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박원순 "특별히 남긴게 없는 시장 되고파.. 무리한 업적보다 변화 지향"

박민기자 입력 2012. 2. 17. 14:41 수정 2012. 2. 19.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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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

박원순은 헌신적이다. 사법시험에 합격, 검사에 임용됐지만 1년 만에 법복을 벗은 뒤 30여년간 인권변호사와 시민운동가로 활동해 왔다. 그래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그의 구두 뒤축은 닳아 있었고 전셋집에 살았다. 그는 책을 빼곤 자신을 위해 무엇을 소유하려고 노력한 적이 없다.

박원순은 이기적이다. 그는 부나 자리를 탐하지 않는 대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았고 덤으로 명예까지 얻었다. 그 명예를 바탕으로 돈도 조직도 없이 유력한 차기 대권후보로 꼽히는 서울시장에 당선됐다. 재산은 없지만 60평 아파트에 살았고 미국 유수대학에 방문교수로 다녀왔고 딸은 유학 중이다.

박원순은 순수하다. 그는 인권과 생존권을 침해받는 사람들을 보듬으며 살았고 정치권의 수차례 러브콜을 거절했다. 산행 중에 들은 빗소리가 시민의 '신음소리'로 들려 정치에 뛰어들 결심을 했고 힘겨운 경쟁상대가 될 수 있었던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게 자신의 심정과 의지를 솔직하게 말해 양보를 받아냈다.

박원순은 영악하다. 그는 야권과 진보세력의 지지를 업고 서울시장에 당선됐지만 오세훈 전 시장의 사람을 쓰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이념적 성향이 뚜렷하게 드러날 수 있는 언행을 가급적 삼가면서도 이념적 정체성을 확인받을 때는 입장을 분명히했다. 나아가 진보진영의 반대를 뿌리치고 총선에서 자신의 상품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시점을 택해 민주통합당(민주당)에 입당키로 하는 정치적 감각도 보여주고 있다.

박 시장을 뒤집어 보는 적당한 사례나 표현을 골라내는 일은 쉽지 않다. 그의 삶은 줄기가 굵고 단순해서 뒤틀림이나 옹이가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그에게 겨눠졌던 비판들도 그를 지지하는 사람에게는 흠이 되지 않았다. '협찬인생'이라고 불렸지만 자신을 위한 몫을 남긴 적이 없었고 아들 병역 문제 등 각종 의혹도 '이해 못할 수준'은 아니다. 파워인터뷰의 취지는 공격적이고 비판적인 질문을 집요하게 던져 알려진 사실의 이면을 드러냄으로써 인터뷰 대상자의 진면목을 독자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그래서 박 시장을 상대로 파워인터뷰의 취지를 살리긴 쉽지 않았다. 게다가 그는 다변에 달변이었고 함정과 유도질문을 피해가는 감각도 뛰어났다.

요청 이틀 만에 잡힌 인터뷰 시간은 14일 밤 9시. 워낙 빡빡한 박 시장의 스케줄 때문이었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 전통찻집에서 만난 그는 하루 동안 14시간의 일정을 소화한 사람답지 않게 밝고 의욕적이었다.

―문화일보 대표상품인 파워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인터뷰 해달라는 민원도 많지만 함량이 안 되면 절대 안 합니다.

"그렇다면 문화일보의 지가를 높이는 폭탄발언을 좀 해야 되겠는데요…."

―기대하겠습니다. 그간 인터뷰하셨던 내용을 보면 '시장직이 낯설지 않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더라고요.

"사실 낯선 점도 많습니다. 시민운동을 포함해 제가 지금까지 해왔던 일은 많은 것을 희생하는 일이었지만 제가 좋아하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하고 싶은 운동, 세상에 변화를 만들어내는 일을 골라서 했던 것인데 시장이라는 직책은, 물론 하고 싶어 하는 부분도 상당히 많지만 참 하고 싶지 않은 일, 맡고 싶은 않은 일도 있습니다. 더구나 서울시 업무라는 게 정말 끝이 없습니다." 취임 100일이 지나면서 조금 더 겸손해진 것일까.

