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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박완서 정겨운 물건들, 1주기 추모전 '엄마의 말뚝'

등록 2012.04.25 12:35:09수정 2016.12.28 00:3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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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제가 수녀님을 알고 지낸 지 몇 년이나 되었나 새삼스럽게 꼽아보니 어쩔 수 없이 그 힘들었던 88년이 기점이 되는군요. 88년을 생각하면 자다가도 '아' 소리가 나올 적이 있을 만큼 아직도 생생하고 예리하게 가슴이 아픕니다. 그러나 수녀님이 가까이 계시어 분도수녀원으로 저를 인도해 주신 것은 그래도 살아보라는 하느님의 뜻이 아니었을까 늘 생각하고 있습니다."  작가 박완서(1931~2011)가 2005년 11월12일 강원 속초의 호텔에 머물며 절친한 이해인(67) 수녀에게 보낸 편지의 일부다. 1988년 남편과 외아들을 잇따라 잃고 가톨릭에 귀의한 아픔이 절절하게 배어있다.   박완서 1주기를 맞아 서울 평창동 영인문학관(관장 강인숙)이 5월4일부터 6월30일까지 '엄마의 말뚝 -박완서 1주기전'을 마련한다.  고인의 유족과 영인문학관이 손을 잡고 기획한 전시회에는 처음 선보이는 자료들이 많다.  조각가 이영학(63)이 만든 청동 두상, 이상문학상 수상소감을 쓴 원고, '아이고 하느님!'의 원고, 고인이 문학평론가인 강인숙(79) 영인문학관 관장에게 보낸 편지, 자녀들에게 보낸 편지의 원본 등이다.  박완서와 남편 호영진(1988년 작고)이 1953년 결혼식을 올리면서 찍은 영상은 사료적 가치도 크다. 6·25 동란 직후 결혼식을 영상 기록물로 남긴 것은 이례적이다. 초소형 6㎜필름으로 촬영한 5분 가량의 영상은 최근 MBC가 디지털 복원했다.  고인이 자기 작품의 어휘를 풀이한 원고와 함께 장보기 메모, 아이들에게 급히 남기고 외출한 짤막한 메모 등은 생생한 삶의 궤적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가족사를 많이 다룬 작가인 만큼 가슴에 먼저 묻은 아들을 비롯해 어머니, 삼촌, 오빠 등 작품 속에 많이 등장하는 가족들과 관련한 자료들도 눈길을 끈다.  고인의 젊은 시절 사진 20여점, 입었던 옷, 사용하던 장신구, 신혼 초에 쓰던 그릇세트, 정원을 손질하는 가위, 호미, 재봉틀도 선보인다. 문학의 질료가 된 박완서의 사생활을 엿볼 수 있는 소품들이다.  박완서의 딸인 수필가 호원숙(58)씨는 '엄마의 물건'이라는 글을 통해 "엄마의 삼층장 서랍 깊숙이에 할머니의 오래된 공책이 있었다. 조상들의 기제사 날짜를 기입해 놓고 손자들에게 공부를 가르쳤던 할머니의 공책은 엄마가 버리지 않아 살아남은 물건들"이라며 "엄마가 간직한 물건에는 엄마가 물려주고 싶은 정신이 흐르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강 관장은 "이번 전시는 치열한 작가정신을 지니고 마지막 날까지 삶의 진정성을 탐구하던 위대한 작가 박완서 선생에 대한 오마주"라며 "남은 자들의 상실감과 추모의 정을 담은 사랑 어린 추모의 제의"라고 소개했다.  영인문학관은 이와 함께 소설가 장용학(1921~1999)의 희귀 육필원고와 유품을 처음 공개한다.  또 김훈(64)의 몽당연필, 시인 성춘복(76)의 조각도구, 소설가 유현종(72)의 디스켓, 소설가 윤후명(66)의 엉겅퀴꽃 그림, 시인 이근배(72)의 벼루, 시인 정진규(73)의 서화첩, 소설가 조정래(69)의 찻잔, 소설가 최인호(75) 등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남성 작가 8명의 애장품도 선보인다  전시 기간 토요일마다 오후 2시에 강연회가 열린다. 박완서에 대해 집중 탐색하는 강연과 남성 작가들의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는 강연이 절반씩 준비된다.  문학관은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문을 연다. 입장료는 어른 5000원, 학생 3000원이다. 10명 이상의 단체는 1000원이 할인된다. 02-379-3182  realpaper7@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제가 수녀님을 알고 지낸 지 몇 년이나 되었나 새삼스럽게 꼽아보니 어쩔 수 없이 그 힘들었던 88년이 기점이 되는군요. 88년을 생각하면 자다가도 '아' 소리가 나올 적이 있을 만큼 아직도 생생하고 예리하게 가슴이 아픕니다. 그러나 수녀님이 가까이 계시어 분도수녀원으로 저를 인도해 주신 것은 그래도 살아보라는 하느님의 뜻이 아니었을까 늘 생각하고 있습니다."

