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선 앞두고 '색깔론' 공방 점입가경

통합진보당의 주사파 논쟁, 임수경 의원의 탈북자 비하, 이해찬 민주통합당(이하 민주당) 당대표 후보의 북한인권법 발언이 잇따라 터지면서 '색깔론'이 연말 대선을 앞두고 여야 간 첫 승부처로 비화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의 경우 이번 색깔론 논쟁에서 밀릴 경우 연말 대선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보고 오랜만에 한목소리로 여당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민주당의 유력 당권 주자들은 6일 새누리당을 정면으로 겨냥, "색깔론과 신공안정국 조성을 멈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김한길 당대표 후보와 이해찬 후보 그리고 우상호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연이어 기자회견을 갖고 국회의원 제명문제 및 자격심사 등과 관련해 새누리당에서 제기되는 비판들을 '구시대적 색깔론'으로 규정, 강력히 반발했다.

김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새누리당의 치졸한 색깔공세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새누리당의 신공안정국 조성은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를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새누리당이 당대표 후보인 이해찬 의원에게 퍼붓는 색깔 공세는 현 정부의 무수한 실정을 감추는 한편 신공안정국을 조성하려는 불순한 시도"라며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낡은 정치공세에 일치단결해 단호히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후보도 기자회견을 갖고 김 후보와 보조를 맞춰 새누리당 비판에 가세했다. 이 후보는 "새누리당이 '사상검증'이니 '자격심사'니 하며 대대적인 이념공세를 자행하고 있다"며 "악질적인 매카시즘(반공주의)이라고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국무총리와 장관을 역임하고 국회의원을 여섯 번째 하며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삶을 살아왔다고 자부한다"며 "무슨 근거로 헌법훼손을 얘기하고 자격심사를 거론하느냐"고 반발했다. 우 후보 역시 이날 "대통령 선거 국면에서 색깔론으로 활용하려는 범보수 진영의 음모"라며 "야권 진영의 공동투쟁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공동투쟁기구 구성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 의원자격시비는 새누리당이 발의한 북한인권법에 대해 이 후보가 "북한 스스로 해결할 문제로, 외교적 결례이자 내정간섭"이라고 밝히면서 촉발됐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민주당이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며 맞섰다. 새누리당 이정현 최고위원은 이날 언론과의 통화에서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종북 논쟁과 주사파 논쟁은 2008년 2월 민노당이 분당되면서 제기됐던 문제이고 또 통합진보당의 경선부정이 불거지면서 통진당 내부에서 제기했던 문제"라며 "민주당이 정신이 나가도 단단히 나간 모양"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김영우 대변인도 "북한인권을 중시하는 새누리당에 대해 공안정국, 색깔론 운운하는 정치인들은 도대체 어느 시대 어느 나라 국회의원들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relee@fnnews.com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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