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 성희롱 고대 교수 "여행경비·술값도 내라"

2012. 3. 21.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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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지도교수가 상습 성희롱" 고대 박사과정 학생 폭로

고려대 대학원 박사과정에 재학중인 여학생들이 지도교수가 상습적으로 성희롱을 하고 해외여행 동행, 음식값 지불 등을 강요했다며 공개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고 나섰다.

고려대 대학원총학생회는 지난 19일부터 서울 안암캠퍼스 안 여러 곳에 이런 고발 내용을 담은 대자보를 붙였다. 최근 교내 양성평등센터와 교원윤리위원회에도 여학생들의 피해 내용이 신고돼 조사위가 꾸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여학생인 김아무개씨와 박아무개씨는 21일 <한겨레> 기자와 만나 "지도교수가 논문 지도 등을 이유로 모텔을 예약하라고 했으며, 모텔에서 놀다 가자고 하는 등 성적 수치심과 모욕감을 느끼게 하는 발언을 수차례 해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논문 지도 때나 술자리 등에서 해당 교수가 여학생 허벅지 등을 더듬는 경우가 다반사였으며, 전공과는 무관한 성적인 내용이 담긴 이메일을 상습적으로 보냈다"고 말했다. 그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학술적 목적과는 상관없는 중국 여행에 동행하도록 하고, 교수의 여행 경비까지 학생들이 부담하게 했다고 밝혔다. 김씨와 박씨는 지도교수가 평소에도 논문 지도나 저녁 모임 자리에서 청구된 술값·음식값을 학생들이 내도록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도교수가 조교비를 사적인 용도로 사용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교수 요구로 가짜 연구조교 서류를 제출했고, 계좌로 이체받은 조교비를 현금으로 뽑아 다시 교수에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논문 지도 빌미 술자리몸 더듬고 경비 떠넘겨"조교비 사적 유용도 주장

총학생회는 대자보를 통해 "이러한 횡포에 참다못한 학생이 이의를 제기했지만, 논문 지도와 심사에서 불이익을 주고 노골적으로 따돌림을 조장했었다"며 "지금도 교수 쪽이 고발자로 추측되는 학생들을 회유·협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총학생회 관계자는 "양성평등센터 조사기간은 최장 60일, 교원윤리위는 최장 90일"이라며 "사실관계를 파악해 징계에 이르기까지는 꽤 긴 시간이 걸리므로, 학교 쪽은 즉각 지도교수 변경이나 해임 등을 통해 학생 보호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총학생회는 향후 교내 여학생위원회, 단과대 학생회 등과 공동으로 이 문제에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겨레>는 이날 해당 교수에게 학생들 주장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했으나, 이 교수는 "아직 대자보를 보지 못해 정확한 내용을 알지 못하고, 총학생회가 문제제기를 하면서 나한테는 어떤 연락도 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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