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김용민 감싸기' 인권변호사 출신 맞나?

2012. 4. 5.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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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김현 기자]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가 성적 욕설 등으로 파문이 일고 있는 김용민 민주통합당 노원갑 후보를 두둔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나는 꼼수다'(나꼼수) 패널인 김용민 민주통합당 노원갑 후보는 최근 2004~2005년 인터넷 성인방송에 출연, 막말과 욕설은 물론 성적 비하 등의 표현을 거침없이 쏟아낸 것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이에 새누리당은 물론 민주통합당 등 야권 내에서도 비판론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유독 이 대표만이 김 후보를 감싸고 있다.

이 대표는 4일 자신의 트위터에 "김 후보의 예전 발언이 문제"라며 "진보인사도 여성인권의식이 낮을 수 있지만 문제를 바로보고 스스로를 바꾼다면 젊잖은 새누리당 후보에 비할 수 없이 낫다고 본다"며 "나는 김용민을 신뢰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5일에도 "나는 진지한 반성과 변화의 결심이 확고한 진보인사라면 여성인권도 진보의 시각에서 인식할 수 있다 보고, 지금의 김용민 후보는 그럴만한 사람이라 판단한다"고 재차 '김 후보 감싸기'에 열중했다.

◇ 4.11총선 새누리당 여성비례대표 후보들이 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김용민 민주통합당 서울 노원갑 후보의 과거 막말 발언과 관련해 "변태, 성도착 발언 김용민 후보는 즉각 사퇴하라"고 밝히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 민주노동당 이정희 신임 대표가 지난 2010년 7월 22일 오전 인천시 계양구 계산역 앞에서 국회의원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인숙 후보와 함께 한나라당 강용석 의원의 성희롱 발언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통진당 내에서도 "이정희 제발 좀 자제하라"

이로 인해 이 대표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물론 당내에서조차 쓴소리가 나오고 있다.

조윤선 새누리당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진보인사기만 하면 여성인권의식이 이렇게 낮아도 괜찮느냐"며 "여러 여성단체에서도 김용민의 저질 성폭력 발언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라고 하는데도 이 대표는 김 후보를 신뢰한다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조 대변인은 "제대로 된 검증과정도 없이 부정과 조작경선으로 얼룩진 민주당과 통진당 두당연대의 공천과정에서 이런 후보를 내세우는 것도 모자라, 언어 성폭력에 대한 사과와 공천취소는커녕 김 후보에 대한 옹호 발언을 하는 것은 대한민국 유권자에 대한 모욕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통진당의 한 당원은 이날 통진당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이정희는 제발 좀 자제하시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 "화가 나서 처음으로 대표 타이틀을 빼고 말한다"며 "김용민 저질 막말사태에 대해 같은 편이야 위로하고 감싸주고 별일 아니다고 그냥 덮고 갈 순 있지만 동영상을 지역 유권자들이 봤을 때는 180도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화합계파]통합+진보당'이라는 필명을 쓴 이 당원은 "그런데 이정희는 '그를 신뢰한다'고 트윗을 남겼다. 그냥 '안타깝다' 정도로 표현하고 가만히 있어야 할 일에 왜 일부러 나서서 비난을 받느냐. 그게 당의 대표로서 잘한 처신이냐"며 "그렇게 무책임한 개인적 의견을 제시하는 게 대표로서 할 일이냐"고 따져물었다.

이 당원은 이어 "지금은 막말논란을 잠재우고, 그 옆 지역구로 악재가 퍼지는지 예의주시하면서 최대한 수도권을 비롯한 야권 전체가 피해보는 것을 막아야 하는데 '신뢰드립'이 부동층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느냐"면서 "정말 이정희에게 실망이다. 지난번 사건보다 더"라고 말했다.

'[난영소파]이산학'라는 필명의 당원도 "저렇게 미친, 썩어 문드러진 새누리당을 우리는 이기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혼자서 새누리당을 이기고 있다"며 "정당의 필요성에 더해 통진당이 진정 집권정당이 되길 원하는 당원이라면 51% 시민들이 원하는 수준의 모든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가세했다.

