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트 찢어질 롯데 최대성 광속쇼에 '도가니'
[데일리안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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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개막전에 등판한 최대성. ⓒ 롯데 자이언츠 |
157km-153km-154km…
155km를 상회하는 광속구는 투수들의 로망이자 최대 히트상품이다. 아무나 던질 수 없는 희귀한 공이기에 희소가치 만큼이나 관중들의 탄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
'파이어볼러' 최대성(27·롯데)이 4년 만에 펼친 강속구 쇼에 사직구장에 꽉 들어찬 팬들은 연신 뜨거운 탄성을 내질렀다. 최대성은 7~8일에 걸쳐 부산 사직구장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한화와의 개막 2연전에서 시속 155km 내외의 강속구를 거푸 뿌려대며 롯데 2연승에 힘을 보탰다.
공익근무 요원으로 병역 의무를 이행하기 전부터 150km대 후반의 강속구를 자랑했던 최대성은 재활을 끝내고 오른 4년 만의 등판에서도 포수 미트를 찢을 것 같은 157km의 강속구를 꽂으며 보는 이들로 하여금 혀를 내두르게 했다.
개막전이 열린 7일엔 3-1로 앞선 6회초 1사 2,3루 위기에 등판, 7개의 직구를 내리 꽂았다. 최고구속은 157㎞, 가장 느린 직구가 146㎞였다. 150km가 넘지 않은 직구는 4개에 불과했다. 1이닝 동안 안타 2개를 맞았지만 실점 없이 막아내고 승리에 일조하며 귀중한 홀드도 따냈다.
양승호 감독은 "팔꿈치 수술을 했기 때문에 당분간 20개 이상 던지게 하지 않을 계획이다. 얻어맞더라도 정신적으로 무너지면 안 된다. 개막전에도 위기 상황에 올린 것은 스스로 위기를 극복해보라는 의미였다"고 설명했다.
8일(최고구속 154km)에도 13개를 던지면서 8개를 직구로 뿌리며 1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직구 평균 시속이 151.75km에 달했고 단 1개의 직구만 150km가 넘지 않았다. 최고 시속보다 더 눈길이 가는 직구의 평균 구속이다.
어디 내놓아도 밀리지 않는 정교함과 장타력을 지닌 한화 클린업트리오 장성호·김태균·최진행도 최대성의 빠른 직구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 적장인 한화 한대화 감독도 "볼이 정말 빠르고 좋았다. 그 정도면 승리 계투조로 뛸 수 있을 것"이라고 최대성의 강속구를 인정했다.
경기 후 "100%의 힘으로 던지지 않았다. 제구에 중점을 두고 시속을 조금 줄였다"고 했으니 구속 자체는 더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신체조건(183cm·98kg)이 뛰어난 편은 아니고, 어깨나 손목 힘이 특별히 더 좋은 것도 아니라고 한다. 최대성도 "어떻게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지 그것은 나도 모르겠다"고 말한 바 있다.
부산고를 졸업하고 2004년 2차 2라운드 9순위로 롯데에 입단한 최대성은 '파이어볼러'라는 장점 하나만으로 계약금 1억원을 받았을 정도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문제는 제구와 부상, 그리고 실전 마운드에서의 마인드였다. 5시즌을 뛰는 동안 83경기에 나와 4승6패1세이브에 그친 것도 이런 탓이다.
문제가 됐던 팔꿈치는 수술 후 재활까지 마쳐 현재 통증은 없다.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하체 근육도 키웠다. 과거에는 왼 다리를 들어 올리자마자 공을 던졌지만, 지금은 오른발에 힘을 모아 하체 위주의 피칭을 하는 등 투구폼에도 수정을 가했다.
아직 제구가 불안하긴 하지만 "구속 보다 제구에 더 신경 쓰고 있다. 슬라이더 등 변화구 제구력 끌어올리기에 전념할 것"이라고 말한다. 자신의 단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최대성은 부담스러운 개막 2연전에서 보완과 발전에 대한 기대를 심어줬다.
롯데는 최대성을 미래의 마무리 후보로 품고 있다. 과거에도 그랬다. 한때 야구관계자들과 롯데 팬들 사이에서는 최동원-박동희를 이을 롯데의 우완 파이어볼러로 기대를 모았다. 2007년 높은 기대치에 따른 부담으로 마운드에서 너무 생각이 많았다.
하지만 이젠 자신의 공을 믿고 필살기인 강속구 위력을 배가시키기 위해 마인드도 뜯어고쳤다. 아직 이룬 것도 없지만 관중들 반응에 으쓱해 절대 자만하지 않겠다는 각오는 비장하기까지 하다. 몸과 마음을 뜯어고친 최대성의 성장 속도는 연일 뿌려댔던 강속구만큼이나 빨라질 전망이다.[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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