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원춘 법정에 들어서자 "이 X같은 놈아.." 고함 ·오열

조혜령 2012. 5. 11.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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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원춘 첫 공판 수원지법서 열려

[CBS 조혜령 기자]

"야, 이 X같은 놈아!"

녹색 수의에 노란색 명찰을 단 오원춘(42)이 입장하자 재판정은 유족들의 고함과 오열로 술렁였다.

11일 오전 10시 정각 형사 11부 이동훈 부장판사의 심리로 시작된 오원춘의 첫 공판에서 오 씨는 고개를 숙인 채 담담한 표정으로 피고인 석에 섰다.

"피고인 오원춘은 4월 2일 새벽 2시 피해자를 성폭행하려 했으나 피해자가 반항하자 살해하려고 마음 먹고 10시 30분까지 부엌칼로 시신을 훼손하고…."

검사가 오 씨의 감금 및 살해 등의 공소 사실을 읽어내려가자 방청석에서는 긴 한숨이 터져나왔다.

이날 공판에서 오 씨의 범죄 사실과 함께 경찰에 거짓 진술을 한 부분이 드러났다.

경찰 조사에서 오 씨는 "피해자가 자신에게 대한민국은 사람을 못 죽인다. 너는 담력이 없어서 못 죽일 것이다"라고 말해 화가 나 죽였다고 진술했지만 이후 검찰 조사에서 피해자 입에 테이프가 감겨져 있어 말하지 못한 상태였다고 시인했다.

피해자를 납치한 동기도 거짓으로 진술한 것으로 조사됐다.

오 씨는 "죄가 가벼워질 것 같아 말싸움을 하다 끌고 왔다고 했다"며 "그렇게 얘기하면 죄가 좀 줄어들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피해자와 유가족에게는 죄송하다는 뜻을 나타냈다.

"특별한 증거가 없는데도 성폭행을 인정한 이유가 있냐"는 재판장의 질문에 오 씨는 어눌한 말투로 천천히 "제가 저지른 죄고 피해자에게 미안해 거짓말하지 않고 사실대로 얘기했다"고 순순히 죄를 시인했다.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살해했냐는 질문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 오 씨는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한 이유에 대해서 "시신을 버리는 생각은 못해봤고 감정 상태가 격해져 그랬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112신고 녹취 기록과 납치 당시 모습이 녹화된 CCTV 등을 증거물로 제출했다.

재판 내내 유족들은 괴로운 듯 한숨을 내쉬며 격한 감정을 나타냈다. 피해자의 어머니는 오 씨가 질문에 대답할때마다 견디기 힘든 듯 한숨을 내쉬었고 머리를 무릎에 파묻고 고개를 들지 못하기도 했다.

재판 직후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유족들은 "오 씨의 뻔뻔함이 더 기가 막힌다"며 "다른 말 필요 없고 똑같은 방법으로 사형시켜줬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족은 "저희 편에 누가 서줬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며 "모든 게 은폐의 연속이다보니 너무 답답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원춘 공판 과정에서 법원측이 취재진을 막아 기자 한 명이 부상을 당하는 등 과잉대응해 논란을 빚었다.

이에 대해 법원 관계자는 "재판 이틀 전 오원춘 담당 검사로부터 유가족 보호 요청이 들어 왔다"며 "업무 협조 차원에서 유가족을 보호하다 생긴 일인데 이에 대한 유가족의 의사는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오원춘 다음 공판은 다음달 1일 오전 10시에 수원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재판장과 오원춘 일문일답

재판장 - 강간하고 2만 1천원 강취하고 강간 시도하다 살해한 사실, 시체 분해해 훼손한 사실 인정합니까?

오원춘 - 네

재판장 - 강간 인정한 것에 대해 특별한 증거나 객관적 자료가 없는 상황에서 이를 인정한 이유가 무엇입니까?

오원춘 - 제가 저지른 죄고 피해자에게 미안해 거짓말 안 하고 사실대로 얘기하는 겁니다.

재판장 - 2007년 입국해서 불법 체류 됐었나요?

오원춘 - 아니요.

재판장 - 살해하려는 생각 든 것은 기분이 나빴기 때문인가요?

오원춘 - 아니요.(잠시 고민하다) 맞아요. 네.

재판장 - 사람을 죽일 만큼 그정도로 감정이 안좋았나요?

오원춘 - 네

재판장 - 살해 이유가 범행을 은폐하려고 했던 건가요?

오원춘 - (고개 절레절레 흔들며) 아니요.

재판장 - 그럼 우발적인가요?

오원춘 - 네

재판장 - 감정 상태가 피해자를 살해할 정도까지였나요?

오원춘 - (잠시 침묵) 네

재판장 - 사체 처리 방식을 고민했나요?

오원춘 - 네

재판장 - 차량을 가지고 있나요? 운전 면허 있나요?

오원춘 - 아니요.

재판장 - 시신을 토막내 버리려는 생각은 못해봤나요?

오원춘 - 생각 못했습니다.

재판장 - 살해 후 시간이 많이 있었는데 시신을 그렇게까지 해야 한 이유는 뭔가요?

오원춘 - 그 당시에 그러는 거(시신 유기)는 몰랐고...

재판장 - 피해자를 납치한 이후에 이를 모면하려는 생각은 아니었나요?

오원춘 - 아니요.

tooderigir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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