이 당원은 "민주, 정의, 개혁, 진보를 입에 담는 정당이라면 내뱉은 말에 상응하는 행동과 생각이 따라야 한다. '새누리당보다 낫다'고 자위해봐야 51%는 절대 넘을 수 없다"면서 "비록 진보정당 당원이기는 하나 나 같은 사람을 감동시키지 못하고, 지지할 수 없게 내버려 둔다면 우리가 꿈꾸는 51%는 요원한 꿈으로만 존재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인권변호사 이정희의 '성추문 이중 잣대'

여성과 인권을 우선했던 법조인 출신인 이 대표의 성추문에 대한 '이중 잣대'는 이번만이 아니다. 이 대표는 자당 비례대표 후보인 정진후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의 '민주노총 간부 전교조 교사 성폭력 사건' 축소.은폐 의혹이 불거지면서 사퇴 논란이 일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 사건은 2008년 이석행 전 민주노총 위원장을 수행하던 김모씨가 이 전 위원장 도피생활을 돕던 전교조 소속 이모 교사를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사건이다. 진보 논객인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통진당이 정 전 위원장을 개방형 비례후보로 결정하자 "강간미수 사건을 조직적으로 은폐, 축소한 사람"이라고 통진당을 강도높게 성토한 바 있다.

당시 이 대표는 "정 전 위원장은 성폭력 사건 당시 (사건 해결을 위해) 노력했던 사람"이라며 "공직을 하기에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피해자측이 2차 가해자들의 징계가 미흡했다고 말하는데, 위원장이라고 해도 징계위원회의 판단에 직접 관여할 수 없는 것은 조직의 원칙에 따라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며 철저하게 정 전 위원장을 감쌌다.

이 대표는 또 2007년 계열사 여기자에 대한 성추행 전력이 있던 윤원석 경기성남 중원 후보가 거센 사퇴 여론에 의해 사퇴를 할 때까지도 별다른 입장을 내놓은 바 없다.

이 대표의 이 같은 태도는 강용석 무소속 의원의 '아나운서 비하' 발언 파문 당시와 너무나 대조되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2010년 7월 22일 당시 한나라당 소속이었던 강 의원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해 '성희롱.성폭력 예방대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또 지난 해 8월 국회 본회의에서 강 의원 제명안이 부결된 이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강 의원 제명안은 성범죄자를 국회에서 내쫓는 지극히 정당한 일을 해야 하는 것이었다"며 "부결된 것 자체가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고 격분하기도 했다.

네티즌도 "이정희 '김용민 신뢰' 진심이라면 정계은퇴해야"

네티즌들도 이 대표의 이 같은 모순적 태도를 질타하고 있다. 'twitteist'라는 트위터러는 "통진당은 성폭행 비호당인듯. 민노총 간부의 전교조 여성 강간미수를 은폐한 사람을 비례후보로 공천하더니 이정대표는 여성비하 저질막말 김용민을 비호하네요"라며 "민통, 통진당은 서로 정책은 달라도 성폭행 비호는 한마음"이라고 힐책했다.

트위터러 'logosmapping'는 "김 후보의 성발언에 대한 논란을 두고 이를 두둔했던 이 대표의 발언이 진심인지, 실언인지 묻고 싶다"며 "진심이라면 정계은퇴를 해야 한다. 가치관의 문제라 생각한다. 개인의견을 존중하지만 국회의원으로서 부적절한 가치관을 지녔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pyein2'는 "이정희, 강용석 제명안 국회에서 부결되자 '성범죄자를 국회에서 내쫓는 것은 지극히 정당한 일이다. 부결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한 반면 김용민의 강간살해 발언에 대해 '저는...'"이라고 지적했다.

'pusanman78'도 "김 후보의 경우는 발언이 너무 심한데, 그런 분이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되면 제2의 도가니 사태, 나영이 사건 등이 일어날까 두렵다"며 "이 대표도 참 딱하다. 강간 등을 운운하는 분을 믿는다고 하면 어떡하느냐"고 우려를 표명했다.

반면 'funronga' 등 일부 진보 진영 네티즌들은 "소중하고 여리고 작고 착한 이정희를 잃었고 지금 또 하나인 김용민을 잃을순 없다"면서 "잘못을 하고 그 잘못을 진정으로 사과하고 머리 숙이는데 돌 던질 수는 없다. 더욱 힘내서 정진하길 바란다"고 이 대표 등을 두둔했다.[데일리안 = 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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