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할 말 있다! 남편들의 항변 '처가월드'

2012. 6. 22. 10:38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여자들의 '시월드' 타박에 남자들도 할 말이 많다. 시월드 못지않은 남자들의 '처가살이'에 대한 변.

남자들은 처가월드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할까.

1 "요즘은 남자가 '출가외인'이라잖아요. 무조건 처가에 '복종'해야 해요"

예전에는 결혼식을 할 때 신부의 부모님이 울었지만, 요즘은 신랑 부모님이 남몰래 눈물을 훔친다. '아들을 처가에 보냈다'는 생각 때문이란다. 실제로 최근 '장모-사위' 커플이 결혼의 새로운 친목 관계로 떠오르고 있다. 장모의 극진한 사위 사랑때문인 경우도 있지만, 맞벌이 부부의 경우 아이를 맡겨야 하는 현실적인 이유로 처가살이를 하는 남편이 늘고 있는 셈. 현명한 남편은 "내가 장모님에게 잘하면 아내도 우리 어머니, 즉 시어머니에게 잘하게 된다"며 고도의 처세술을 구사하기도 한다.

2 "능력 있는 처가에 얹혀살면서 젊을 때 돈 모아야죠"

전략적으로 '처가월드'에 들어가는 남자도 적지 않다. 집 한 칸 마련하려고 해도 대출금이 만만치 않고, 아이라도 낳게 되면 육아 부담도 적지 않다. 이런 부담을 일시에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처가월드'다. 시댁에 들어가 봤자 아내의 반발을 사거나, '고부 갈등'의 등쌀에 시달릴 테니 차라리 제 몸 하나 희생하겠다는 것. '며느리살이'라는 말이 생겼을 정도로 며느리의 위상이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처가에서 사위가 대접받는 만큼은 아니니 오히려 '처가살이'가 가정의 평화를 위해 나을 수 있다. 하지만 여자들의 시집살이가 불편한 것처럼 남편들도 마찬가지다. 편하게 볼일을 볼 수도 없고, 맘 놓고 집 안에서 부부관계를 가질 수도 없다. 이래저래 생활 패턴을 맞추며 눈치도 봐야 하니 '살이'는 남편이나 아내나 모두 힘들다.

3 "사위들도 능력에 따라 차별당해요. 그럴 때는 정말 서러워요"

딸 부잣집 사위들의 하소연이다. 처가에 사위가 여럿이 모이면 자연스럽게 각자의 처지와 형편을 비교하게 되는데, 사위의 능력에 따라 처가의 대우가 달라지면 사위들도 서러움을 느낀다. 게다가 '비교당하는 것'을 죽기보다 싫어하는 남자들이니, 경제력이나 직업, 집안 등으로 비교를 당하면 여자보다 그 상처가 더욱 클 수 있다. "누구네 집 사위가 이번에 해외여행 보내줬다더라"는 장모님의 질투는 사위들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자격지심이 들게 하는 가장 큰 고민거리다.

4 "가끔 내 처지가 처가댁 '마당쇠'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운전기사 노릇은 물론, 처가에 크고 작은 일이 있을 때마다 모든 잡일을 해결해야 하는 남자들의 하소연. 장모님이 해주는 것이면 과도한 '리액션'과 함께 무조건 "오케이" 해야 하고, 미용실 동행, 병원 예약, 도배는 물론, 장인어른 비위에 맞춰 정기적으로 술자리도 마련해야 한다. 이렇듯 '싹싹한 사위' 퍼포먼스에 시달리는 남자가 의외로 많다.

5 "아무리 잘해주셔도, 불편해요. 며느리들에게 '시월드'가 그런 것처럼요"

그냥 특별한 이유가 없다. 30년 넘게 각자의 방식대로 살아온 사람들이 결혼 후 바로 피를 나눈 가족이 될 수는 없기 때문. 넉살 좋은 성격이 아니라면 누구든 어렵고 불편한 관계를 거쳐야 진짜 가족이 될 수 있다.

+시어머니와 아내 사이에서 살아남는 '여우 같은' 남편이 되는 노하우

푸념하는 어머니와 하소연을 늘어놓는 아내 사이에서 남편은 늘 침묵하게 마련이다. 어머니와 아내 사이에 '낀' 남성들이 고부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하는 방법.

1 아내 편을 들어주자

아내가 하는 행동이 아무리 이해가 안 가도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아내는 어느 정도 화가 풀린다. 설령 아내가 잘못했다 하더라도, 대놓고 어머니 편을 들지 말자. 아내에게서 '나와 어머니, 둘 중 하나를 택하라'는 말이 나오게 해선 절대 안 된다. 아내와의 관계를 신뢰와 사랑으로 공고히 한 다음 어머니와의 관계 개선에 협조를 구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2 지나친 솔직함은 위험, '입에 발린 말' 필요

가족이니까, 부부 사이니까 솔직한 것이 좋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머릿속에 생각하는 그대로 말하는 것은 위험하다. 가령 "당신은 어머니 앞에서 왜 그렇게 쩝쩝 대고 먹어?"라는 식으로 말하면 인격적인 훼손이 될 수 있다. 친한 사이, 편한 사이일수록 예의를 지켜야 한다.

3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는 필수다

아내의 행동이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당신 정말 수고했어. 고마워", 장모가 보낸 반찬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장모님께 고맙다고 전화를 드려야겠어"라고 하면 아내는 마음을 열게 된다. 고마움은 조금 과장되게 표현해도 좋다. 부부싸움 후 화가 풀리지 않더라도 먼저 "미안해"라고 말하는 것이 상대방을 진정으로 이기는 것이다. 또 익숙하지 않더라도 "사랑해"라는 말을 아끼지 말자.

4 장모님 칭찬은 곧 아내 칭찬이다

아내 앞에서 장모님이나 처가 식구를 흉보는 것은 치명적이다. 장모님에게 못마땅한 점이 있더라도 불만스럽게 이야기하지 말자. "나는 한다고 하는데, 너무 기대가 크신지 장모님 기대를 따라갈 수가 없어" 하는 식으로 돌려서 말해야 한다. "장모님은 음식도 잘하시고 정리정돈도 잘하시는데, 나는 능력이 안 된다. 그러니 당신이 좀 도와주면 좋겠다"고 하면 아내는 스스로 돕든지 어머니에게 직접 불만을 이야기하든지 둘 중의 하나일 것이다.

5 아내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건 금물

집에서 일하는 아내에게 살림은 자존심이다. 설령 아내가 음식을 제대로 못한다고 하더라도 "당신이 제대로 하는 게 뭐가 있어?"라는 말은 절대 해서는 안 된다. "된장찌개 너무 맛있다. 그런데 난 아까 단 음식을 먹어서 소금 간을 조금만 더 하면 좋을 것 같아"라고 말하면 충분하다.

취재: 정은혜, 김은향 기자 | 사진: KBS 제공 | 일러스트: 이신혜 | 도움말: 박정희(가족치료 전문가)

Copyright © 우먼센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타임톡beta

해당 기사의 타임톡 서비스는
언론사 정책에 따라 제공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