 작가 박완서(1931~2011)가 2005년 11월12일 강원 속초의 호텔에 머물며 절친한 이해인(67) 수녀에게 보낸 편지의 일부다. 1988년 남편과 외아들을 잇따라 잃고 가톨릭에 귀의한 아픔이 절절하게 배어있다. 

 박완서 1주기를 맞아 서울 평창동 영인문학관(관장 강인숙)이 5월4일부터 6월30일까지 '엄마의 말뚝 -박완서 1주기전'을 마련한다.

 고인의 유족과 영인문학관이 손을 잡고 기획한 전시회에는 처음 선보이는 자료들이 많다.

 조각가 이영학(63)이 만든 청동 두상, 이상문학상 수상소감을 쓴 원고, '아이고 하느님!'의 원고, 고인이 문학평론가인 강인숙(79) 영인문학관 관장에게 보낸 편지, 자녀들에게 보낸 편지의 원본 등이다.

【서울=뉴시스】

 박완서와 남편 호영진(1988년 작고)이 1953년 결혼식을 올리면서 찍은 영상은 사료적 가치도 크다. 6·25 동란 직후 결혼식을 영상 기록물로 남긴 것은 이례적이다. 초소형 6㎜필름으로 촬영한 5분 가량의 영상은 최근 MBC가 디지털 복원했다.

 고인이 자기 작품의 어휘를 풀이한 원고와 함께 장보기 메모, 아이들에게 급히 남기고 외출한 짤막한 메모 등은 생생한 삶의 궤적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가족사를 많이 다룬 작가인 만큼 가슴에 먼저 묻은 아들을 비롯해 어머니, 삼촌, 오빠 등 작품 속에 많이 등장하는 가족들과 관련한 자료들도 눈길을 끈다.

