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m옆 춤판.. 아무도 그녀의 비명을 듣지 못했다

2012. 7. 14.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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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 클럽 화장실에서 집단 성폭행

[서울신문]주말 저녁 서울 도심 클럽의 화장실에서 집단 성폭행이 일어났지만 시끄러운 음악에 비명 소리가 묻혀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다.

지난달 17일 오전 2시쯤 서대문구 신촌의 한 클럽에서 모 경비업체 직원 임모(26)씨 등 직장 동료 3명이 춤을 추다 김모(23·여)씨를 만나 합석했다. 함께 술을 마시던 김씨가 "화장실에 간다."며 먼저 자리를 뜨자 임씨가 몰래 뒤쫓아 갔다. 화장실 앞에서 임씨는 김씨를 여성 화장실로 끌고 들어가 강제로 성폭행했다. 김씨가 소리를 지르며 저항했지만 클럽의 시끄러운 음악에 묻혔다.

임씨는 김씨가 몸을 추스르기 전 근처에 있던 동료 김모(26)씨와 윤모(24)씨를 불렀다. 이들은 차례로 김씨를 성폭행했다.

한 명이 성폭행하는 동안 2명은 화장실 입구에서 다른 여성들의 출입을 막았다. 김씨는 반항했지만 키가 178~185㎝에 건장한 체육학과 출신인 임씨 등을 당해 내지 못했다.

범행 시간 동안 화장실을 찾은 여성이 한 명 있었지만 남성 화장실 입구에서 잠시 거울만 보고 돌아 나와 김씨의 비명 소리를 듣지 못했다. 임씨 일행이 클럽을 빠져나간 뒤 김씨는 화장실에서 나와 직접 클럽 직원에게 신고를 부탁했다. 김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임씨 등이 전에도 클럽에 자주 들렀다는 사실 등을 파악하고 사건 발생 22일 만인 지난 9일 이들을 체포했다. 경찰은 13일 임씨 등 3명을 특수강간 혐의로 구속했다.

임씨 등은 경찰 조사에서 "합의로 성관계를 맺은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30여분의 범행 시간 동안 피해 여성이 소리를 지르면서 도움을 요청했지만 불과 몇 m 옆에서 춤을 추던 수십 명이 듣지 못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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