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희윤 기자의 싱글노트]대중음악계 못생긴 남자들 노래 잘하니까 "모두 무죄"

2012. 5. 29.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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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8일 월요일. 맑음. 못생긴 남자여, 노래하라, 잘. 트랙#10 Aerosmith 'Crazy'(1993년)

[동아일보]

미국 록 밴드 에어로스미스의 보컬 스티븐 타일러. 에어로스미스 홈페이지

얼마 전, 연극 '못생긴 남자'를 봤다. 제목대로 못생긴 남자가 난생 처음 자신의 못생김을 깨닫고 대대적인 성형수술을 받아 잘생긴 남자로 거듭나 벌어지는 해프닝을 무게감 있게 다룬 작품이었다.

청소년기에 고민이 많았다. 형 친구들은 '고놈, 형들 닮아 잘생겼네'라고 했고, 친구들은 '너 못생겼다'고 했다. 어떤 게 진실인지 알 수 없었다. 백설공주의 거울이 '너는 대한민국에서 1만2932번째로 잘생긴 17세 소년이야'라고 콕 짚어주는 것도 아니었다. '넌 무대 위에 있을 때가 가장 멋져'란 말은 들어봤다. 애매하기 짝이 없는 평가였다.

대중음악계에도 '못생긴 남자'로 통하는 이들이 있다. 정치 사회적 메시지를 묵직하게 담아내는 싱어송라이터 닐 영(67), 끈적한 블루스 기타의 명인 게리 무어(1952∼2011), 역전의 노장 호주 밴드 AC/DC의 보컬 브라이언 존슨(65) 등은 팬들 입에서 '신은 공평했다!'는 안도를 뽑아내는 구수한 풍모를 지녔다.

불명예 리스트에서는 미국 록 밴드 에어로스미스의 보컬 스티븐 타일러(64)도 좀체 빠지지 않는다. 타일러 얼굴의 하이라이트는 지나치게 큰 입이다. 통념에 맞는 미적 감각을 갖춘 연출자라면 뮤직비디오 막바지, 혼신을 다해 열창하는 타일러의 입을 클로즈업함으로써 영상작품의 극적 감흥을 쉽사리 극대화하고픈 유혹을 견뎌내기 쉽지 않다.

부녀는 달랐다. 그의 딸 리브 타일러(35)는 누가 봐도 미녀 배우다. '엠파이어 레코드' '댓 싱 유 두' 같은 음악 영화에서 하이틴 스타로 발돋움한 그는 눈부신 미모로 급기야 '반지의 제왕'에서 아르웬이란 엘프 역을 따낸다. 부녀의 외모 앙상블을 보기에는 에어로스미스의 히트곡 '크레이지'의 뮤직비디오가 좋다. 리브가 출연한 SF영화 '아마겟돈'의 주제곡인, 에어로스미스의 '아이 돈트 원트 투 미스 어 싱' 비디오도 좋다.

외모 갖고 왈가왈부하다 당사자들에게 항의 e메일이 날아온다면 바로 서면 인터뷰로 연결할 용의는 있다. 그래도 뭔가 확실히 잘하는 게 하나 있는 사람들은 왠지 멋져 보인다. 그 장기가 노래라면 더 그렇다. 누가 타일러를 '추남'이라 부르랴.

그나저나, 노트야, 노트야, 내 얼굴은 대한민국 몇 위니? 나, 마이크 잡는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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