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교육부장관상 받은 초등교사가 학생들 수시로 때려

조혜령 2012. 6. 11.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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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A 초교, 맞은 학생들 증언 이어져..학교는 교사 두둔

[CBS 조혜령 기자]

학생인권조례가 시행중인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학생들에게 잦은 욕설과 체벌을 해 온 것으로 CBS 취재 결과 확인됐다.

11일 경기도 A 초등학교 교사와 학생들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오후 2시쯤 초등학교 교사 이모씨가 학교 운동장에서 물총 놀이를 하던 B(13)군 등 2명을 불러세웠다.

"XX들아 이리와 봐"라며 학생들을 부른 이 교사는 B 군의 머리채를 밑으로 잡아내린 뒤 머리와 가슴을 손으로 수 차례 때리고 엉덩이를 발로 걷어찼다.

당시 운동장엔 귀가하던 학생 수십여명이 근처에서 B 군 등이 얻어맞는 장면을 목격했다.

한 학생은 "선생님이 머리를 잡아서 빡빡빡 때리고 (B 군은) 고개를 숙인 채 가만히 있었다"며 "학교 끝나고 운동장에서 친구들끼리 논 건데 왜 혼난건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당 교사는 "아이들을 체벌한 사실을 인정한다"면서 "그렇지만 저는 학생과 교사 사이에 내포가 형성됐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한 것인데 아이들이 그렇게 받아들였다면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학교측도 "체벌은 어떤 경우에서든 용납될 수 없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그러나 "이전에는 이런 일이 결코 없었고 해당 교사도 굉장히 책임감 크고 성실하신 분"이라며 두둔했다.

학교 관계자는 "더운 날씨 탓에 아이들 사이에서 물총 놀이가 유행하면서 학교 내에서 문제가 생겨 선생님들이 지도를 해왔다"며 "사건 당일 해당 선생님이 물총 놀이를 하는 아이들 20여명을 지도하면서 예민해져 해당 학생의 머리를 몇 대 쥐어박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생님은 생활지도 교육부장관상도 받은 교사이고 상습적으로 아이들을 때리는 교사가 결코 아니다"며 "선생님이 잘못하긴 했지만 뚜렷한 교육 철학 때문에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 학생들 "ADHD 학생도 반에 가두고 때려"

그러나 학교측의 설명과 달리, 학생들은 이 교사가 오래전부터 학생들을 때려왔다고 주장했다.

해당 초등학교 학생 C(13)양은 "친구들이랑 싸워서 선생님께 혼난 적 있는데 선생님이 제 종아리를 발로 차고 친구의 머리를 손으로 밀었다"고 말했다.

C 양은 또 "선생님은 성적에 굉장히 민감해서 시험 성적이 좋지 않으면 때린다"며 "작년에 성적이 마음에 들지 않는 애들이 선생님과 합의하에 발바닥을 맞은 적도 있다"고 밝혔다.

D(13)군은 "학교 뒷편 꽃밭길을 지나가다 억울하게 맞은 적 있다"며 경험을 털어놨다.

D 군은 "지난달에 친구랑 놀다가 꽃밭 옆에 샛길을 뛰어갔는데 선생님께 맞았다"며 "꽃을 밟은 적 없다고 말씀드리니까 밟힌 자국 없는 걸 확인하더니 '흙 밑에 지렁이랑 수많은 생물이 살고 있는데 거기를 밟아서 잘못'이라며 내 가슴을 때렸다"고 억울한 심정을 전했다.

아이들은 또 교사 이 씨가 특별 관리가 필요한 학생까지 때렸다고 증언했다.

학생들의 말에 따르면 지난해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인 E(13)군의 담임을 맡았던 이 씨는 E 군이 수업시간에 교실을 나갈때마다 학생들을 시켜 E 군을 찾아오게 했으며 아이들을 교실 밖으로 내보낸 뒤 체벌했다는 것.

지난해 E 군과 같은 반이었다는 F(13)양은 "수업 시간에 밖에 나가서 E 군을 찾아오면 선생님은 우리반 애들 다 체육 나가라고 하고 반에 남아서 E 군을 주먹으로 치고 밀쳐서 E 군이 넘어지고 그랬다"고 말했다.

ADHD 증세를 앓고 있는 E 군은 "선생님한테 많이 맞았다"며 "정강이도 치고 머리 막 때리고..."라고 말 끝을 흐렸다.

◈"선생님이 장난친거야" 학교측, 피해 학생 설득시키려

이처럼 해당 교사의 잦은 체벌 사실에 대한 학생들의 고발이 있었지만 학교측은 "폭행 등 체벌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며 이 씨를 두둔하고 나섰다.

학교측은 "물총놀이 하지 말라고 꿀밤 때리고 엉덩이 몇 대 두드린 건 맞지만 폭행은 결코 없었다"며 "때린 사실이 없으니까 기억도 못 하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당시 이 씨에게 물총놀이를 한다며 가슴 등을 맞았던 해당 학생은 사건 발생 이후 학교폭력 상담실을 찾아 다른 교사에게 이 씨의 폭행 사실을 전했지만 학교측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이 학생은 "상담 시간 내내 다른 선생님들이 그 선생님이 일부러 한 게 아니라 장난으로 한 거라며 저를 설득시키려고 했다"며 "초등학생이 봐도 학교가 그 선생님을 보호해주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학교측은 체벌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교육청 질의에 대해 '그런 사실이 없다'고 보고했다가 사건이 불거지자 뒤늦게 정정 보고서를 제출했지만 '큰 소리로 꾸짖고 꿀밤을 때렸다'는 수준의 체벌로 축소 보고하기도 했다.

해당 의혹에 대해 학교 관계자는 "문제가 확대된다면 선생님을 징계하겠지만 현재까지는 학교장이 해당 교사에게 주의를 주고 자숙 기간을 주는 것으로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tooderigir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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