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교' 음모-전라노출에만 주목하면 안되는 이유(씨네리뷰)
첫선 '은교' 단순한 '롤리타' 아니다..가슴울린 탄탄한 작품성
이 정도로 파격적이면서 가슴까지 울린 영화는 없었다.
영화 '은교'(감독 정지우)가 18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박범신 작가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은교'는 소녀의 싱그러움에 매혹 당한 70세 위대한 시인 이적요(박해일), 스승의 천재적 재능을 질투한 35세 제자 서지우(김무열), 위대한 시인을 동경한 17세 소녀 은교(김고은), 서로 갖지 못한 것을 탐하는 세 사람의 사랑과 욕망, 질투를 그린다.
'은교'는 70세 노인과 17세 소녀의 사랑과 욕망을 그린 파격 소재로 개봉 전부터 많은 관심을 불러모았다. 그러나 영화 주제와 내용은 육체적인 욕망보다는 '아름다운 사랑'에 초점을 맞췄다. 두 사람의 이뤄질 수 없는 사랑에 저절로 가슴이 먹먹해지며 눈물을 흘리게 된다.
소재가 소재이니만큼 박해일 김무열 김고은의 수위 높은 정사신이 시선을 모은다. 70대 노시인 이적요가 30대 모습의 자신(박해일)과 17세 은교(김고은)의 정사를 상상하는 장면에서 정사신이 나온다. 35세 서지우와 17세 은교 정사신에서 김무열과 김고은이 전라 베드신으로 높은 수위를 선보인다. 심의 반려된 예고편에 등장했던 정사신은 극중 35세 서지우 역의 김무열과 17세 은교 역 김고은이 찍은 이 베드신으로 과연 심의 반려될 만했다.
영화는 박해일의 성기와 김고은의 음모를 그대로 노출하는 리얼리티로 충격을 안기기도 한다. 박해일 성기 노출은 이적요가 자신 집에서 홀로 옷을 벗는, 첫 장면에서 스쳐 지나가듯 잠깐 나온다. 박해일과 김고은 정사신에서는 성기 노출이 없으며 노출 수위도 높지 않다.
35세 서지우(김무열)와 17세 은교 정사신에선 김무열과 김고은이 전라 베드신으로 높은 수위를 선보인다. 이적요의 집 지하에서 이뤄진 이 베드신에서 신예 김고은의 음모가 노출됐으며 베드신 수위 역시 영화 '색,계'처럼 다소 파격적이다.
노출 수위가 높지만 '은교'는 남녀 배우들의 성기 노출이나 음모 노출에 초점이 맞춰져서는 안 될 작품이다. 데뷔작 전도연 최민식 주연 영화 '해피엔드'로 파격적인 드라마와 섬세한 심리 묘사를 선보인 정지우 감독의 밀도 있는 연출력이 돋보이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정지우 감독은 '해피엔드'에서 주인공들의 농밀한 내면 연출과 파격적인 드라마로 관객과 평단에게 호평 받았다. 그 연출력이 한층 업그레이드 돼 '은교'에서도 빛났다. 이적요와 은교, 서지우 세 사람의 심리 묘사가 농밀하다.
70세 노시인 이적요는 단순히 소녀 은교를 품기 위한 욕망이 아닌 진실된 사랑을 보인다. 은교 역시 자신의 아픔과 슬픔을 어루만지고 달래주는 70세 이적요를 사랑하게 된다. 영화는 단순히 성인 남자가 어린 소녀에게 성욕을 느끼는 '롤리타 콤플렉스'를 보여주는 게 아닌 이뤄질 수 없는 노인과 소녀의 순수한 사랑 이야기로 관객의 가슴을 움직인다. '은교'는 사랑과 순수함으로 관객에게 감동을 안겨 가슴을 먹먹하게 하고 눈을 적신다.
매일 8시간이 넘는 특수분장을 거쳐 70세 노인으로 변신한 '국민 시인' 이적요 역의 박해일은 겉모습뿐 아니라 은교를 만나 흔들리는 위대한 시인의 내면을 깊이 있게 표현했다. 이적요의 제자이자 소설가 서지우 역을 맡은 김무열은 스승 이적요를 아버지처럼 모시며 존경하지만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그의 천재적 재능과 은교에 대한 질투로 점점 변하는 복잡한 심리를 세밀하게 보여준다.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을 펼친 은교 역의 신예 김고은은 20세라는 어린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과감하고 파격적인 연기력을 뽐냈다. '해피엔드'에서 1990년대 청순미 아이콘으로 불리던 전도연의 숨어있던 관능미를 끄집어내 그녀를 최고 여배우로 성장시킨 정지우 감독의 '여배우를 보는 심미안'이 또 다시 입증됐다.
러닝타임 129분. 청소년관람불가. 26일 개봉.
[뉴스엔 홍정원 기자]
홍정원 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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