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 오원춘에 "도축해봤냐"..얼마나 심했길래

성세희 기자 2012. 6. 3. 10:2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범행후 음란물 보고 동일한 크기 시체훼손.. 1심 선고 앞두고 의문 여전

[머니투데이 성세희기자][범행후 음란물 보고 동일한 크기 시체훼손... 1심 선고 앞두고 의문 여전]

(서울=뉴스1) 방인권 인턴기자= '수원살인사건'을 저지른 오원춘(41)이 지난 4월12일 오전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경인일보 제공)

키 178㎝, 몸무게 83㎏. 지난 1일 수원지법 310호 법정 피고석에 선 오원춘(41)은 웬만한 남성보다 두툼한 어깨와 굵은 팔다리를 자랑했다. 포승에 묶여 구부정한 모습만 봤을 땐 가늠하기 어려운 체격. 그는 민머리에 어두운 에메랄드빛이 도는 수의를 입었다. 그을 둘러싼 '퍼즐'은 다 맞춰지지 않은 채 1심 선고가 다가온다.

◇출·퇴근길에 보던 음란물, 살인 저지른 후에도 봤다

2009년 거제도 공사현장에서 일하다 처음 성매매를 경험한 오원춘은 매달 서너 차례 정기적으로 '경험'했다. 중국에 아내와 아들이 있었지만 한국에서는 다른 중국인 여성과 한 집에 살기도 했다.

그는 스마트폰을 구입한 후 매일같이 음란물이나 음란사진을 봤다. 사건이 일어난 4월1일에도 출근하던 새벽 5시40분쯤 스마트폰으로 음란사진을 11차례 감상했고 퇴근길에도 마찬가지였다.

오원춘은 밤 10시35분쯤 수원시 팔달구 자신의 집 앞 전봇대 뒤에 몸을 숨겼다가 귀가하던 곽모씨(27)를 집으로 끌고 가 성폭행하려 했다. 그는 납치한 곽씨를 성폭행하려 했지만 "발로 차고 접근하지 못하게 저항해 실패했다"고 법정 진술했다.

살해한 뒤 시체를 몇 시간에 걸쳐 훼손한 오원춘은 4월2일 오전 9시2분쯤 스마트폰으로 음란물 사이트에 접속해 감상했다. 재판부이 "어떻게 시체를 훼손한 뒤에도 태연하게 음란물을 봤느냐"고 묻자 그는 "기억나지 않는다"고만 답했다.

◇112신고 몰랐다던 오원춘, 휴대전화는 누가 끊었나

오원춘은 잠시 방을 비우고 화장실에 갔다. 방을 나가기 전 곽씨 양손을 교차시켜 테이프로 결박했다. 손이 묶였다는 곽씨는 밤 10시50분쯤 휴대전화로 112를 눌러 경찰에 구조 요청했다.

전화통화는 1분20초간 이어지다가 오원춘이 방에 들어온 뒤 중단됐다. 하지만 그 뒤 6분16초간 이어진 통화기록에는 곽씨의 비명소리가 고스란히 녹음됐다. 오원춘은 당시 "(곽씨가) 전화로 112 신고한 걸 몰랐다"며 "(켜진 전화기에서 경찰 목소리를) 못 들었다"고 했다.

그는 "화장실에서 도로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문이 잠겨 있어서 억지로 창문을 열려고 했다"며 "억지로 문을 열어 곽씨 어깨를 잡고 침대에 앉혀서 몇 차례 때렸다"고 말했다. 휴대전화로 신고한 사실을 몰랐다던 오원춘은 검찰이 "7분36초 이후 누가 전화를 끊었느냐"고 물어도 "모른다"고만 답했다. 사건 발생 후 곽씨 휴대전화 배터리가 분리돼 있었지만 그는 "시체를 훼손한 뒤 나중에 (휴대전화) 발견하고 (분리했다)"고 진술했다.

◇"도축을 해봤느냐"고 질문한 재판부

재판부는 "도축에 관여한 경험이 있느냐"고 묻자 오원춘은 "(중국에서 거주할 때) 돼지나 닭을 잡을 때 불 때고 물을 길었던 적이 있다"며 "직접 도축한 경험이 없고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유례없는 시체 훼손이 '도축'에 비유될 만큼 심각한 상황. 그는 "시체를 집 안에 놔두면 안 되는데 어떻게 할 지 몰랐다"며 "시체를 유기하려니 여행용 가방에 맞지 않아 신체부위 한 곳만 절단하려고 했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도축 경험이 없는 사람이 어떻게 동일한 크기로 시체를 훼손했느냐"고 물었지만 오원춘은 "모르겠다"라고만 했다. 이어 "사후 경직이 진행됐다는 느낌을 받았느냐. 칼을 몇 번 갈았던 이유가 있느냐"란 질문에 모두 "아니요"로 일관했다. 그는 단지 "집 근처 길가에 있는 전봇대에 버리려고 (훼손)했다"고 말했다.

오원춘은 집 안에 절단기 등이 있었지만 오로지 주방도구만을 흉기로 사용했다. 재판부가 "절단이 목적이었는데 왜 (다른 흉기를) 쓰지 않았느냐"고 물었지만 오원춘은 "당시엔 그런 생각을 못했다"고 답했다.

오원춘는 시종일관 목소리가 매우 작았고 우물거려 마이크가 없으면 어떤 말을 하는지 모를 정도였다. 거짓진술을 하다가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화면이 나온 후 진술이 바뀌었으며 112신고기록이 나오자 또다시 말을 바꿨다.

그는 납치 당시 "(곽씨가) 소리를 지르지 않았다. 집에 끌고 가 침대 옆에 앉혀놓고 옷을 벗겼다"고 했지만 이웃주민은 당시 경찰에게 "부부 싸움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제보했다. 재판정에서도 대체로 구체적인 사건 정황을 물으면 "모르겠다"고 일관하다 증거가 나오면 진술을 번복하는 양상을 보였다.

검찰은 이날 사형을 구형했으며 오는 15일 1심 선고가 내려질 예정이다.

[핫이슈]유럽발 악재, 증시 추락 어디까지…

[책]스무살에 배웠더라면 변했을 것들

[관련 키워드] 오원춘| 수원지법| 재중동포| 수원| 살인| 스마트폰| 음란물

[머니투데이 핫뉴스]☞ "오원춘 사형 안돼" 피해자 남동생 분노하며…

'참치잡이' 배 탄 24살 청년, 40년 후…

'새치기 주차'의 끔찍한 결말… "속이 다 시원"

한달 120만원 살기 실패 "車만 없애면…"

'카톡 무료통화' 보이스톡 써보니, 끊김현상이…

▶중소기업 김부장, 주식투자로 매달 500만원씩 수익?

▶주식투자는 수익으로 말한다! '오늘의 추천주!

머니투데이 성세희기자

<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