 10억개의 파일이 저장되고 있다.

드롭박스의 가장 큰 장점은 호환성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클라이언트, 즉 사용 가능한 모바일 기기 종류가 12개나 된다. iOS와 안드로이드는 물론 윈도, 리눅스, 블랙베리 OS 등에서도 자유롭게 호환이 가능하다. 애플이 자사의 맥(Mac) PC와 아이폰, 아이패드만 지원하고 마이크로소프트(MS)는 iOS 플랫폼 외에 윈도 PC, 윈도폰에만 지원하는 데 비하면 호환성이 훨씬 뛰어난 것. 지원하는 파일도 doc, ppt, jpg, png, mp3, mp4 등 다양한 데다 파일 저장 시 암호화된 채널을 이용해 전송돼 보안성도 높다.

삼성 뒤처져…연내 출시 예정

드롭박스의 뒤를 쫓고 있는 것은 글로벌 IT 기업들이다. 이들은 클라우드 서비스에 자사가 확보한 콘텐츠를 최대한 연계하는 식으로 경쟁력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여기에는 고객들을 자사 제품이나 콘텐츠에 묶어두는 '록 인(lock in) 효과'에 대한 노림수도 숨어 있다.

지난해 6월 아이클라우드를 선보인 애플은 앱 마켓에서 콘텐츠를 내려받으면 그 즉시 아이폰과 아이패드, 아이팟 터치 등에 동시에 저장되는 '자동 동기화' 기능이 특징이다. 다른 단말기에서도 따로 내려받지 않고 쓸 수 있어 추가요금이 발생하지 않는다. 애플 기기 간 호환성이 뛰어나 '애플 생태계'를 강화했다는 찬사와 함께 지난 2분기에 사용자 수가 1억2500만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애플 기기들끼리만 공유된다는 '폐쇄성'은 단점으로 지적된다.

구글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구글드라이브'는 이처럼 애플의 아킬레스건인 폐쇄성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iOS 단말기에서도 구글드라이브를 사용할 수 있는 iOS용 구글드라이브를 지난 6월 말 출시, 구글의 개방성을 자랑하고 나선 것. 애플처럼 자사 콘텐츠를 활용해 '구글 생태계'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이다. 유료로 추가 용량을 구입하는 고객에게 지(G)메일 용량 25GB를 덤으로 제공하고 자사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구글플러스'와 연계해 화상채팅을 하면서 문서를 편집할 수 있게 하는 식이다.

MS의 '스카이드라이브'는 자사의 강점인 오피스 프로그램을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docx, xlsx, pptx 등 MS 오피스 파일을 곧바로 열고 편집할 수 있음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그러나 스마트폰 모바일 OS가 애플과 구글에 크게 밀리면서 모바일 클라우드도 덩달아 고전하는 양상이다. 2012년 1분기 MS 윈도폰의 플랫폼 점유율은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2%에 불과했다.

삼성은 모바일 클라우드 시장에서 글로벌 IT기업 중 가장 뒤처진 편이다. 아직 자사만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개발하지 못했다. 애플이 지난해 6월 아이클라우드를 공개했을 때 "우리도 2012년 2월까지 더 뛰어난 클라우드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호언했지만 결국 '연내 출시'로 미뤄졌다. 지난 5월 미국의 클라우드 콘텐츠 서비스 업체인 '엠스팟'을 인수하고 클라우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2년 전에 아이폰3를 출시할 때부터 아이클라우드를 준비해 왔을 정도로 클라우드 서비스는 준비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며 "삼성전자는 애플보다 제품 종류도 훨씬 많고 개방적인 안드로이드 OS를 채택하고 있어 기술 개발에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갤럭시S3에 드롭박스를 기본 탑재하는 것으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대신했다. 그마저도 한국에서는 유사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동통신사들에 밀려 드롭박스를 탑재하지 못했다.

