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너그러운 문화, 범죄 키우는 한국] (2) 살인·강간 38%가 만취 상태서 범행
"술에 취해 판단력이 흐려졌습니다. 죽일 마음까지는 없었는데…."
아내를 목 졸라 숨지게 한 허모(55)씨는 경찰 조사에서 후회한다는 말을 연방 내뱉었다. 지난 3월 18일 새벽 6시 30분쯤 서울 중구 신당동 한 주택가에서 사건은 일어났다. 자장면 배달일로 착실하게 돈을 모아 버젓한 중국집까지 차린 허씨는 3년 전부터 아내와 잦은 다툼을 하기 시작했다. 18일에도 아내와 언쟁을 하던 허씨는 집에 담가둔 더덕주를 마시기 시작했다. 한 잔, 두 잔 하던 것이 어느새 소주로 따지면 2병이 넘는 양을 마셨다.
허씨는 취기에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 아내를 위협만 할 생각으로 목을 졸랐다. 그러나 이미 만취한 허씨의 손아귀에는 힘이 너무 꽉 들어갔다. 아내는 숨졌고, 허씨는 이날 아침 경찰에 자수했다.
'술'은 행패 부리고 소란 피우는 차원을 넘어서 살인과 성폭행 등 '중대 범죄'로 이어지고 있다.
본지가 경찰청 의 협조를 받아 2007년부터 지난 4월까지 발생한 살인·강도·강간·절도·폭력 등 5대 강력 범죄 296만3424건을 분석했더니, 87만7808건(29.6%)이 술 마신 사람이 일으킨 범죄였다. 매일 술 때문에 살인 1.38건, 강도 2.25건, 강간 13.21건 등 강력 범죄 451건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범죄별로 보면 살인사건의 37.9% (7071건 중 2682건)가 술 취한 상태에서 일어났다. 강간은 38.5%(6만6806건 중 2만5722건), 폭력은 35.5%(227만6987건 중 80만8829건)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일어났다.
특히 올 들어 4월까지 서울지역에서 일어난 공무집행방해 789건 가운데 술 취한 사람이 저지른 건수는 총 600건(76.0%)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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