 고인의 젊은 시절 사진 20여점, 입었던 옷, 사용하던 장신구, 신혼 초에 쓰던 그릇세트, 정원을 손질하는 가위, 호미, 재봉틀도 선보인다. 문학의 질료가 된 박완서의 사생활을 엿볼 수 있는 소품들이다.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제가 수녀님을 알고 지낸 지 몇 년이나 되었나 새삼스럽게 꼽아보니 어쩔 수 없이 그 힘들었던 88년이 기점이 되는군요. 88년을 생각하면 자다가도 '아' 소리가 나올 적이 있을 만큼 아직도 생생하고 예리하게 가슴이 아픕니다. 그러나 수녀님이 가까이 계시어 분도수녀원으로 저를 인도해 주신 것은 그래도 살아보라는 하느님의 뜻이 아니었을까 늘 생각하고 있습니다."  작가 박완서(1931~2011)가 2005년 11월12일 강원 속초의 호텔에 머물며 절친한 이해인(67) 수녀에게 보낸 편지의 일부다. 1988년 남편과 외아들을 잇따라 잃고 가톨릭에 귀의한 아픔이 절절하게 배어있다.   박완서 1주기를 맞아 서울 평창동 영인문학관(관장 강인숙)이 5월4일부터 6월30일까지 '엄마의 말뚝 -박완서 1주기전'을 마련한다.  고인의 유족과 영인문학관이 손을 잡고 기획한 전시회에는 처음 선보이는 자료들이 많다.  조각가 이영학(63)이 만든 청동 두상, 이상문학상 수상소감을 쓴 원고, '아이고 하느님!'의 원고, 고인이 문학평론가인 강인숙(79) 영인문학관 관장에게 보낸 편지, 자녀들에게 보낸 편지의 원본 등이다.  박완서와 남편 호영진(1988년 작고)이 1953년 결혼식을 올리면서 찍은 영상은 사료적 가치도 크다. 6·25 동란 직후 결혼식을 영상 기록물로 남긴 것은 이례적이다. 초소형 6㎜필름으로 촬영한 5분 가량의 영상은 최근 MBC가 디지털 복원했다.  고인이 자기 작품의 어휘를 풀이한 원고와 함께 장보기 메모, 아이들에게 급히 남기고 외출한 짤막한 메모 등은 생생한 삶의 궤적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가족사를 많이 다룬 작가인 만큼 가슴에 먼저 묻은 아들을 비롯해 어머니, 삼촌, 오빠 등 작품 속에 많이 등장하는 가족들과 관련한 자료들도 눈길을 끈다.  고인의 젊은 시절 사진 20여점, 입었던 옷, 사용하던 장신구, 신혼 초에 쓰던 그릇세트, 정원을 손질하는 가위, 호미, 재봉틀도 선보인다. 문학의 질료가 된 박완서의 사생활을 엿볼 수 있는 소품들이다.  박완서의 딸인 수필가 호원숙(58)씨는 '엄마의 물건'이라는 글을 통해 "엄마의 삼층장 서랍 깊숙이에 할머니의 오래된 공책이 있었다. 조상들의 기제사 날짜를 기입해 놓고 손자들에게 공부를 가르쳤던 할머니의 공책은 엄마가 버리지 않아 살아남은 물건들"이라며 "엄마가 간직한 물건에는 엄마가 물려주고 싶은 정신이 흐르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강 관장은 "이번 전시는 치열한 작가정신을 지니고 마지막 날까지 삶의 진정성을 탐구하던 위대한 작가 박완서 선생에 대한 오마주"라며 "남은 자들의 상실감과 추모의 정을 담은 사랑 어린 추모의 제의"라고 소개했다.  영인문학관은 이와 함께 소설가 장용학(1921~1999)의 희귀 육필원고와 유품을 처음 공개한다.  또 김훈(64)의 몽당연필, 시인 성춘복(76)의 조각도구, 소설가 유현종(72)의 디스켓, 소설가 윤후명(66)의 엉겅퀴꽃 그림, 시인 이근배(72)의 벼루, 시인 정진규(73)의 서화첩, 소설가 조정래(69)의 찻잔, 소설가 최인호(75) 등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남성 작가 8명의 애장품도 선보인다  전시 기간 토요일마다 오후 2시에 강연회가 열린다. 박완서에 대해 집중 탐색하는 강연과 남성 작가들의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는 강연이 절반씩 준비된다.  문학관은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문을 연다. 입장료는 어른 5000원, 학생 3000원이다. 10명 이상의 단체는 1000원이 할인된다. 02-379-3182  realpaper7@newsis.com 

 박완서의 딸인 수필가 호원숙(58)씨는 '엄마의 물건'이라는 글을 통해 "엄마의 삼층장 서랍 깊숙이에 할머니의 오래된 공책이 있었다. 조상들의 기제사 날짜를 기입해 놓고 손자들에게 공부를 가르쳤던 할머니의 공책은 엄마가 버리지 않아 살아남은 물건들"이라며 "엄마가 간직한 물건에는 엄마가 물려주고 싶은 정신이 흐르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강 관장은 "이번 전시는 치열한 작가정신을 지니고 마지막 날까지 삶의 진정성을 탐구하던 위대한 작가 박완서 선생에 대한 오마주"라며 "남은 자들의 상실감과 추모의 정을 담은 사랑 어린 추모의 제의"라고 소개했다.

 영인문학관은 이와 함께 소설가 장용학(1921~1999)의 희귀 육필원고와 유품을 처음 공개한다.

