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도 민주당도 총선 공약에 '성장' 실종

최형석 기자 2012. 3. 23. 03:0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새누리 절반이상이 복지공약, 기업 관련은 '대기업 때리기' 민주 강령 1항이 경제 민주화, 세부 공약엔 무상 의료·급식 전문가들 "성장없는 복지 우려.. 국민이 실제 원하는 건 일자리"

책임 있는 국정을 운영해 본 세계의 정치 지도자들은 성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을 잊지 않지만, 19대 총선을 앞둔 우리 정치권에선 성장 공약이 사라졌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무상보육, 비정규직 해소 같은 복지 정책을 경쟁적으로 발표하면서도 그런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 '자금줄'이 되어줄 경제성장 전략에 대해선 밑그림조차 내놓지 않고 있다.

새누리당은 정강(政綱) 정책 제1항에서 '행복한 복지국가 건설'을 강조했다. 정책 자료집 가장 앞 페이지엔 '10대 맞춤 복지 정책'이 자리 잡고 있다. 자료집의 절반 이상이 복지 공약이고, 기업 관련 공약이라고는 이른바 '대기업 때리기' 정책뿐이다.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새 강령·정책 제1항에서 '경제 활동의 성과가 국민 모두에게 돌아가는 경제 민주화 실현'을 내걸었다. 세부 공약으로는 반값등록금·무상의료·무상급식·무상보육 실현, 기초노령연금 급여 2배 인상과 소득세 최고세율 적용기준 하향 조정 등을 제시했다.

이는 4년 전 18대 총선과는 정반대다. 당시 새누리당의 44대 공약 중 첫 번째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 만들기'였다. 민주통합당의 전신인 민주당은 당시 300대 정책과제 중 '6%대 경제성장 달성'을 가장 먼저 꼽았다.

이번 총선에서 성장 실종 공약이 이어진 데 대해 재계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22일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한덕수 무역협회장 등 경제 5단체장을 포함한 60여명의 경제단체장들은 과도한 기업 규제와 복지 정책을 반대하는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정치권의 복지 포퓰리즘적 공약 경쟁이 지속 성장에 도움이 안 되고, 기업에 대한 반감이 결국 투자·고용 확대에 걸림돌이 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성장 없는 복지는 '허물어질 모래 위에 쌓은 집'이라고 입을 모은다. 성장률이 낮아 세금이 덜 걷히는데, 복지 확대로 국가부채만 쌓이면 그 끝은 그리스처럼 국가 부도 위기에 몰리는 것이라는 뜻이다. 현진권 아주대 교수는 "복지를 확대하려면 세금을 올려야 하는데 성장에 대한 계획 없이 세금만 올리면 잠재 성장률은 1~2% 대로 추락할 것"이라며 "정치권이 복지만 떠들지 이런 부분에 대한 진지한 고찰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고위 관료 출신의 금융계 고위관계자는 "국민이 복지보다 더 원하는 것은 일자리"라며 "일자리는 경제가 성장해야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경제 양극화가 심화된 상황에서 복지 확대가 필요하고, 장밋빛 성장 목표로 국민들을 현혹시켰던 악습도 피해야 한다. 하지만 경제 정책은 성장과 복지 중 어느 한쪽에 치우침 없이 적절한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유럽 재정위기와 중국 경기의 둔화 등 여전히 대외 경제 환경이 불안한 가운데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도 심상치가 않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1분기(1~3월)에 전분기 대비 1.3% 성장한 경제는 계속 성장이 둔화돼 작년 4분기(10~12월) 성장률은 0.4%까지 떨어졌다. 22일 골드만삭스·모건스탠리 등 국제 투자은행(IB)들은 올해 우리나라가 3.3%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작년 7월 예상한 4.4%보다 1.1%포인트 낮은 수치다.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통해 일자리를 만드는 게 가장 큰 복지"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핫 뉴스 Best

  • 여자들 로망 에르메스눈앞에서 척!

  • 가사도우미·발렛파킹?아파트가 얼마길래

  • 돼지 똥에서 금 쏟아진다고? 정읍이 들썩들썩

  • 김우중씨 차남, 작전주에 투자했다 36억원 날려

  • '요즘 누가 새차 사?' 불티나는 중고차 시장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