국내 시장은 이통사·포털이 주도

우리나라의 경우는 모바일 클라우드 시장을 이동통신사와 인터넷 포털사가 주도하고 있다. 네이버가 지난 2009년 일찌감치 N드라이브를 내놓은 데 이어 LG유플러스(U+박스), 다음(다음클라우드), SK텔레콤(T클라우드), KT(유클라우드) 등이 속속 비슷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제조사 중에는 팬택이 지난 2월 '베가 클라우드 라이브'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내 업체들은 무료로 제공하는 저장 용량을 늘리고 동영상도 무료로 제공하는 등의 마케팅을 통해 국내 사용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무료 저장 용량이 30~50GB에 달해 드롭박스(2GB), 애플(5GB), 구글(5GB), MS(7GB)보다 훨씬 많은 파일을 저장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그러나 용량 경쟁에만 매달려 호환성 등 다른 기능은 약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박세환 전문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업체들은 개발능력은 충분히 갖추고 있지만 그동안 하드웨어적인 부문에만 매달리는 경향이 있었다. 호환성, 안정성, 보안성 면에서 더 투자를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류한석 기술문화연구소장은 "지금 통신사나 포털이 하고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는 단순히 콘텐츠 저장과 동기화 기능만 갖추고 있다"며 "애플처럼 콘텐츠를 구입하자마자 다양한 기기에 자동으로 저장되는 기능이 부족해 일일이 자료를 옮겨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웹하드와 별 차이가 없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박창규 KT 과장도 "동기화 기능은 상당 수준 충족됐다. 용량도 고객들의 사용패턴을 봤을 때 업무용, 백업용, 개인용으로 나눠 쓰는 데다 통신사와 포털사가 제공하는 여러 클라우드를 같이 사용할 수 있으므로 이 정도면 충분해 보인다. 이젠 다른 리더기나 앱을 통해 저장된 자료를 편집할 수 있는 연계서비스 강화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무료로 저장 용량을 많이 제공하다 보니 수익은 저조한 상황이다. 이호연 SK플래닛 매니저는 "대부분의 클라우드 플랫폼 업체들이 수익구조를 갖고 있지 않다. 현재로서 통신사 전략은 고객 편의를 높여 스마트폰 사용시간을 늘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세환 전문연구위원은 "2013년까지는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는 기간이고 2014년쯤 가서야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한 뒤 "향후 주도권 다툼을 위해 특허권을 확보해 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은행 금고ʼ 같다는 클라우드, 과연 안전한가

보안수준과 투명성이 신뢰 좌우

클라우드 서비스는 PC,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각종 단말기에 개별적으로 보관하던 이용자 정보를 서비스 제공자가 은행 금고처럼 한곳에 대신 보관해 줘, 이용자가 어떤 단말기로도 정보 파일을 불러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용자는 정보를 일일이 옮겨 보관해야 하는 부담을 덜 수 있으나, 자신의 정보를 서비스 제공자가 관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안관리 책임의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정보가 중앙 서버에 집중되는 만큼 서버나 네트워크에 문제가 생기면 정보에 대한 접근이 한꺼번에 차단될 수 있고 경우에 따라 유출, 악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사용자가 올려놓은 개인정보나 핵심 기술이 클라우드 업체를 통해 유출될 위험도 있다. 특히 기업들이 클라우드 서비스 도입에 소극적인 이유다.

실제로 지난 6월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 EC2(Elastic Computer Cloud)는 한동안 서비스를 중단해야 했다. 미국 버지니아에 불어닥친 폭풍으로 버지니아에 있는 아마존의 데이터센터가 정전돼 9분여간 전원이 차단됐기 때문이다. 이 사고로 EC2를 사용하는 넷플릭스, 인스타그램, 핀터레스트 등 수백 개 기업들은 대규모 서비스 중단 사태를 겪었다. 아마존은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시스템 복구에 나섰으나 이번에는 클라우드 서비스의 핵심인 스토리지 부문에서 또 문제가 생겼다. 결국 서비스 복구 작업은 이튿날까지 이어졌다.

박형근 한국IBM 보안사업부 차장은 "클라우드 보안성은 운영하는 조직과 인력의 역량이나 보안 수준에 따라 다르다"며 "보안에 대한 기술적인 문제뿐 아니라 관리자에 대한 신뢰성 문제도 고민해봐야 한다.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노승욱 기자 inye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666호(12.07.18~7.24 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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