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미모女분석관, '토막살인' 오원춘 만난 후..

김성은 기자 2012. 5. 11.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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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범 '진술분석' 김미영 검찰 분석관, "김길태 합리화.. 오원춘은 진행중이라.."

[머니투데이 김성은기자][강력범 '진술분석' 김미영 검찰 분석관, "김길태 합리화... 오원춘은 진행중이라..."]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에는 디지털포렌식센터(DFC)라는 곳이 있다. DNA·지문·혈흔 등 증거를 분석해 범인을 찾는 과학수사 부서다.

DFC 산하의 심리분석실에는 심리-생리 분석팀, 행동분석팀, 진술분석팀이 있다. 이곳 분석관들은 미국드라마 CSI나 크리미널 마인드에 나오는 프로파일러들의 업무와 비슷한 일을 한다.

◇흉악범과 대면한 순간들 =

김미영 분석관(31·여)은 DFC에서 일한 지 올해로 6년째에 접어든 베테랑 진술분석관이다.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김 분석관은 "전공을 살리면서 범죄사건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점"이 매력이라고 말했다.

김 분석관은 석사학위 취득 후 경찰서 소년범, 구치소 재소자 등을 면담해오다 2006년 12월부터 DFC에서 활동하고 있다. 희대의 살인마 유영철 사건이후, 범죄심리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던 시기였다.

자그마한 체구에 단아한 인상의 김 분석관이 접한 범죄자들은 주로 강력범들이다. 연쇄살인범 강호순(42), 부산 여중생 성폭행 및 살인범 김길태(35), 그리고 최근 수원 납치사건의 오원춘(42) 등을 면담하고 진술을 분석했다.

김 분석관은 "처음 만난 연쇄살인범이 강호순이었습니다. 하루 종일 면담을 한 뒤에 그도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딱딱한 분위기를 풀고 주변이야기들을 하다보니 자신이 살아온 환경이나 경험한 일들에 대해 하나 둘 이야기 하기 시작하더군요. 눈 마주치고 웃으면서 이야기하는 순간도 있었고요. 그 이후에 흉악범을 만날 때 두렵다는 생각은 없어졌습니다"라고 말했다.

김길태에 대해서는 "조사를 받으며 자기 자신을 합리화하거나 지나치게 언론을 의식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라며 "수사를 하면서 인간적인 환멸감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최근 전 국민을 경악케 한 오원춘에 대해서는 종결된 사건이 아니라며 말을 아꼈다.

그는 갈수록 잔인한 범죄가 늘어나는 이유에 대해 "예전에는 인간관계를 통해 자신을 지지해주거나 훈계해 주는 사람들과 만날 가능성이 지금보다 많았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은둔형 사람들이 많아지다 보니 분노나 화를 적절히 해결하지 못합니다. 잔인한 범행 후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도 이런 데 원인이 있는 걸로 보입니다."라고 말했다.

◇진술분석은 진실의 특징을 찾는 과정 =

진술분석을 하다 가장 보람을 느꼈을 때는 확보한 데이터가 법정에서 효력을 발휘했을 때다. 2008년 검찰의 의뢰로 제주도까지 내려가 당시 12살이었던 성폭행 피해 아동을 만났다.

인지면담 기법(면담 대상자의 기억 속에서 더 많은 정보를 이끌어내기 위한 조사기법)을 활용해 5년 전 의붓아버지와 살 때 겪었던 일의 진실을 알아내는 게 김 분석관의 임무였다.

처음에는 입을 열지 않던 피해아동이 김 분석관의 도움으로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고, 마침내 아이진술의 신빙성이 검증돼 피의자는 유죄판결을 받았다. 인지면담 분석결과가 국내 재판에서 처음으로 증거로 채택된 순간이었다.

억울한 누명을 쓴 피의자의 주장의 진실성을 확보해 항소심에서 형을 뒤집는 경우도 있었다.

"우리가 하는 일이 거짓말 탐지기와 다른 점은 진실의 특징들을 찾아간다는 데 있습니다. 우리 앞에 있는 사람들의 억울한 이야기를 최대한 들어주려 하고, 그것이 진실인지 확인해서 사건해결에 도움을 주는 게 진술분석관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야근에 주말근무까지...인력 확충 필요 =

"한 달에 20명 정도 면담을 합니다. 사전에 사건 조사하고, 면담하고, 데이터 분석하려면 야근에 주말근무까지 해도 시간이 부족합니다. 현재 9월까지 의뢰를 받아 놓은 상태입니다."

업무강도가 센 편이지만 일이 적성에 맞기 때문에 견딜 수 있다는 말한다. 영화관에 갔을 때 스크린에 집중하기 보다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살피거나, 이야기를 나눌때 무의식적으로 말의 맥락을 따져보는 습관이 있다고 한다.

김 분석관은 향후 이론과 실무현장을 이어주는 가교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학교에서 이론공부만 하다 실무에 갈증을 느끼고 시작했던 일인데, 앞으로도 이론과 실무, 어느 것 하나에도 소홀하지 않고 균형을 맞춰가고 싶다고 밝혔다.

*김미영 분석관은 = 2004년 강원대학교 심리학, 2006년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현재 박사 과정 재학 중이다.

경찰서 소년범 재범위험성 평가 및 면담, 구치소 재소자 프로그램, 심리학 강의 등을 거쳐 2006년 12월부터 현재까지 대검찰청 DFC 산하 과학수사담당관실에서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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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성은기자 gtt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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