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교' 김고은 "얼굴이 못생겨 이름이 고은이에요"[인터뷰]

2012. 4. 27.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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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강서정 기자] 쌍꺼풀 없는 눈, 오똑하지 않은 코의 평범한 얼굴인 듯 보이지만 묘하게 동양적인 매력을 풍기며 사람을 은근히 끌어당긴다.

얼굴이 예쁘거나 잘 생기지 않았지만 항상 주위에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 그런 사람, 우리 주변에 있지 않나. 매력적인 캐릭터들 말이다. 신예 배우 김고은이 바로 그 느낌이었다.

김고은, 인터뷰를 하는 동안 신나게 말하면서 마치 친구와 수다 떨 듯 기자의 팔에 여러 번 살짝 손을 올렸다가 떼는 모습을 보니 사교성까지 있는 여자다. 꽤 많은 매력을 지닌 배우, 왜 남자들이 김고은을 좋아하는지 알 수 있었다. 나도 인터뷰가 끝날 때쯤 그의 팬이 돼버렸으니까.

◆ 소녀와 여자 사이

김고은은 영화 '은교'의 17살 여고생처럼 활발한 친구였다. 요즘 성형한 배우들과 달리 청아하고 자연스러운 얼굴의 김고은에게 성형했냐고 물어보니 돌아오는 대답이 생각보다 솔직해서 깜짝 놀랐다.

"사실 성형한 데가 있어 보이지도 않아요. 눈, 코, 입 다 떼어내서 보면 예쁜 구석은 없죠. 다 붙여놓으니 좋은 거죠. 저 태어났을 때 4.1kg의 우량아에다가 못 생겨서 아빠가 자라면서 고아져라 해서 이름이 고은이에요.(웃음)"

우량아로 태어났지만 '은교'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마른 체형이다. 그러나 그 몸매는 김고은의 피나는 다이어트로 탄생한 것. 뺄 살이 어디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지만 김고은은 영화를 위해 다이어트를 했다.

"중학교 때는 완전 말랐다가 고등학교 때가 지금 이 모습 정도에요. 대학교 입학하고 살이 살짝 붙었는데 촬영을 위해 군살을 좀 뺐어요. 먹는 걸 정말 좋아하는데 트레이너가 샐러드에 드레싱을 부어서 먹지 말고 찍어 먹으라고 했어요. 그때 정말 화났죠.(웃음) 차라리 맛있게 먹고 하루 2시간 정도 토할 정도로 운동하면 될 것 같아요. 그러면 안심이 되잖아요."

마냥 소녀 같은 김고은과의 수다(?)는 계속됐다. 계원예술고등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까지 영화와 연기를 손에 놓지 않은 김고은의 취미는 역시나 영화감상. 하지만 영화감상법이 독특하다. 하루 날을 잡고 영화관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것. 하룻동안 최대 4편까지 관람해봤다.

"영화를 주구장창 보고 있을 때가 있어요. 그런 날이 필요한 것 같아요. 혼자서 생각 없이 그렇게 보는 것도 재미있더라고요. 영화 장르도 가리지 않아요. 공포 영화도 잘 봐요. 사람들이 무서워서 눈 가리고 있을 때 저는 '어디가 무섭다는 거야' 하면서 눈을 더 부릅뜨고 보죠."

정말 솔직하고 과감한 여자다. 영화 '은교'도 우리가 알고 있듯이 노출이 필요한 작품이었지만 김고은은 '은교'라는 작품 자체에 흥미를 느꼈고 은교에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을 시작했다.

◆ 여자와 배우사이

김고은은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연기수업도 받고 무대에서 연기도 해봤지만 노출연기는 처음이었다.

여배우들 중 연기를 그만둘 때까지 한 번도 노출연기를 하지 않는 배우들이 있는 것과 비교했을 때 김고은의 노출은 말 그대로 파격적이다. 여자로서 쉽지 않았을 터.

"멘붕(멘탈 붕괴)이 자주 왔었어요. 티를 내지는 않았지만 힘든 장면을 찍어야 할 때는 며칠간 멘붕 상태였죠. 정신적으로 힘들었기 때문에 촬영하는 그 순간에는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영화가 완성되기 전에 편집본을 봤을 때도 멘붕이 왔었죠. 하지만 마음을 다잡았어요. 중심이 뭔지 생각해봤죠."

데뷔작에서의 파격적인 노출은 김고은, 그의 연기 인생에 있어 상당히 큰 힘을 주고 마음을 단단하게 만드는 계기가 된 것 같다.

"불안하고 부담되는 시기가 분명히 있었는데 지금은 덤덤해요. 처음과 끝이 있는 완성본이 나오니 벅차더라고요. 다른 영화들처럼 시작하기 전에 배급사 이름이 나오니까 기분이 정말 이상했어요. 시사회에서 완성본을 봤지만 돈 주고 또 보러 갈 생각이에요. 심야에 혼자 가서 볼 거예요.(웃음)"

대중들이 지금은 '은교' 속 인물들의 욕망과 질투 등 감정의 깊은 면보다 노출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김고은 또한 인정했다.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것들에 눈이 가는 건 인간의 본능이기 때문.

"제가 학생 때도 그랬어요. 영화에서 노출이 많다고 하면 작품이 궁금한 게 아니라 노출에 더 관심이 갔던 건 사실이에요. 관객들이 '은교'를 봤을 때 내가 덤덤할 수 있었던 건 내가 나왔는데도 불구하고 노출에 대한 기억이 선명하지 않았어요. 영화를 보면 단순히 노출을 위한 영화가 아니라는 걸 알아주지 않을까라고 생각해요."

외모에서는 신인 특유의 풋풋함, 연기와 깊이감에서는 중견 배우의 완숙미를 동시에 갖춘 김고은. 데뷔작에서부터 '센세이션'을 일으킨 그가 앞으로 충무로에서 펼칠 영화세계가 더욱 기다려진다.

kangsj@osen.co.kr

< 사진 >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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