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end] 이 울음소리, 1000만원
오는 3월 출산을 앞둔 회사원 이서정(가명·32)씨는 최근 '마이너스통장'을 만들었다. 출산 전 초음파 등 검사비용 150만원, 출산용품 준비 200만원, 분만비용 100만~200만원, 산후조리원비 250만~350만원 등 분만을 전후해 두 달간 900만원 정도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씨는 "출산 전에 드는 태아보험에다 분유·기저귀와 백일·돌잔치 비용 등을 감안하면 출산 전후에 들어가는 돈이 1000만원이 훨씬 넘을 것"이라며 "출산휴가를 마치고 회사에 복귀할 때 월 100만원이 넘는 육아 도우미 비용까지 감당해야 할 것을 생각하면 앞이 캄캄하다"고 말했다.
출산율(가임 여성이 평생 동안 낳은 아이 수)이 1.22명(2010년)까지 떨어지면서 출산·육아용품 업체들이 값비싼 프리미엄 제품을 집중적으로 출시해 매출 감소를 메우려 하면서 '출산비용 1000만원 시대'가 열리고 있다.
출산·육아비용만큼은 아끼지 않겠다고 생각하는 임산부들이 이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빚까지 지게 되는 '베이비 푸어'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출산율 감소 때문에 프리미엄 제품·서비스가 늘어나고 이 때문에 출산·육아비용은 높아지고 다시 경제적 부담 때문에 출산을 기피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5월 출산 예정인 박모(30)씨는 산후조리원을 알아보다 천문학적 비용에 깜짝 놀랐다. 2주간 머무는 비용이 최소 150만원에서 400만원 정도였기 때문이다. 박씨는 "서울 강남의 연예인들이 주로 찾는 산후조리원은 1200만원에 이른다는 얘기도 있다"며 "빚을 내 조리원에 들어갔다는 친구 얘기가 남의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경제적 부담은 여성들이 출산을 꺼리는 대표적 이유다. 지난달 출산한 최모(33)씨는 "백화점을 다녀보니 유모차 1대에 160만원, 유아용 점퍼가 30만원에 팔렸다"면서 "동네 시장에 가도 유모차가 40만원, 유아용 카시트가 30만원 하더라"고 말했다.
여성 포털 이지데이가 지난달 주부 66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희망하는 자녀 수는 '2명 이상'(77%)이었지만 실제 2명 이상 낳은 주부는 10%에 불과했다. 저출산의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부담'(46%)이었다. 임신을 계획할 때 가장 중요한 고려 요소 역시 '경제적 안정성'(61%)이었다.
결혼 3년차인 김모(31)씨는 "첫째 출산을 준비하다 보니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둘째는 꿈도 꿀 수 없을 것 같다"며 "출산부터 이렇게 돈이 많이 드니 요즘 하나만 낳는 사람들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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