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도시 연쇄 파산...다음은 어느 곳?

미 도시 연쇄 파산...다음은 어느 곳?

2012.07.20. 오전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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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 도시인 샌버나디노가 파산보호 신청 절차에 본격적으로 착수했습니다.

미국의 부실한 지방자치단체들이 도미노식으로 파산 절차를 밟고 있어 미국 경제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를 연결합니다. 이광엽 특파원!

파산보호를 밟고 있는 캘리포니아의 도시는 어떤 곳입니까?

[리포트]

샌버나디노 시는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70km가량 떨어진 중급 도시입니다.

상당수의 한인을 비롯해 21만 명이 사는 곳으로 대규모 샌버나디노 카운티의 청사가 있습니다.

이 도시 의회가 이곳 시간으로 어제 찬성 5표, 반대 2표로 재정위기 선언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이렇게 파산을 선언하면 두 달가량이 필요한 채권단과의 협상을 건너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한 달 안에는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입니다.

이 도시는 지출해야 할 돈이 재정보다 4천 5백만 달러를 웃돌자 파산 신청을 택했습니다.

이 도시의 실업률은 15%를 넘어 전국 평균보다 크게 높고, 은행 대출금을 제때 갚지 못해 압류된 주택도 5천 채에 이릅니다.

법원이 파산보호 신청을 받아 들이면 샌버나디노 시는 각종 채무 이행을 유예받아 회생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질문]

캘리포니아주는 다른 도시들도 이미 불명예스러운 파산을 선언한 곳이 있지 않습니까?

[답변]

인구 30만 명의 스탁턴 시와 소도시인 매머드레이크 시가 이미 파산보호를 신청했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최근 로스앤젤레스 남쪽 인구 9만여 명의 캄턴 시도 사실상 파산 절차에 돌입했습니다.

오는 9월 이전에 현금이 고갈돼 치안과 소방 등 필수 공공 서비스도 제공하기 어려울 정도로 예산이 바닥을 드러냈기 때문입니다.

시 의회가 역시 파산을 결의하면 샌버나디노에 이어 한 달 새 캘리포니아 주에서 네 번째 파산이 됩니다.

미국은 캘리포니아주 뿐만 아니라 다른 주들도 재정이 부실한 도시들이 많아 50∼100여 곳이 파산을 선언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난해 말에는 펜시베이니아주 해리스버그에 이어 앨라배마주 제퍼슨 카운티가 지방채를 갚지 못하고 파산보호를 신청했습니다.

금융권에서는 100여 곳의 지자체가 파산을 선언하면 손실액이 수천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질문]

미국의 일부 도시들이 재정 위기를 겪고 있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답변]

앞서 전해드린 샌버나디노 시 당국은 경기 후퇴를 원인으로 들고 있습니다.

경기가 여전히 나빠 실업자가 늘어나고 개인 파산이 급증하면서 세수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시각이 크게 다릅니다.

시가 불필요한 사업에 예산을 마구 퍼붓다가 이런 파국을 맞았다면서 철저한 진상 조사를 요구했습니다.

일부 도시들이 무리한 도시개발과 선심성 예산, 과도한 복지 정책 등을 지속하면서 재정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쓰러지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그래서 부실한 지자체들이 발행한 지방채들이 미국 경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울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합니다.

일부에서는 미국 2대 도시인 로스앤젤레스도 재정 적자 규모가 위험 수준에 이르렀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만 2천여 개 지자체 가운데 30곳의 신용에 대해 '투기등급'을 매겨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상황이 심각하다는 전망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지방자치단체들의 채권 발행 총액은 3조 달러로 연방정부의 국채 발행 총액의 5분의 1 가량으로 추정됩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YTN 이광엽[kyuple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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