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배려 '말로만'..육아·가사 부담에 대부분 중도 포기

2012. 6. 15. 17:1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공업 女 쏠림현상 여전재취업 여성 제자리걸음

◆ 100대 기업 고용 분석 ◆직장 10년차 A씨(34ㆍ서울 상도동)는 작년 9월 둘째아이를 낳고 육아휴직 중이다. 회사 복귀 시점이 다가오자 A씨는 고민에 빠졌다. 첫째아이를 키우는 것과 회사를 병행하면서 받았던 육체적ㆍ심리적 어려움이 떠올라서다. 대형 금융업체 본사에 근무하는 A씨는 "야근을 하지 않아야 하는데 여성의 가정일을 개인사로 치부하는 조직 문화상 열외로 인정받기는 어렵다"고 토로했다.

주요 대기업마다 외치고 있는 여성 채용이 그 속을 들여다보면 '빛 좋은 개살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과 의류ㆍ화장품이 속한 패션업종 등 전통적으로 여성 고용률이 높았던 일부 업종을 제외하면 여성 직원 비율은 제자리 수준이거나 퇴보했다.

여성 인력 활성화 방안 차원에서 겉치레하기 좋은 채용 부문의 정책만 강화했을 뿐 여성 직원의 꾸준한 직장 생활을 위한 배려에는 소홀한 탓이다.

기업의 피상적인 배려 속에 여성 직원들은 회사와 가정을 선택하는 분기점에서 근무 환경이 나은 외국계 회사로 이직하거나 사회생활을 아예 포기하고 있다.

매일경제신문 조사 대상 100대 기업의 고용 창출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이후 4년간 14.3% 증가했다. 여성 인력은 같은 기간 17.4% 증가해 평균을 웃돌았다.

그러나 여기에는 공장 설립으로 생산설비를 대폭 확장해 여성 고용을 늘린 LG디스플레이 착시가 숨어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008년 이후 공장 4개를 증설하면서 생산직과 엔지니어를 중심으로 1만9051명을 늘렸다. 공장 증설 덕에 LG디스플레이 여성 직원은 5622명 늘었는데 이는 100대 기업 여성 인력 증가분(2만556명)의 27.3%에 이른다. 이 회사를 제외한 99개 기업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여성 인력 증가율은 평균 이하인 13.2%로 확 낮아진다.

주요 대기업 중 60% 기업에서 여성 인력 비율이 정체되거나 퇴보한 셈이다. 여성 직원 비율은 18.8%에서 19.3%로 0.5%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여성 인력 채용 강화'를 주문했으나 삼성전자는 여성 비율이 4.2%나 줄었다. 삼성전기(4.0%), 삼성물산(3.1%), 삼성SDI(3.1%), 삼성증권(2.1%), 삼성화재(2.0%)의 전 직원 중 여성 비율도 퇴보했다.

기업별로 여성 인력 비중 변화를 뜯어보면 정체된 여성 인력 활용 현황이 잘 드러난다.

보험ㆍ은행ㆍ증권 등 금융권과 의류ㆍ화장품 같은 패션 관련 기업들의 여성 인력 비율 증가가 눈에 띄었다. 여성 직원 비율이 31.2%에서 60.0%로 급상승한 동부화재는 자동차보험 영업을 맡던 텔레마케터를 직원으로 편입하면서 여성 인력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동양생명도 텔레마케팅 강화용으로 선발한 여직원에 힘입어 여성 인력 비율이 49.4%에서 50.5%로 높아졌다. 이런 흐름 속에 여성 직원 비율의 경고중저(輕高重低ㆍ가벼운 제품을 만드는 곳에 여성 인력이 몰리는) 현상도 여전했다.

여성 비율이 높은 직종은 금융→광고ㆍ호텔ㆍ패션→경공업(IT와 음식료)→화학→조선ㆍ자동차 순이었다. '특정 영역은 특정 성(性)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남아 있는 것이다.

주요 대기업의 여성 인력 채용 확대에도 여성 직원 비율이 역주행하는 까닭은 중도 이탈자 때문이다. 주요 원인으로는 세계 최고 수준인 제품 경쟁력과는 괴리된 대기업의 인사ㆍ조직 정책 탓이다.

김동원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국은 세계 11대 경제 강국인 데 반해 여성과 관련된 내부 배려나 정책은 뒤처져 있다"며 "여기에는 대기업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눈앞의 경쟁에서 앞서기 위한 단기 성과주의 강화 속에 직원의 근로 조건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

한 고용 전문가는 "장기간 노동과 육아를 병행하는 여성들이 회사와 직장을 놓고 고민하다가 회사를 접고 나오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김영옥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박사는 "30대 초반 결혼과 육아로 인해 고학력 여성의 사회적 활동은 단절되고 있다"며 "경력이 단절된 30~40대 고용은 늘지 않고 이로 인해 여성 고용률이 2002년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대원 기자 / 이덕주 기자]

[베스트클릭 화보] 男心 홀린 민효린 파격 명품 화보

강남 1등 자녀 둔 엄마, 서울대 떨어지자 `그만`

햄버거·라면만 먹던 중3, 위암판정 한달만에

문재인 딸 `폭탄발언` "아빠 대선출마하면…"

지나, `완벽 콜라병 몸매`

롯데 치어리더 김연정, `S라인 한번 뽐내고`

[베스트클릭 화보] 톱 모델 미란다 커, 쇼파 위 파격 올 누드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