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km 노리던 최대성 '지킬과 하이드'

2012. 5. 7.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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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이일동 기자]'4경기 3피홈런'

'돌아온 파이어볼러' 최대성(27·롯데)의 최근 투구 성적이다. 3개의 피홈런 모두 박빙의 승부에서 맞은 뼈아픈 홈런이다.

150km/h를 상회하는 강력한 포심을 바탕으로 정면승부를 펼치는 인파이터형 투수의 출현이라는 점에서 올 시즌 롯데팬들이 그에게 거는 기대가 컸다. 큰 기대만큼 최근 모습은 패배를 넘어서는 충격 그 자체가 아닐 수 없다.

◇ 4월의 최대성과 4경기를 치른 5월의 그는 그야말로 지킬박사와 하이드 수준이다. ⓒ 연합뉴스

'지킬과 하이드' 최대성의 4ㆍ5월

4월의 최대성과 4경기를 치른 5월의 그는 그야말로 지킬박사와 하이드 수준이다.

4월에 총 10경기에 등판, 9이닝을 던지면서 38타자를 상대한 최대성은 단 1점의 자책점도 허용하지 않은 언히터블급 투수였다. 1승 5홀드에 평균자책점 제로, 피안타율도 0.237에 불과했다. 최대성은 종반 승부처에서 셋업맨으로 맹활약, 단숨에 롯데 승리방정식의 상수가 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5월 들어 전혀 딴 투수가 되어 버렸다. 최대성이 5월 들어 나선 4경기에서 총 3개의 솔로포를 얻어맞았는데 그 홈런이 모두 박빙의 승부에서 나왔다는 것이 문제다. 홀숫날 경기엔 다 이기고 짝숫날 경기엔 전패하는 이상한 징크스도 생겼다. 그런데 그 패한 짝숫날 경기가 모두 공교롭게도 홈런을 허용한 날이다.

지난 2일 넥센전 4-4 동점 상황이던 8회말 강정호에게 좌익선상 2루타를 허용한 뒤 오재일에게 우중월 역전 투런포를 허용하며 시즌 첫 패를 안았다. 이틀 뒤인 4일 문학 SK전에도 역시 3-3 동점 상황이던 8회말 박재홍에게 결승 투런포를 맞고 침몰했다. 6일 문학 SK전에서도 8회에 문제가 발생했다.

3-2로 앞선 8회말 최정에게 좌월 솔로포를 맞고 동점을 허용했다. 동점을 허용한 롯데는 9회말 마무리 김사율이 대타 조인성에게 끝내기 투런포를 맞고 충격적인 역전패를 또 당했다. 최대성의 홈런 악몽이 마무리 김사율에게 전염되는 충격포였다.

4월에는 돌아온 파이어볼러로 조만간 160km/h에 도전하리라 기대를 모았던 최대성이 5월 들어 최악의 홈런을 연일 허용하고 있다. 물론, 3일 넥센전에서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공 1개만 던지고 거둔 행운의 1승일뿐이다.

최대성이 허용한 홈런에는 규칙이 있다. 바로 홈런을 허용한 구질이 전부 직구라는 점이 그것. 최대성은 강점과 약점이 확실하게 대조되는 투수다. 강력한 포심은 그의 전매특허로 불린다. 약점도 확실하다. 포심 위주의 단조로운 투구 패턴과 변화구의 부재다.

타자들 '직구만 노린다'

4월 들어 최대성의 변화구에 움칫했던 상대팀들이 5월 들어선 아예 직구만 노리고 타석에 들어서고 있다. 오재일의 홈런, 박재홍의 홈런, 그리고 최정의 홈런 모두 직구에서 나왔다. 특히, 박재홍은 최대성의 몸쪽 빠른공을 예측, 좌측발을 오픈 스트라이드하면서 몸쪽공을 좌중간 펜스로 넘겼다. 어느 정도 최대성의 투구 패턴이 상대 경기분석 요원들에게 간파 당했다는 의미다.

피홈런의 또 다른 규칙은 높은 스트라이크존에 형성된 것이라는 점이다. 세 개의 홈런 모두 가운데 높은 스트라이크존에 걸친 직구였다. 최대성이 150km/h 넘은 빠른공을 보유하고도 클로저로 성장하지 못했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포심의 로케이션이다. 스트라이크존 낮은 쪽으로 파고들어야 하는데 높은 스트라이크존으로 탄착점이 형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5월 경기에선 최대성의 약점이 그대로 노출됐다.

하체를 활용하기 보단 상체 힘을 위주로 하는 최대성은 다소 딱딱한 투구폼으로 인해 스트라이크존 낮은 코스를 공략할 경우 스피드가 감소하는 단점이 있다. 스피드를 살리려면 공이 높아지고 낮게 던지려면 구위가 감소한다. 가장 큰 문제점은 확실한 제1변화구의 부재다. 빠른 포심을 더 빠르게 포장할 변화구가 아직 확실하지 않다는 점.

◇ 최대성이 벤치마킹해야 할 부분은 오승환의 변칙 투구폼이다. ⓒ 롯데 자이언츠

'타이밍 승부'가 관건

최대성의 딜리버리에도 또 다른 약점이 있다. 최대성은 던질 때 릴리스 포인트가 완전히 노출되는 투구폼을 지니고 있다. 즉, 타자들이 타이밍을 잡기 쉬운 유형의 투수라는 점이다. 송진우나 벤자민 주키치(LG) 같은 투수들은 150km/h가 안 되는 직구를 구사했지만 릴리스 포인트를 감추면서 타자의 타이밍을 교란시켰다.

5월 들어 상대 타자들은 최대성의 변화구를 버리고 직구만 노리고 타석에 들어온다. 변화구의 위협 없는 직구는 155km/h짜리도 홈런을 쳐낼 수 있다. 컨택 포인트를 앞에 두고 스윙하면 공략가능하기 때문. 155km/h가 넘은 포심을 던지는 레다메스 리즈(LG)의 킬러 강동우(한화) 홈런이 바로 그런 경우다.

오승환(삼성)도 롯데 타자들에게 6실점하면서 무너졌다.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가 확실하지 않은 파이어볼러라면 누구나 한번쯤 겪을 수 있는 고통이다. 오승환은 독특한 폼으로 타자들의 타이밍 승부를 해왔다. 직구 일변도 투구를 구사하지만 폼 자체에서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는 투구법을 터득했다.

최대성이 벤치마킹해야 할 부분은 오승환의 변칙 투구폼이다. 체인지업 효과를 낼 수 있는 노하우가 최대성에겐 필요하다. 최대성의 투구 인터벌은 지극히 교과서적이다. 160km/h에 대한 도전보다 더 시급한 문제가 타자의 타이밍을 뺐는 무기를 장착하는 것.

단기간에 구질 개발이 어렵다면 타이밍을 빼앗는 노하우라도 습득해야 최대성의 파이어볼은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다. 안지만(삼성)처럼 킥 동작의 시간을 길고 짧게 조절하는 방법도 대안이 될 수 있다.[데일리안 스포츠 = 이일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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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객원기자-넷포터 지원하기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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