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에게] 투표용지에 '나는 기권' 밝힐 수 있어야

2012. 2. 21.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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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투표용지에는 유권자들이 반드시 원하는 후보에게 도장을 찍게끔 되어 있다. 그렇다면 원하는 후보가 없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대부분의 유권자는 무효표를 내거나 투표장에 가지 않는다. 이러한 결과는 '투표율이 저조하다' '정치에 대한 관심이 없다'는 해석만 가능할 뿐 유권자의 기권 의사를 정확히 반영하기 어렵다.

해외 선거 제도 중에 'NOTA(None Of The Above)'가 있다. '어느 후보도 뽑지 않겠다'는 기권란을 추가하거나 어떤 후보에게도 기표하지 않은 빈 투표지를 합법적으로 인정하여, 유권자들의 기권의사를 반영하는 제도이다. 현재 스페인 , 스위스 , 미국 의 네바다주 등 여러 곳에서 실시하고 있다.

NOTA제도는 정치에 대한 체온계 역할을 한다. 몸에 이상이 있을 때는 체온이 올라가고 정상일 때는 36.5도를 유지한다. 마찬가지로 현 정치에 문제가 많다면 '뽑을 후보 없음'이라는 기권란이 득표하는 수가 많아질 것이고 정치가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득표수는 일정 비율을 유지할 것이다. 이것은 정치인과 정당에 대한 견제 역할이기도 하다. 기권표의 비중이 높아지면 당선자의 대표성이 떨어진다. 따라서 정당과 정치인들은 기권표를 의식하여 좋은 정책을 실시하고 기권란에 표를 잃지 않을 수 있는 좋은 후보자를 내세우기 위해 노력을 할 것이다.

NOTA제도는 선거운동에 흔히 보이는 네거티브 공방을 방지하여 선진적인 선거운동을 가져온다. 투표율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저조한 투표율의 가장 큰 원인은 유권자들이 선뜻 찍을 후보가 없다는 데 있을 것이다. 기권란이 도입된다면 찍을 후보가 없는 사람들도 투표장에 와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을 것이고 투표율은 전보다 높아질 것이다.

하지만 NOTA제도는 보완해야 할 몇 가지 문제가 있다. 그 중 하나가 '과연 유권자들이 기권란에 기표를 하자고 투표소에 올 것인가?'라는 문제다. 따라서 투표율을 높이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다음으로는 기권란이 가장 많은 득표율을 보였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다. 재선거를 시행하되 한 번 출마했던 후보는 나올 수 없게 하는 방법, 그 지역구를 공석으로 남겨두는 방법, 그다음으로 많은 표를 받은 실제 후보가 당선되는 방법 등이 있다.

아직 우리에게 낯선 NOTA 제도는 앞으로 활발한 연구가 진행돼야 할 것이다. 표현의 다양성이 보장되는 것은 보다 민주적인 선거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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