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동네상가 웃음꽃 피운 '마치콘' 열풍

2012. 3. 19.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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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진 이후 연인 찾는 젊은이 늘어…불황에 소비 촉진에도 도움

지난 18일 저녁 도쿄의 최대 번화가인 시부야의 한 카페.

젊은 남녀 30여 명이 30평 남짓한 공간을 가득 메우고 술을 마시며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누가 소개해주면 부담스럽잖아요. 이곳저곳 다니면서 맘에 드는 남자들을 만날 수 있어서 편하고 좋아요." 친구와 같이 왔다는 회사원 이시이 도시에 씨(22)는 30분 정도 대화를 나누더니 "옆 건물에 괜찮은 남자들이 많대요"라며 서둘러 자리를 떴다.

올 들어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마치콘(街コン)' 현장이다.

바로 옆 건물 지하의 이자카야(선술집) 입구에는 '여러분의 만남에 건배!'라는 안내판까지 걸려 있다. "가뜩이나 불경기인데 마치콘 덕분에 매출이 늘어서 좋습니다. 가게 홍보도 되고 여러모로 큰 도움이 됩니다." 주인 히데 하라구치 씨(41)는 "지난달에 열린 행사에서는 수입이 평소보다 2배 이상 늘었다"며 음식 서빙을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

'마치콘'이란 거리 또는 지역을 뜻하는 '마치(街)'와 맞선, 미팅 등을 의미하는 '고콘(ごうコン)'을 결합한 합성어. 우리 말로는 '동네 단체미팅' 혹은 '거리 맞선' 정도가 적당하다. 상점가나 유흥가에서 수백 명 심지어 수천 명이 모여 음식점과 술집 등을 돌아다니며 펼치는 미팅이다. 주최는 주로 상가번영회나 마을 자치모임에서 담당한다. 간혹 지방 소도시에서는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나서는 경우도 있다.

특정 지역에서 마치콘이 개최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 젊은 남녀들이 참가 신청을 한다. 참가비는 남자 6000엔, 여자 4000엔 선. 정해진 시간 동안 행사에 참가한 상점에서 맘껏 식사와 음주를 즐길 수 있다. 참가자 식별을 위해 손목엔 밴드를 착용한다.

물론 식사와 음주보다 중요한 목적은 행사에 참여한 이성과의 만남. "어차피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다 짝을 찾고 싶어 온 거예요. 부끄러울 게 없죠. 편하게 이야기하다 마음이 통하면 서로 연락처를 교환합니다." 지방에서 열린 마치콘에도 참가해 봤다는 우아이 고스케 씨(28)는 "한 번 참가해 다양한 여성을 만날 수 있어 선택의 폭이 넓은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마치콘 열풍에는 동일본 대지진 이후 젊은 층의 인식 변화도 큰 몫을 하고 있다. 그동안 일본 젊은 층 사이에는 경제적 이유뿐 아니라 간섭받기 싫다는 이유로 결혼을 피하는 풍조가 만연했다. 하지만 대재앙을 겪으면서 독신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것. 센다이 출신인 다케시마 히로코 씨(32)는 "아직도 여진이 올 때마다 불안해진다"며 "서로 위로와 버팀목이 될 수 있는 동반자를 만나고 싶어 마치콘을 찾는다"고 말했다.

마치콘은 2004년 도쿄의 위성도시 중 하나인 우쓰노미야시에서 시작됐다. 도쿄로 손님을 빼앗긴 음식점들이 모여 이벤트성으로 젊은이에게 미팅자리를 마련했는데 의외로 큰 호응을 얻었다. 이후 간헐적으로 지자체들이 지역경제도 살리고 지역 내 젊은 남녀에게 '기회'도 줄 겸 행사를 열어왔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국적으로 확대되기 시작하더니 올해는 열풍으로 표현될 정도로 성황이다.

마치콘 정보 전문사이트인 '마치콘재팬'에 게재된 올 상반기 행사만 300개에 달한다. 도쿄에서만도 76건이 마련됐다. 시부야의 경우 2월부터 매월 한 번씩 마치콘이 열리고 있다. 일본 최고의 부촌이자 번화가인 롯폰기와 긴자의 상점들도 마치콘 대열에 합류했다.

규모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올 들어 개최된 마치콘 중 1000명 이상 참가한 경우가 7건이다. 2월 25일 열린 히로시마 마치콘에는 무려 3100명이 다녀갔다. 당시 참가자의 절반 이상은 1시간 이상 떨어진 오사카, 고베 등 타지에서 온 젊은 층이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요시히 가즈마 마치콘재팬 사장은 "장기 불황으로 대부분의 상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마치콘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상가에서는 고객 유치를 위해 이벤트를 열려면 비용부담이 만만치 않다. 반면 마치콘은 상점에 이익을 가져다주고 홍보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요시히 사장은 "지역경제와 젊은 층에 모두 도움이 되는 건전한 이벤트로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마치콘이 다양한 형태로 개발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쿄 = 임상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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