―시민운동가가 무책임하다는 뜻은 아니지만 시장과 시민운동가의 본질적인 차이 중 하나는 결과에 대한 책임이 아닐까요. 지방자치단체장은 정책결정에서 집행까지 해야 하는 자리인 만큼 말 한마디, 행동 하나의 무게와 책임이 크다는 겁니다.(문화일보가 '우면산 산사태는 인재일 수 있다'는 박 시장의 발언을 '시장으로서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던 것을 굳이 상기시켰지만 예의 부드러운 표정에 변화가 없었다.)

"제가 자유를 잃은 거죠. 그래서 좀 더 자유로운 생활이 그립단 말도 한 적이 있습니다. 최종 결정권자로서 갖는 어려움이 있고 어떻게 결정해야 할지 고민스러운 일이 많습니다. 우면산이 그렇고 뉴타운이 그렇고 광화문광장이나 도심 수해 방지를 위한 대심도 건설 문제가 그렇습니다. 첨예하게 대립되는 사안들이 많습니다. 서울광장 스케이트장 존폐문제만 해도 작아 보이지만 참 고민스러운 주제입니다. 올해 19만명의 시민이 이용했는데 시민들 의견이 엇갈립니다. 좀 더 많은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광장을 비워 달라는 요구와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제공하는 겨울철 명물로 남겨 달라는 요구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특히 안전문제는 시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신중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여러 가지 대책을 세우더라도 완공되는 데 길게는 5년씩 걸리는 경우도 있어 당장 올해는 어떻게 할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시장이 되면서 책임문제를 보는 생각이나 시각이 달라지셨습니까.

"과거에도 저에 대한 비판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그래도 99%는 지지고 1% 정도만 반대했습니다. 왜냐하면 옛날에는 제가 좋은 일만 골라 했으니까요. 그런데 지난번 선거에서 시작해 지금까지 저는 정말 최선을 다했고 분명히 좋은 정책인 것 같은데 반대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예컨대 시민단체는 어쩌면 저와 동지적 관계에 있는 사람인데도 막 비판을 합니다. 언론도 마찬가지입니다. 때로는 조금 서운하고 때로는 억울하다고 느낀 적도 있습니다. 공무원들도 행정포털 같은 데 올라오는 소리를 보면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생각을 정리했습니다. '선거는 절반을 기준으로 몇 퍼센트 지지를 더 얻느냐의 문제고 서울시정은 워낙 방대해 비판이 없을 수 없는 만큼 비판을 정책을 되돌아보거나 시행착오를 막을 수 있는 좋은 재료로 생각해 일희일비하지 말자'라고. 그랬더니 즐거워지더라고요." 우리나라 시민운동가들은 책임의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반면 이념의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경우가 적지 않다. 진보 성향으로 알려진 박 시장은 어떨까.

―유보됐던 무상급식 전면 실시 등과 관련 시장님의 이념적 성향이 서울시 정책에 영향을 미쳤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제가 진보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유럽에 가면 저는 중도우파라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저는 늘 인권, 시민의 이익, 공공의 이익과 같은 관점에서 일을 해왔지 이념 때문에 행동을 결정한 적은 별로 없습니다. 물론 제가 참여했던 참여연대는 굉장히 진보적 단체처럼 여겨지지만, 그때 제가 했던 사법개혁이나 부패청산, 소액주주운동은 가장 자본주의적 운동이었습니다. 또 아름다운 가게 운동, 희망제작소 운동과 같은 것은 좌파나 우파란 개념으로 볼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우리 사회가 이념에 대해 너무 편향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게 더 문제라고 봅니다. 보수든 진보든 합의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미래적인 지평과 영역이 굉장히 많습니다. 별 문제가 안 되는 것을 갖고 지나치게 싸우고 심지어 대화조차 안 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하물며 저는 시장이잖아요. 시장이 특정 이념을 옹호해서 시민들에게 불이익이나 불편함을 초래할 일을 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무상급식도 저는 이념의 문제라고 생각지는 않았습니다."

―복지라는 것이 한번 확대되면 축소하기 어렵고 성장잠재력을 훼손하는 수준으로 계속 확대되는 경향성이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 아닐까요.