 또 김훈(64)의 몽당연필, 시인 성춘복(76)의 조각도구, 소설가 유현종(72)의 디스켓, 소설가 윤후명(66)의 엉겅퀴꽃 그림, 시인 이근배(72)의 벼루, 시인 정진규(73)의 서화첩, 소설가 조정래(69)의 찻잔, 소설가 최인호(75) 등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남성 작가 8명의 애장품도 선보인다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제가 수녀님을 알고 지낸 지 몇 년이나 되었나 새삼스럽게 꼽아보니 어쩔 수 없이 그 힘들었던 88년이 기점이 되는군요. 88년을 생각하면 자다가도 '아' 소리가 나올 적이 있을 만큼 아직도 생생하고 예리하게 가슴이 아픕니다. 그러나 수녀님이 가까이 계시어 분도수녀원으로 저를 인도해 주신 것은 그래도 살아보라는 하느님의 뜻이 아니었을까 늘 생각하고 있습니다."  작가 박완서(1931~2011)가 2005년 11월12일 강원 속초의 호텔에 머물며 절친한 이해인(67) 수녀에게 보낸 편지의 일부다. 1988년 남편과 외아들을 잇따라 잃고 가톨릭에 귀의한 아픔이 절절하게 배어있다.   박완서 1주기를 맞아 서울 평창동 영인문학관(관장 강인숙)이 5월4일부터 6월30일까지 '엄마의 말뚝 -박완서 1주기전'을 마련한다.  고인의 유족과 영인문학관이 손을 잡고 기획한 전시회에는 처음 선보이는 자료들이 많다.  조각가 이영학(63)이 만든 청동 두상, 이상문학상 수상소감을 쓴 원고, '아이고 하느님!'의 원고, 고인이 문학평론가인 강인숙(79) 영인문학관 관장에게 보낸 편지, 자녀들에게 보낸 편지의 원본 등이다.  박완서와 남편 호영진(1988년 작고)이 1953년 결혼식을 올리면서 찍은 영상은 사료적 가치도 크다. 6·25 동란 직후 결혼식을 영상 기록물로 남긴 것은 이례적이다. 초소형 6㎜필름으로 촬영한 5분 가량의 영상은 최근 MBC가 디지털 복원했다.  고인이 자기 작품의 어휘를 풀이한 원고와 함께 장보기 메모, 아이들에게 급히 남기고 외출한 짤막한 메모 등은 생생한 삶의 궤적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가족사를 많이 다룬 작가인 만큼 가슴에 먼저 묻은 아들을 비롯해 어머니, 삼촌, 오빠 등 작품 속에 많이 등장하는 가족들과 관련한 자료들도 눈길을 끈다.  고인의 젊은 시절 사진 20여점, 입었던 옷, 사용하던 장신구, 신혼 초에 쓰던 그릇세트, 정원을 손질하는 가위, 호미, 재봉틀도 선보인다. 문학의 질료가 된 박완서의 사생활을 엿볼 수 있는 소품들이다.  박완서의 딸인 수필가 호원숙(58)씨는 '엄마의 물건'이라는 글을 통해 "엄마의 삼층장 서랍 깊숙이에 할머니의 오래된 공책이 있었다. 조상들의 기제사 날짜를 기입해 놓고 손자들에게 공부를 가르쳤던 할머니의 공책은 엄마가 버리지 않아 살아남은 물건들"이라며 "엄마가 간직한 물건에는 엄마가 물려주고 싶은 정신이 흐르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강 관장은 "이번 전시는 치열한 작가정신을 지니고 마지막 날까지 삶의 진정성을 탐구하던 위대한 작가 박완서 선생에 대한 오마주"라며 "남은 자들의 상실감과 추모의 정을 담은 사랑 어린 추모의 제의"라고 소개했다.  영인문학관은 이와 함께 소설가 장용학(1921~1999)의 희귀 육필원고와 유품을 처음 공개한다.  또 김훈(64)의 몽당연필, 시인 성춘복(76)의 조각도구, 소설가 유현종(72)의 디스켓, 소설가 윤후명(66)의 엉겅퀴꽃 그림, 시인 이근배(72)의 벼루, 시인 정진규(73)의 서화첩, 소설가 조정래(69)의 찻잔, 소설가 최인호(75) 등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남성 작가 8명의 애장품도 선보인다  전시 기간 토요일마다 오후 2시에 강연회가 열린다. 박완서에 대해 집중 탐색하는 강연과 남성 작가들의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는 강연이 절반씩 준비된다.  문학관은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문을 연다. 입장료는 어른 5000원, 학생 3000원이다. 10명 이상의 단체는 1000원이 할인된다. 02-379-3182  realpaper7@newsis.com 

 전시 기간 토요일마다 오후 2시에 강연회가 열린다. 박완서에 대해 집중 탐색하는 강연과 남성 작가들의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는 강연이 절반씩 준비된다.

 문학관은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문을 연다. 입장료는 어른 5000원, 학생 3000원이다. 10명 이상의 단체는 1000원이 할인된다. 02-379-3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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