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모럴해저드 "종일반만 받아요"

2012. 2. 26.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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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 안된 무상보육…정부지원금 없는 시간제반 운영 기피

서울 지역에서 대학 시간강사를 하고 있는 양 모씨(34)는 최근 어린이집을 찾아갔다가 분통이 터졌다. 원장으로부터 "아이를 종일반에 맡길 게 아니면 데리고 나가라"는 말을 들었다. 이유인즉슨 올해 0~2세 무상보육안이 시행되면서 종일반에 영유아를 맡기려는 부모들이 넘쳐나는 만큼 돈 안 되는 시간제는 받을 이유도, 능력도 없다는 것.

강의가 없는 날에만 아이를 맡겨오던 양씨는 "보육료 지원이 확대돼서 좋아했는데, 오히려 아이 맡길 곳만 없어졌다"고 토로했다. 전국 민간어린이집 1만5000여 개를 회원사로 둔 민간어린이집 분과위원회는 27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전국적인 집단 휴원에 들어가기로 했다. 정말 파업에 들어갈 경우 75만명의 아이들 부모들은 발을 동동 굴러야 한다.

선거를 앞둔 '초고속' 보육 복지의 폐해가 터져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 국회의 기습적인 0~2세 무상보육 예산안 처리로 촉발된 보육 복지 열풍은 급기야 24일 민간어린이집 동맹휴업 선언이라는 초유의 사태로까지 이어졌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포퓰리즘에 빠진 국회, 이에 중심을 못 잡고 끌려가는 정부, 이때 보육비 못 챙기면 바보라는 부모들, 여기에 더해 일부 몰지각한 어린이집까지 가세한 '합작품'이라고 입을 모은다.

국회가 첫 단추를 잘못 뀄다. 국회는 지난해 말 0~2세 영유아를 둔 가정에 대해 소득과 관계없이 최대 39만4000원을 지원하는 보육료 지원안을 기습적으로 통과시켰다. 맞벌이 부부 표심잡기가 목적인 셈이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내심 당혹스러워하면서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국회의 포퓰리즘적 행보에 발맞추고 있다. 결국 여론의 압박에 못 이겨 3~4세 누리과정 조기 도입과 0~2세 양육수당 지원 확대(소득 하위 70%)라는 추가 대책까지 내놔야 했다.

그러나 애초 목적이 불순(?)하다 보니 도덕적 해이를 비롯한 각종 부작용만 양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0~2세 영유아를 보육시설에 맡기려는 맞벌이 부부들이 급증했다.

지난 20일 기준 0~2세 보육 신청자는 20만8000명. 이달 말이 되면 최대 34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때 신청자 13만명의 2.6배에 달한다.

서문희 육아정책연구소 기획조정실장은 "보육료 지원이 오히려 장시간 보육시설이용을 부추기고 있다"며 "0~2세 영유아는 정서발달 면에서 보육시설에 보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공급이 한정된 상황에서 수요가 급증하다 보니 각종 폐해가 드러나고 있다.

보육료 전액 지원은 한 달에 11일 이상 하루 종일 시설을 이용하는 아이에게만 이뤄진다. 한 달에 이용일수가 5일 이내면 보육료의 25%, 6~10일이면 50%만 어린이집에 지원된다. 그렇다 보니 최근 어린이집들이 아이를 필요에 따라 잠깐 맡기는 시간제반 운영을 기피하는 경우가 많다.

'질 좋은' 어린이집을 둘러싼 자리 싸움도 치열해지고 있다. 정부에선 84만명 정원 중 74만명만이 채워진 상태라 여유가 있다는 입장이지만 실상은 다르다.

경기 용인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한 모씨(56)는 "최근 일부 유명 어린이집은 대기자 수가 폭증하고 있다"며 "어린이집을 둘러싼 억대 권리금 장사도 있다는 후문"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이해단체 내부의 이전투구도 어린이집 파행 운영에 한몫했다는 점에서 비난을 피해가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는 27일 민간어린이집의 대표를 뽑는 민간분과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있다. 현 위원장을 필두로 5명의 후보가 입후보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현 지도부가 지지세력을 결집하고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동행휴업이라는 극단적인 카드를 꺼내들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전정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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