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 6인실' 특실로 등떠미는 병원들

이지현 기자 2012. 5. 16. 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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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5 병원, 보험적용 되는 다인실 비중 기준치 70% 못넘어

[머니투데이 이지현기자][빅5 병원, 보험적용 되는 다인실 비중 기준치 70% 못넘어]

서울 노원구에 사는 주부 박모씨(32)는 임신 중 갑자기 배가 심하게 아파 한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응급실 의사는 급성 신우염이 의심된다며 내과 병동에 입원해 검사와 진료를 받으라고 했다.

박씨는 값이 싼 6인실 병동에 입원하고 싶었지만 병실에 자리가 없어 하루 입원비가 15만원이나 하는 2인실로 들어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2인실에 입원해 이틀정도 기다린 후 6인실로 이동한 박씨는 '병원에 이용당했다'는 기분이 들었다.

◇보험 적용되는 일반병상, 70% 안 되는 곳 많아=

대형병원의 일반병상(다인실) 숫자가 부족해 울며 겨자먹기로 1~2인실에 입원하는 환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2인실은 건강보험 급여대상이 아니고 입원비도 높다. 이에 따라 대형 병원들이 병원서 '숙박업을 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15일 서울시내 상급종합기관 17곳의 일반병상 비율을 자체 분석한 결과 정부 기준인 70%를 넘는 곳은 고대구로병원(91.9%), 여의도성모병원(88.1%), 고대안암병원(83.1%), 중앙대병원(72.9%), 이대목동병원(72.9%), 강북삼성병원(72.4%) 등 6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병상수가 1000병상을 넘는 빅5 병원 중엔 일반 병상 비율이 70%를 넘는 곳이 한 곳도 없었다. 지난해 보건복지부는 '급여기준'을 변경해 대형종합병원의 일반병상 비율을 50%에서 70%로 늘리도록 했다.

국립대병원인 서울대학교병원은 다섯 곳 중 가장 낮은 56.3%로 조사됐으며 서울아산병원 56.4%, 신촌세브란스병원 59.1%, 삼성서울병원 59.9%였다. 서울성모병원만 67%로 체면치레를 했다.

서울지역 대학병원의 병상 가동률은 80~90% 수준이다. 입원 환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다인실의 경우 병상 가동률이 이보다 높아진다.

당장 병을 고쳐야 하는 환자 입장에서 밖에 나갔다가 다인실이 비었을 때 다시 병원으로 오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입원을 원하는 환자들은 다인실이 없을 경우 자신의 의사와는 다르게 1~2인실 등 상급병상에 입원해야 한다.

◇1~2인실 입원비, 일반병동 2~5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일반병상의 입원수가는 하루 3만3000원 정도로 환자는 이중 20% 정도만 부담하면 된다.

하지만 상급병상에 입원할 경우 입원비는 훨씬 비싸진다. 병실 가격이 높게 책정될 뿐 아니라 입원비를 100% 환자가 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소비자원에서 발표한 1~2인실 가격정보에 따르면 서울시내 대학병원들은 1~2인실 비용으로 15만원~25만원 정도를 받고 있다.

2인실 최저가 기준으로 봐도 서울대병원 7만8000원, 세브란스병원 11만2000원, 서울아산병원 16만9000원, 삼성서울병원 17만2000원, 서울성모병원 17만5000원 등 일반 병실보다 2~5배 정도 비싸다. 대형 병원들이 병원에서 '숙박업을 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한 병원 관계자는 "일단 만들어놓은 병상은 쉬지 않는 게 병원 입장에서 도움 된다"며 "1~2인실을 만들면 그쪽으로 환자를 유도하게 시스템이 흘러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기준을 상향조정한 대형종합병원의 일반병상 비율은 새로 지어지는 시설에만 해당돼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건강세상네트워크 관계자는 "VIP, VVIP, 1인실, 2인실 등 상급병상 유형도 점차 세분화되는 추세"라며 "일반병상 비율을 90~95% 정도로 늘리고 최소한의 나머지를 특수 병상 개념으로 가져가는 것이 옳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기존의 1~2인실을 일반병상으로 활용토록 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상급병상 문제는 비급여 진료비를 줄이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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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지현기자 blue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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