"지금 웬만한 선진국에서는 예산의 거의 50% 이상이 복지 부문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물론 과연 복지 예산을 어디까지 늘려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검토할 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상당기간 동안 상당액수는 늘려야 된다고 봅니다. 그리고 여러 가지 논쟁이 있을 수 있지만 복지가 오히려 성장을 유인할 가능성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무상보육만 보더라도 보육교사라는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보육으로부터 해방된 여성들이 일자리를 만드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 정치권은 총선 득표를 겨냥해 무차별적으로 복지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복지정책이 표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되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도달해야 하는 비전과 목표가 있고 그 과정은 세밀하게 설계돼야 합니다. 우리 복지 영역은 확대돼야 하고 예산비율도 훨씬 높아져야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선심성으로 흘러선 안 됩니다. 그래서 저는 서울 시민 복지기준선, 즉 최저선과 적정선이라는 것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이 뒷받침되면서 복지를 확대해야지 그냥 우후죽순격으로 내놓은 정책은 지속가능하지 않습니다."

박 시장은 취임 당일부터 줄곧 소통을 강조해 왔다. 그는 과연 어떤 소통을 꿈꾸고 있을까. 서울시 공무원들은 그에게서 소통의 장벽을 느끼지 않을까.

"소통은 신뢰를 얻어 가는 과정이자 올바른 정책으로 이어지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21세기는 집단지성의 시대입니다. 위키피디아가 이를 잘 보여줍니다. 2006년으로 기억하는데 타임지가 올해의 인물로 You(당신)를 선정한 적이 있습니다. 당신과 같은 평범한 시민이 우리 사회의 주인공이라는 거죠. 그런 측면에서 보면 서울시 행정에 많은 시민들의 참여를 보장하고 유도함으로써 훌륭한 정책을 펼 수 있고 성공시킬 수 있다고 봅니다. 오늘날 보편화되고 있는 참여예산제도처럼 시민들이 스스로 필요하다고 느끼고 참여하게 되면 가장 좋은 행정, 좋은 서비스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시장님은 회의 때 말씀을 많이 하시는 편이라고 들었습니다. 소통의 기본은 듣는 데 있는 것 아닙니까.

"저는 일단 얘기를 다 들은 뒤 코멘트를 합니다. 할 얘기가 많아서 공무원들이 힘드실 겁니다. 그게 다 과제니까요. 사실 말을 많이 하면 소통에 방해를 줄 수 있습니다. 어쨌든 소통의 통로를 제도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실 시장 하는 말에 대해 반대도 하고 그러라고 하지만 잘 안 되더군요."

―이명박 정부는 소통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싸움 붙이지 마시고 허허…. 저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는 힘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큰 기관의 장이 되면 정말 중요한 게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것을 보고 들을 수 있는 것이 힘입니다. 그것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 정부가 그것을 허술하게 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본인은 굉장히 열심히 잘하는 것 같지만 그게 어떻게 평가받고 어떻게 수요자에게 비치는지에 대해서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서울시장은 중요한 정치적 자리이기도 한데 어떻게 정치에 참여할 결심을 하게 됐습니까.

"정부와 기업, 시민사회가 영역은 다르지만 사회의 변화와 발전을 위해 각자의 고유한 역할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인권변호사와 시민단체를 통해 중앙정부나 서울시와 같은 큰 기관이 만들어내는 변화와 다르지만 놓쳐선 안 되는 중요한 사회적 변화를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자부심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에서 제가 큰 고초를 겪었습니다. 국정원에서 사찰을 했을 뿐 아니라 제가 하는 일마다 개입했고 정부기관은 물론 기업들과의 관계가 다 끊어졌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수많은 요구들이 저에게 쏟아졌고 그래서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우리 사회와 역사에 대해 큰 죄를 짓는 것이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17, 18대 총선 때 공천 제의를 받았고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는 공직 제의도 많이 받았습니다. 또 6·2지방선거에서도 서울시장 후보로 나가라는 압력이 컸습니다. 그러나 그때까지만 해도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사회적 기업을 구상하기 위해 백두대간을 걸을 때 저를 지원하던 분이 편지를 보내 '산의 소리, 시대의 소리, 역사의 소리를 들어라'고 말했습니다. 하루는 속리산에서 아침을 먹고 나니 계속해서 비가 쏟아졌는데 어느 순간 저에게 눈물처럼 느껴졌습니다. 이 시대가 우는 소리를 들은 겁니다.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오세훈 전 시장이 시장직을 사퇴했고 여러 사람들이 찾아와 출마를 권유해 결심을 했습니다."

―정치를 하려고 했는데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찾아왔군요. 그렇다면 만약 그때 국회의원 선거나 대선이 있었더라도 참여하셨겠군요.

