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제 도와달라던 남학생, 순간 성폭행범으로..학내 성폭력, 해법은?

2012. 2. 18.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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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를 걷고 있는 여학생 A씨에게 같은 대학교 남학생 B씨가 "리포트로 제출할 사진의 모델이 돼달라"는 부탁을 해왔다. A씨는 느낌이 이상했지만 '대낮인데 학교 안에서 무슨 일이 있을까'라는 생각에 B씨를 따라 빈 강의실로 들어섰다. 순간 B씨는 갑자기 문을 잠그고 전기충격기를 들이댄 후 A씨의 나체사진을 찍고 성폭행했다.

#서울 모 대학에 재학중인 C(여)씨는 강의 중 불쾌감을 느꼈다. 교수 D씨가 청년실업관련 얘기를 하면서 "취업하고 싶은데 못하는 심정은 성폭행을 당하고 싶은데 못 당하고 늙어가는 여자의 심정과 같다"는 발언을 한 것. 많은 여학생들이 수치심과 모욕감을 느꼈지만 그저 입을 다물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서울 시내 모 대학 성평등상담실에서 발간하는 '성희롱ㆍ성폭력 없는 캠퍼스'에 등장하는 학내 성희롱ㆍ성폭력의 사례다.

대학들은 이러한 교내 성폭력 사건을 방지하기 위해 2000년대 초반부터 성폭력 상담소 및 양성평등센터 등을 설립해 관련 교육에 힘써왔다. 하지만 매년 신학기가 되면 이러한 사건 사고들은 어김없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2010년 취업포털 커리어(www.career.co.kr)가 대학생 76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10명중 4명 이상이 "MT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성희롱 또는 성추행이 발생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대부분의 대학들은 지난 13일부터 2월 말까지 이어지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및 새내기새로배움터(새터)에서 성폭력예방교육을 주요 프로그램으로 계획하고 있다.

13일부터 단과대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진행 중인 연세대학교는 오는 17일까지 신입생을 대상으로 교내 성희롱ㆍ성폭력 상담실에서 주최하는 '성인지(性認知) 교육'을 실시한다. 22일부터 학 외에서 진행되는 단과대별 새터에도 상담실 직원들이 파견되어 성폭력 예방 교육을 진행한다.

이정화 연세대 성희롱ㆍ성폭력 상담실 전문상담원은 "2001년 상담실 개설 이후 매년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성폭력 예방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며 "상담실 직원들이 직접 신입생 교육 현장에 찾아가 대면 교육을 한다"고 말했다. 연세대의 성희롱ㆍ성폭력 상담실은 학생들과 협의해 마련한 '성폭력 예방 및 처리에 관한 규정'을 근거로 설치됐다.

이화여대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때 학내 양성평등센터에서 진행하는 동영상 교육을 단과대별로 2-3시간씩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학내에서 뿐만 아니라 학교 밖에서 발생가능한 성폭력 사건에 대한 예방 교육도 철저히 할 계획이다. 이화여대는 2001년부터 관련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21일부터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개최할 예정인 서강대도 학내 성평등 상담실이 주관하는 성인지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과 입학식 등을 위해 약 1시간 분량의 교육용 리플렛도 제작을 마친 상태다. 서강대는 성평등 상담실 관계자는 "이론적인 교육이 아닌 학교 생활 내에서 경험할 수 있는 사례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피부에 와닿는 교육이 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학생들도 이러한 성폭력 예방 프로그램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학내 성평등 상담실에서 교육을 진행하지만 총학생회 측도 적극적으로 협조를 하고 있다.

김준현 연세대 총학생회 사무국장은 "신입생을 대상으로 한 성인지 교육은 학생회 차원에서도 비중을 두고 있는 중요한 프로그램이다. 교내 상담센터 선생님들 뿐만 아니라 외부강사를 초빙해 교육을 진행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교육을 통한 문화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 되고 있다. 김두나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는 "학생 뿐 아니라 교수 등 다른 학내 구성원들이 개입되는 성폭력사건도 많은 만큼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의무적이면서도 상시적인 성인지 교육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며 " '군대문화'로 대변되는 남성성이 상존하는 대학문화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윤현종 기자/factism@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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