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방', '별○녀' 막가는 개인방송.."못먹으면 간장 샤워"

박초롱 2012. 6. 15.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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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성, 무책임성 때문에 '1인 미디어 시대' 평가 퇴색시켜

[CBS 박초롱 기자]

한 남성 BJ(인터넷 개인방송 진행자)가 화면 안에서 소시지 30개를 굽는다.

"30분 안에 다 못먹으면 간장 샤워입니다."

이후 우스꽝스러운 의상으로 갈아입은 뒤 '30분에 소시지 30개 먹기'에 도전한 BJ.

구역질을 거듭하다 결국 성공하기까지 인터넷 방송 채팅창은 더 빨리 먹을 것을 재촉하는 사람들의 욕설로 가득찼다. 이는 인터넷 개인방송에서 '먹방(먹는 방송)'이 진행되는 일반적인 방식이다.

대놓고 선정성을 내세우는 방송도 있다.

시청자가 많이 들어오거나 별풍선(마음에 드는 BJ에게 시청자가 주는 일종의 포인트)을 많이 받으면, 그 대가로 비키니를 입고 화면에 등장한 여성 BJ가 온몸을 쓰다듬으며 춤을 춘다.

일명 '별○녀'로 불릴만큼 일부 여성 BJ들의 선정성은 누리꾼들 사이에 유명하다.

이렇듯 규제의 사각지대를 틈타 인터넷 실시간 개인방송 사이트에서 무책임한 내용이 여과없이 방송되고 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

◈ '저질방송' 등장하는데다 성범죄의 온상 되기도

지난 2008년 광우병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 당시 현장을 생중계하며 부상한 아프리카TV는 아젠다를 독점하는 거대 미디어에 맞선 '1인 미디어' 시대를 열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후 계속 제기되고 있는 음란성, 선정성 논란은 이러한 평가에 커다란 흠집을 내고 있다.

'별○녀', '먹방' 외에도 반말이나 욕설, 폭력적인 내용이 미성년자를 포함한 많은 이들에게 여과없이 노출되고 있는 것.

지난해에는 게임관련 방송을 하던 한 인기 BJ가 여러 사람과 방송할 수 있는 랜덤창을 운영하다 한 참가자가 성기를 노출하는 '대형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또 지난 3월에는 한 남성 인기 BJ가 자신의 10대 팬클럽 회원들을 유인해 성폭행하는 사건도 벌어졌다.

이른바 '저질방송'이 무분별하게 방송될 뿐 아니라 사용자들이 각종 범죄의 피해를 입는 상황도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별풍선'이 뭐길래…현금화 가능해 더 자극적인 방송 유혹

아프리카TV의 선정성을 부추기는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는 것이 바로 '별풍선 제도'다.

별풍선이란 시청자들이 자신의 마음에 드는 BJ에게 선물할 수 있는 일종의 포인트.

BJ들은 자신이 받은 별풍선 원가의 60~70%를 현금으로 가져갈 수 있다. 더 많은 수익을 내려는 BJ들이 사람들을 끌어모으려다보니 점점 더 선정적인 방송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아프리카TV의 한 BJ는 "별풍선도 안주면서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라던가, "별풍선 주면 춤추면서 노래 하나 부를게요"란 말로 별풍선을 유도했다.

채팅에 참여하는 시청자들 역시 자극적인 장면이 나오거나 가학적인 미션을 수행하면 별풍선을 주고 있다.

이에 대해 아프리카 TV 운영사인 나우콤 관계자는 "자극적인 방송을 한다고 해서 별풍선을 많이 받는다는 것은 편견"이라면서 "어디까지나 좋은 방송을 했을 때 팬의 입장에서 주는 것일 뿐"이라고 우려를 일축했다.

◈ 현실적인 규제책은 전무…수천개되는 채널 모니터링도 힘들어

문제는 이러한 개인방송 사이트의 음란성이나 선정성을 규제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개인방송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인터넷 개인방송 사업자에게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을 독려하거나 음란물 차단을 위한 기술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음란, 저질방송을 효과적으로 근절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인정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수천여개가 되는 방송을 실시간으로 모두 모니터링하기란 불가능하다"면서 "음란성의 기준이 애매할 수도 있고 방송이 실시간이라 채증하기 어려운 점도 있다"고 털어놨다.

결국 지금 이 시간에도 이러한 규제의 사각지대를 통해 선정성과 무책임한 내용이 여과없이 방송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발생한 '공덕녀 실종사건' 역시 이러한 허점을 드러내는 좋은 사례다.

아프리카TV 인기 BJ가 한 남성이 자신의 게시판에 올린 '가출한 딸을 찾아달라'는 글을 방송에 그대로 전한 것이 '공덕녀 실종사건' 소문의 시초였다.

하지만 이 사건이 7년동안 의붓딸을 괴롭혀 온 남성이 허위로 올린 글이란 점이 밝혀지면서 이후 논란이 일기도 했다. 좋은 의도로 방송했지만 위험한 허위사실을 사실확인 없이 유포한 셈이 됐기 때문이다.warmheartedc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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