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인구 30년후 1000만명 감소.. 외국인력 적극 유치해야

김태근 기자 입력 2012. 6. 23. 03:03 수정 2012. 6. 25.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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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저출산 해결 못하면 '20-50클럽' 탈락 위기] 생산가능인구 유지가 급선무 - 이민·외국 노동자에 대한 의식 전환이 필요해 낮은 출산율 끌어올려야 - 보육 수당으론 효과 적어.. 워킹맘 사회문화 정착시켜야 저성장 대비 경제체질 개선 - 생산성 높여 성장 지속해야 소득 3만달러 달성 가능

23일 5000만명을 돌파한 우리나라 인구는 2045년에 다시 4981만명으로 떨어진다. 한국의 '20-50클럽'〈키워드 참조〉 지위는 시한부인 셈이다. 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는 아기의 수)이 1.2명에 머물러 앞으로 인구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반면, 유엔의 예측에 따르면 기존 '20-50클럽' 국가인 미국 영국 프랑스는 앞으로 계속 인구가 늘고, 독일 이탈리아 일본도 인구 예측이 이뤄진 2080년까지 '20-50클럽' 지위를 유지할 전망이다. 기존 '20-50클럽' 가입 국가가 모두 '30-50클럽'으로 올라섰다고 해서 한국이 안심할 수 없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한강의 기적을 업그레이드한 한국 경제가 '30-50클럽'으로 도약하려면 생산가능 인구의 유지, 출산율 끌어올리기, 저성장 시대에 대비할 경제체질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①생산가능인구 유지

경제가 성장하고 국가 규모가 유지되려면 일하는 사람이 일정 숫자 이상으로 유지돼야 한다. 우리 경제가 '30-50클럽'으로 가려면, 우리나라의 전체 인구뿐 아니라 경제활동을 하는 인구, 즉 생산가능 인구(15~64세)가 일정 숫자 이상으로 유지돼야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생산가능 인구는 2016년 3700만명으로 정점에 이를 전망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우리 경제가 활력을 유지하려면 이 정도 수준의 생산가능 인구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말한다.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아무리 산업경쟁력이 좋아도, 일할 사람이 없으면 국가의 재정이나 복지, 성장능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추세가 이어지면 우리나라의 생산가능 인구는 2040년이면 2880만명으로 1000만명 가까이 줄어든다.

생산가능 인구 감소를 늦출 대안은 여성과 장년·노년 인력의 사회진출을 장려하고, 우수한 외국인 인력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것이다. 김주훈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원장은 "미국은 인구증가율이 낮아지면서 성장동력이 떨어지자, 중남미 이민을 폭넓게 받아들여 저가의 노동력을 보강했다. 우리도 이민이나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의식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부 민간전문가들 사이에선 체계적인 이민정책의 실행을 위해 '이민청'의 신설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②출산율 끌어올리기

중장기적으로 생산가능 인구를 유지하고, 경제활력도 높이려면 낮은 출산율도 하루빨리 끌어올려야 한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인구 5000만명 돌파가 불가능하다고 예상됐던 우리나라가 인구 5000만명을 돌파한 것은 떨어질 줄 알았던 출산율이 1.2명 수준에서 유지된 것이 요인 중 하나다. 인구정책의 핵심이 출산율 관리다. 한때 초(超)저출산국에서 현재 출산율이 2명에 육박하는 프랑스는 출산과 관련한 장기 휴직이 여성의 당연한 권리로 보장된다. 김영철 KDI 연구위원은 "유럽 국가들은 혼인과 출산에 따른 여성의 경력 단절을 최소화하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출산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 중 유한킴벌리의 성공 사례를 보면 우리도 프랑스처럼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유한킴벌리 여직원의 합계출산율은 1.8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출산율(1.2명)보다 월등히 높다. 이 회사 관계자는 "2007년부터 임산부 간담회를 마련하는 등 임신과 출산을 회사 차원에서 축하하고, 교대근무 등 각종 유연 근무제를 실시해 육아시간을 보장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보육 수당에만 초점이 맞춰진 현재의 출산율 제고 정책도 재고가 필요하다. 윤상하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한 달에 20만원 정도의 보조금은 출산을 결정하는 데 거의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재정건전성만 해칠 수 있다"며 "출산이 여성의 경력에 아무런 지장을 주지 않도록 하는 사회문화를 하루빨리 정착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③성장동력 유지

'30-50클럽'으로의 도약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될 것이 바로 '경제성장의 유지'이다. 우리 경제는 이미 고도성장기를 지나 성숙,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1980~1990년대 연 10% 내외의 고성장은커녕, 2000년대 초반 5% 내외의 성장속도를 유지하기도 버거운 상황이다.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이미 3%대로 떨어졌다는 게 정부가 민간연구소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그렇다고 성장을 포기해선 안 된다. 감속을 최대한 늦추려면 경제의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성장의 과실이 모두 기득권자에게 돌아간다며 성장을 죄악시하는 풍토로는 '30-50클럽' 가입이 요원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서비스산업 육성 등 산업구조의 개선, 노동시장 유연성 확대 등 고용시장 개혁, 부실기업과 업종 구조조정 등 경제 전반의 근본적인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우리 경제는 이제 인력이나 돈, 기술을 더 투자해서 덩치를 키울 수 있는 단계가 지나가고 있다. 이제는 우리 경제의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은 "성장의 질과 양을 동시에 높이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20-50클럽

1인당 소득 2만달러(20K, K는 1000을 나타냄), 인구 5000만명(50M, M은 100만을 의미)을 동시에 충족하는 나라들을 뜻한다. 국제사회에서 1인당 소득 2만달러는 선진국 문턱으로 진입하는 소득 기준으로, 인구 5000만명은 인구 강국과 소국을 나누는 기준으로 각각 통용된다. 한국은 일본·미국·프랑스·이탈리아·독일·영국에 이어 세계 7번째로 20-50클럽 국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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