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울링' 임현성 "송강호 넋놓고 보다 NG 낸 적 많아" [인터뷰]

2012. 3. 7.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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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경주 인턴기자] 어떻게 보면 푸근한 이웃집 아저씨 같다. 또 어떻게 보면 날카로운 눈빛을 지니고 있는 강한 인상의 사람 같다. 우리 주위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인상 같기도 하지만 또 어떻게 보면 한 번 보면 절대 잊을 수 없는 인상을 지니고도 있다.

이처럼 배우 임현성은 여러가지의 매력들이 모두 결합돼 있는 묘한 분위기를 지닌 배우였다. 그런 그가 영화 '하울링'에서 처음으로 형사 역할에 도전했다.

'하울링'은 승진에 목말라 있는 형사 상길(송강호 분)과 신참 여형사 은영(이나영 분)이 함께 늑대개 연쇄 살인 사건을 쫓아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 이 작품에서 임현성은 상길의 동료 형사로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모든 형사가 그렇진 않겠지만 '하울링' 속 상길의 동료들은 신참 여형사를 무시하고 구박하는 마초적인 형사로 그려지고 있는 것이 사실. 이런 마초적 형사 연기가 어렵지는 않았을까.

지난 5일 OSEN과 만난 그는 '마초적인 형사'를 연기한다기보단 조직 사회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일들이라 생각하고 연기에 임했다는 말을 전했다. 또 의경으로 군복무 했을 당시 형사들을 많이 본 경험이 형사 연기의 디테일한 면들을 살릴 수 있었다고 귀띔해주기도 했다.

"형사 연기는 처음이었는데 제일 초점을 맞췄던 것은 퉁명스럽게 던지는 느낌의 말투였습니다. 형사분들을 직접 만나본 적은 없지만 의경으로 복무하면서 담배 피는 곳에서 형사분들을 많이 만났었어요. 원래 디테일한 부분은 업무할 때 나오는게 아니라 담배 필 때 많이 나오잖아요(웃음). 그분들이 하는 얘기 등을 들어보면서 디테일적인 소스를 얻었습니다. 극 중 제가 맡은 형사는 시나리오를 봐도 느꼈지만 마초적이라기 보단 그때 그때의 상황에 맞춰서 행동하는 인물이에요. 만약 극 중 은영이 잘못을 하면 밑에 있는 애한테 눈치를 준다던지 등이요. 이런 행동들은 조직사회라면 흔히 있는 행동들이죠."

그는 '하울링'에서 처음으로 배우 송강호와 함께 호흡을 맞췄다. 평소 존경하던 배우 중 한 명이었다는 송강호를 보며 그는 넋을 놓고 있을 때도 많았다고. 그는 송강호의 완벽한 연기가 철저한 계산에서 나온 것인지 아니면 본능적으로 나오는 것인지 정말 궁금하다며 송강호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송강호 선배님은 본인보다는 작품을 먼저 생각하십니다. 사실 촬영 테이크를 여러 번 간 적이 몇번 있었어요. 형님의 연기를 보다가 넋을 놓고 봐서 타임을 놓친 적도 많았거든요(웃음). 그렇게 계속 NG를 내다보면 형님이 그러세요. '그럴때는 조금씩 바꾸지말고 확 바꾸라고'요. 그럼 제가 그러죠. '형님이랑 같이 하는데 그럴 수 있습니까. 너무 오래 걸릴 수도 있는데요.'. 그럼 또 형님은 이렇게 답하세요. '그게 무슨 상관이냐 영화를 찍는 건데' 라고요. 존경했던 분 중에 한 분인데 그분과 함께 했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었고 더 많은 것을 배운 것 같습니다. 지금도 정말 궁금해요. 선배님이 연기를 계산을 하고 하시는 건지 아니면 느낌대로 가는 데도 정확하게 맞추시는건지 말이에요.(웃음)."

중앙대학교 연극영화학과 98학번인 임현성은 같은 학교 출신의 배우 하정우와 매우 돈독한 사이로 유명하다. 대학시절부터 하정우와 친하게 지냈다는 임현성은 현재 영화 '범죄와의 전쟁:나쁜 놈들 전성시대'부터 영화 '러브픽션'까지 연이어 흥행에 성공하고 있는 하정우의 '승승장구'에 기쁜 마음과 함께 축하의 인사를 전했다.

