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에 부끄러운 적 없다"는 현병철

김진우·박홍두 기자 2012. 7. 16.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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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원장 청문회

16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 재임 인사청문회에선 논문 표절 등 의혹이 골고루 쏟아졌다. 지난 3년간의 '반인권적' 활동에도 질타가 이어졌다. 현 위원장은 "양심에 부끄러운 적 없다"며 변명으로 일관했다. 정작 이날 인권위 직원들은 현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신문광고를 냈고, 국회 앞에선 인권·시민단체 회원들이 연임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민주통합당 등 야당 의원들은 현 위원장의 논문 표절과 아들 병역 기피, 부동산 투기 등 의혹을 쏟아냈다. 민주당 진선미 의원은 "교수 시절 논문 중 최소 7편이 표절이다. 표절 백화점"이라며 "2008년 논문은 제자인 법학과 학생의 논문을 표절한 것"이라고 밝혔다. 현 위원장은 "그때는 기준이 다르다"고 맞서다가 진 의원이 "지금 기준으로 표절이냐 아니냐"라고 재차 묻자 "지금으로선 표절"이라고 시인했다.

▲ 논문 표절·아들 병역 기피 등 의혹마다 부인업무비 추궁에 "회 잘 못 먹지만 회초밥은 먹어"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이 16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인권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을 받고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 서성일 기자현 후보자 아들 체중이 고등학교 3학년 때 100㎏이었다가 1년 만에 13㎏이 증가하는 바람에 4급 기준(113㎏)에 일치해 공익 판정을 받은 사실도 누차 지적됐다. 의도적으로 체중을 늘렸다는 것이다. 현 위원장은 "스트레스로 몸 관리가 안됐다"고 해명했다.

인권위원장으로서의 자질 문제도 제기됐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아시아 인권위, 앰네스티, 400여명의 법학자 등 모든 사람이 반대하는데 하는 건 노추 아니냐"고 물었다. 통합진보당 심상정 의원은 "법학자들의 사퇴 요구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따졌다. 현 위원장은 "그분들이 보는 인권위원장 자질과 제가 하는 건 다르다"고 했다.

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현 후보자가 3년간 업무추진비 1억7000여만원 가운데 1억6500만원이 술·밥값으로 지출됐고, 그 가운데 7200만원은 300여차례에 걸쳐 고급 일식집에서 사용됐다고 했다. 이에 현 위원장은 "술을 아예 못하고, 생선회도 잘 안 먹는다"며 "(일식집에는)손님 대접할 때 간다"고 답했다. 서 의원이 "식당에 확인해보니 농어탕과 회초밥을 잘 드신다더라"고 따지자 "손님이 오시면 든다"고 말했다.

부동산 의혹도 재차 불거졌다. 민주당 김관영 의원은 "2차례나 5년간 집주인과 같이 거주한 걸로 나오는데 부동산 양도소득세 탈루를 방조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현 위원장은 "저도 몰래 가구주가 들어올 수 있더라"고 답했다.

2010년 장애인들의 국가인권위 농성 당시 엘리베이터·난방·전기 등을 차단해 "사실상 감금했다"는 민주당 장하나 의원의 지적에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당시 농성했던 장애인 한 명이 급성 폐렴으로 한 달 후 숨졌다는 주장에는 "거리 농성하다가 급작스럽게 돌아가신 것"이라고 답했다. 방청석의 장애인단체 회원들은 "왜 거짓말을 하는가"라며 항의했다. 용산참사 유가족들도 정회 때 회의장을 나가는 현 위원장에게 야유를 보냈다.

< 김진우·박홍두 기자 jwkim@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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