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했다고 하자.. "잘 키워, 난 포기한다"

2012. 6. 19.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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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성폭력 피해자 72.8%가 지적장애인 신고해도 진술 일관되지 않으면 처벌 어려워"수사 과정 장애유형별 진술 확보 방안 필요"

[세계일보]

지적장애 1급인 A(18)양은 지난해 2월 친구 소개로 대학생 오빠 최모(21)씨를 만났다가 끔찍한 일을 당했다. A양에게 장애가 있다는 것을 알아챈 최씨는 A양을 서울 장위동에 있는 한 모텔로 끌고가 성폭행했다. A양은 집에 가고 싶다며 눈물로 애원했지만 날아온 것은 주먹세례였다. 이후에도 최씨는 A양을 불러내 4차례 성폭행했고, 결국 A양은 임신을 하게 됐다.

수차례 전화한 A양에게 최씨는 휴대전화 문자를 통해 "잘 키워라. 나는 포기한다"며 "연락하면 나도 막 나가겠다"고 협박했다. 최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적 능력이 떨어져 신고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최씨를 장애인에 대한 준강간 혐의로 구속했다.

지적장애 여성을 노린 성범죄가 빈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지적장애인은 감정이 단순해 친절한 사람이라고 생각이 들면 경계심을 쉽게 풀고, 지시하는 대로 따르는 성향이 강하다. 신고를 해도 진술이 일관되지 않으면 처벌이 쉽지 않은 것도 이들이 성범죄에 취약한 원인이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4월3일 서울 신림동의 한 주차장에 세워둔 자신의 승용차에서 인터넷을 통해 만난 지적장애 3급 B(16)양을 강간한 혐의로 정모(39)씨를 구속했다. 정씨는 B양이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지속적으로 만나면서 "예쁘다"는 말로 환심을 샀다.

여성가족부가 장애인 성폭력상담소 18곳에 접수된 상담 내역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체 장애인 대상 성폭력상담 1355건 중 피해자가 지적장애인 경우가 72.8%(987건)로 나타났다. 2007년 59.6%였던 이 비율은 2010년 79.1%까지 치솟았다.

가해자들은 주로 지적장애 여성을 구슬려 유인하는 방법을 택했다. 서울 혜화경찰서가 지난 15일 구속한 황모(53)씨도 "짜장면과 커피를 사주겠다"며 지적장애 여성에게 접근해 5차례 강간했다. 이수정 경기대 교수(범죄심리학)는 "지적장애 여성을 노리는 범죄자는 동종 전과자인 경우가 많다"며 "범행이 용이하고 신고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이들을 표적으로 삼는다"고 말했다.

성범죄를 당해도 파악이 힘들고, 적절한 도움을 못 받는 경우도 많다. 여준민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상임활동가는 "구타로 인한 상해 등으로 주변에서 알아채기 전에는 파악이 어렵다"며 "현재로서는 피해자가 형사사법절차에서 보호를 받게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황지성 장애여성공감 성폭력상담소장은 "수사기관이 조사과정에서 장애인 상담 전문 기관과 연계해 장애유형별로 신뢰할 수 있는 진술을 확보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성호 기자 com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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