"정우 형과는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친하게 지냈습니다. 사실 형이랑 친한데도 같이 대학다닌 기간은 1년 밖에 안되더라고요. 워낙 서로 군대 갔을 때 휴가를 나와서도 자주 보고 해서 그런지 감흥이 없었는데 정작 대학을 같이 다닌 지는 1년 밖에 안되서 재밌었습니다. 정우 형은 정말 재밌고 좋은 형이에요. 그런데 한번은 정우 형이 영화 '추격자'를 끝내고 형 집에 놀러갔는데 작은 망치를 들고 못을 박고 있더라고요. 그걸 들고 '왔어' 하는 데 섬뜩했습니다(웃음). 형은 고생도 많이 하고 노력도 많이 한 걸 알기 때문에 이렇게 잘 되는걸 보니 동생으로서 정말 축하해주고 싶어요."

임현성의 필모그래피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영화 '도가니'일 것. 당시 사회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며 흥행 돌풍을 이끌었던 '도가니'에서 임현성은 인권센터 간사 영훈으로 변신했다. 워낙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라 촬영 당시 이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갔을터. 그는 묻혀진 사건을 이슈화하고 싶었던 감독님의 당시 속마음을 대신 전해왔다.

"영화를 촬영하면서 감독님이 영화 자체가 무거워서 그걸 제일 많이 걱정하셨어요. 다행히 영화가 잘 되서 너무 좋습니다. 다만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라서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인데 오히려 아이들이 못 본다는게 좀 아쉬웠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 감독님은 영화가 잘 되는건 당연한 목표지만 그 이전에 이런 묻혀진 사건을 이슈화했으면 하는 의도가 컸던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연극을 본 후 연기자의 꿈을 키웠다는 그는 현재 정해진 롤모델이 없다고 밝혔다. 점점 배우 생활을 1년, 2년 해갈수록 이 생활을 하고 있는 모든 배우들에 대한 존경심이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란다."배우 생활을 1년, 2년 하면 일에 대해 느끼는 깊이가 생기는데 이를 다 견뎌내는 배우분들이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저는 정말 우리나라 배우들을 존경해요. 연기를 하면 할 수록 '대단한 배우들이구나'를 새삼 느끼게 됩니다. 우리나라 영화만 봐도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너무 많잖아요. 그런 것을 보면서 누구를 지칭해서 하는 것 보단 모두가 제 롤모델인 것 같습니다."

지난 2010년 중앙대학교 대학원 공연영상학과 연극전공에 입학한 그는 아직까지 학교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인터뷰 이후 학교를 가야한다며 웃어보인 그는 쉬지않고 생각을 하기 위해 학교 생활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그럼 그가 연출하는 작품을 곧 만날 수 있을까.

"연출은 단지 제 꿈입니다. 아직 구체적인 것은 하나도 없어요. 제가 연극 글을 썼는데 이걸 연출한다면 누구에게 부탁하기보단 제가 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해서 연출을 한 번 해보고 싶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글을 완성한건 아니에요(웃음). 마음 속 꿈입니다."

다양한 작품들을 거치며 많은 연기를 해 온 그지만 아직까지 못 해본 연기가 있다. 바로 악역. 그래서 그런지 임현성은 악역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살짝 전했다. 또 휴머니즘 영화도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한다고.

"악역은 항상 해보고 싶은 역할이에요. 하지만 그걸로 끝나고 싶진 않습니다. 배우라는 직업이 특수성도 가지고 있어야하지만 보편성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수영선수도 수영은 다 잘하지만 주종목이 있잖아요. 배우도 그런 것 같습니다. 악역을 하고 싶은 건 악역을 해보지 못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또 휴머니즘 장르도 좋아합니다(웃음)."

옛말에 이런 말이 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그는 기억에 남는, 그리고 그 기억이 오래 가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기억에 남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기억이 얼마나 오래 가느냐 인 것 같아요. 죽었는데도 불구하고 사후에 기억이 되다 못해 논문 연구대상이 되는건 배우로서 엄청나게 큰 영광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그렇게 된다면 정말 영광이고 행복할 것 같습니다."

trio88@osen.co.kr

< 사진 > 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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