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특화거리를 가다 ③ 병천순대 거리

조영회 2012. 5. 15. 04:3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70년 전통 '청화집' 등 20여 업소 저마다 다른 조리법 자랑

'신은수 참 병천순대'의 순대한접시(1만원)와 순대국밥(6000원). [사진=조영회 기자]천안 지역에 조성된 특화거리가 소상공인들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천안에는 가구웨딩거리·쌍용패션거리(로데오거리)·병천순대거리·휴대폰거리·공구상가거리의 5개 특화거리가 있다. 동종업종이 경쟁하는 구조지만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제품을 한 곳에서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은 큰 경쟁력이다. 천안시도 특화거리에 다양한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천안의 역사와 오랜 시간 함께 한 병천순대 특화거리를 소개한다.

천안시 동남구 병천면의 '아우내 장터'는 유관순 열사가 독립만세를 외쳤던 역사적 현장이다. 그로부터 한 세기가 지난 지금. 병천은 순대 전문음식점들이 즐비한 특화거리로 명성을 얻고 있다. 5일장인 아우내 장은 한자어인 '병천장'이라는 이름으로 여전히 1일과 6일에 열리고 있으며, 주말이면 순대국밥을 맛보기 위해 몰려드는 외지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독립기념관, 유관순열사 사적지 등과 함께 천안을 대표하는 명소인 '천안 12경'에 올라 있을 정도로 천안을 대표하는 특화거리다.

지난 11일. 병천 순대거리를 찾았다. 마침 장날인 탓에 장터에는 장 보러 나온 주민들과 장터 풍경을 즐기는 외지 사람들로 생기가 넘쳤다. 소쿠리 한가득 봄나물을 뜯어와 좌판을 펼친 할머니부터 수십 종의 묘목을 파는 나무장수, 농번기를 앞두고 갖가지 모종들과 농기구를 파는 노점상도 부지런히 손님들을 맞았다. 엿장수의 수레에서 흘러나오는 트로트와 흥겨운 가위질은 장터의 분위기를 돋우기에 충분했다. 장터 풍경과 어우러져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순대국밥. '청화집'과 '충남집'을 시작으로 기역자로 꺾인 병천순대 거리에는 20여 개가 넘는 순대전문 음식점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병천순대의 원조로 알려진 '청화집'은 시장 상인들을 상대로 모듬순대와 순대국밥을 만들어 팔다가 1968년에 처음으로 간판을 걸었다. 이를 계기로 '충남집' '돼지네'와 함께 순대 전문음식점이 하나둘씩 생겨나 현재의 순대 거리가 형성됐다. 청화집의 입구에 붙여진 '전통문화가정 인증서'에는 무려 70년의 계승 기간 동안 1대인 김일분(시조모)씨부터 3대인 이경란(57)씨까지 대물림 현황이 기록돼 있어 그간의 역사를 말해 준다. 4대 김정수(38) 대표는 "시장 손님들이 걸어오기에는 좀 멀다. 장소가 좀 외지고 주차 공간이 협소해 불편하지만 입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다"며 "예전 방식 그대로 양파와 대파, 피망 등 야채를 아끼지 않고 손으로 순대를 만든다. 원조라는 자부심이 있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신은수 참 병천순대'는 순대거리에서 유일하게 '모범업소'로 지정 받은 곳이다. 원산지표시 우수업체로 시설·소독·위생 등의 까다로운 규정들을 통과해야 하는 절차를 거쳤다. 김일호(32)대표는 "부모님과 함께 2대째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다. 오전 5시부터 영업을 시작하는데, 순대에 들어가는 20여 가지 재료 중 양배추는 직접 농사를 지어 조달한다"며 "주변의 골프장과 연수원 손님들이 가장 많다. 외지 손님들이 대부분이라 저녁 술 손님은 드물다. 대부분의 업소가 오후 7시에서 9시면 문을 닫는다"고 설명했다.

<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순대거리의 특색 있는 순대는 TV 음식 프로그램에 맛집으로 소개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음식점마다 제각기 고유한 맛을 선보이기 때문이다. '아우내한방순대'의 박상혁 대표는 "집집마다 순대 맛은 비슷한데 냄새를 없애는 방법에서 조금씩 차이가 있다. 사골국물을 우려낼 때 생강과 대파의 비율이 다르고, 각종 한방재료를 넣는다"며 "매운 양념을 해서 끓여 나오는 얼큰이 순대를 하지 않고 한방 재료가 들어간 순대국 고유의 구수한 맛을 내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순대거리에 있는 음식점들의 대표음식은 단연 순대국밥과 모듬순대(순대한접시)다. 가격은 어딜 가나 같다. 5000원이었던 순대국밥과 8000원이었던 모듬순대 값이 지난해 4월부터 각각 6000원과 1만원으로 인상됐다. '시장순대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회명 대표는 "순대에 들어가는 원재료 값이 워낙 제각각이다보니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며 "가격은 그대로 하고 양을 줄이자는 생각도 있었지만, 넉넉한 인심으로 푸짐하게 제공하고자 부득이 가격을 올리게 됐다. 천안의 명물인 호두과자와 함께 순대를 포장해 가는 손님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병천순대거리의 인근에는 유관순열사 사적지·독립기념관·김시민 장군 생가·조병옥 박사 생가·상록리조트·휴러클 리조트 등의 관광지가 많다. 대중교통으로는 천안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400번 버스가 10~15분 간격으로 운행되고 있다. 시청 홈페이지에 들어가 시에서 운행하는 순환 버스를 타고 특화거리를 다니는 관광객도 늘고 있다. 주말과 장날에는 5000명 이상의 사람들이 순대거리를 찾고 있다. 다른 특화거리에 비해 공영주차장이 넓고 자체 주차장이 대형화돼 있는 점도 순대거리만의 큰 경쟁력이다.

글=홍정선 객원기자 < tojjoongang.co.kr >

사진=조영회 기자 < rutcjoongang.co.kr >

조영회 기자

▶기자 블로그 http://blog.joinsmsn.com/center/v2010/power_reporter.asp

밤새고 월차쓰고…비도 못 끈 '왕십리 대란'

370kg 뚱뚱女 웨딩드레스 길이가 무려

"순간 짜증…" 진돗개 죽인 승려, 진술 내용이

"통합진보 강종헌, 평양서 밀봉교육 받은 간첩"

성호스님 "엄청난 핵폭탄이…" 추가폭로 예고

"북 공작원들, 대머리 대사 보더니 그만…"

"내가 먹었는데…" 20억 노인 등친 전 천하장사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