"네. 그때는 아마 그게 뭐가 됐든 참여했을 겁니다."

―안철수 원장과의 후보단일화 모임 당시의 대화내용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합니다.

"참여 결심을 굳히고 상의할 만한 어르신들에게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런데 며칠 후 안 원장이 출마를 한다는 겁니다. 서로 생각이 비슷하고 미리 알았다면 조정도 가능한데 황당하잖아요. 더구나 내가 나간다는 것을 알고도 그런 말이 나왔으니까 아마도 안 원장은 끝까지 출마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고민을 많이 했죠. 늘 안 나간다고 그랬는데 이제 경쟁도 해야 하고 제가 아무래도 밀릴 가능성도 있고. 그렇다고 철회할 수도 없고. 그래서 안 원장에게 e메일을 보냈습니다. '너무 당황스럽다. 나는 이런 이런 과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나가게 됐다. 내 의사는 확고하다'는 내용이었죠. 그랬더니 안 원장이 '아무튼 만나자'고 해 산을 내려왔습니다. 만날 약속을 하면서도 반신반의했습니다. 과연 나한테 양보를 해줄까. 그리곤 또 e메일이 왔는데 한 명을 배석시키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나는 (단일화가) 안 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고 생각했습니다. 두 사람이 솔직하게 담판을 해야 하는데 힘들게 됐으니까요. 어쨌든 안 원장은 박경철 원장과 왔고 저는 윤석인 부소장과 같이 갔는데 제가 주로 얘기하고 안 원장은 듣는 입장이었습니다. e메일로 보낸 내용을 10분 정도 얘기했나, 그때 안 원장이 출마를 안 하겠다고 했습니다."

―요새 안 원장을 보면 대선에 출마하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에 못 봤기 때문에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만 제 경험으로 보면 정치와 전혀 관계없던 사람이 정치를 한다는 것은 굉장한 혼란과 고민의 과정이 있어야 되는 만큼 결심하기가 상당히 힘듭니다."

―어렵게 결심하셨으니까 서울시장이 끝이 아닐 수 있겠군요.

"자꾸 유도 심문하지 마세요. 저는 굉장히 몰입하는 성격입니다. 뭘 하나 맡으면 다른 사람들이 진저리를 칠 정도입니다. 서울시정도 그런 몰입을 요구하는 것 같습니다. 남은 임기 2년 5개월이 짧은 세월이 아닙니다. 열심히 일을 하다 보면 분명히 많은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 거고 다음 문제는 그다음에 생각해야 된다고 봅니다. 제 생각에 시장하셨던 분들이 서울시장 이후 생각을 많이 하셨던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깐 무리하거나 시민들이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뭔가 큰 것을 남기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저는 특별히 남긴 게 없는 시장으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민주당 입당은 상당히 정치적 결정인데 어떻게 봐야 합니까.

"저는 서울시장 야권단일 후보였습니다. 그때도 민주당 입당 압력이 굉장했습니다. 민주당이 처음엔 안 움직였죠. 그래서 현실적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때 더 큰 민주당이 되고 통합과 혁신이란 우리 시대 과제에 좀 더 충실하면 입당하겠다고 했습니다. 물론 현재 민주당이 제가 바라는 정도로 충분히 혁신되고 충분히 통합됐다고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이 단계에서는 제가 입당을 연기할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등 범야권에는 미래의 비전을 대비할 대표선수들이 있습니까.

"민주당이 이번에 어떻게 공천을 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그래서 공천혁명이 정말 중요합니다.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젊고 역량 있는 인물이 필요합니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문 이사장은 연수원 동기인데 원칙적이고 의롭고 남자답습니다. 그런 점들이 기회주의적으로 불의에 쉽게 타협하는 기성 정치인들과 대비되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어떻게 보십니까.

"미래의 비전은 보기는 힘든 것 같습니다. 그동안 집권한 한나라당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해오셨잖아요. 그런데 집권기간 중 새로운 변화보다는 과거로 회귀하는 이런 일들이 많았죠."

―소위 진보진영에서 시장님께 많은 기대를 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시민사회로 보면 계륵 같은 상황입니다. 한편으로 시민사회 인사가 서울시장이 된 것이 좋은 일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참 힘든 일이기도 합니다. 노골적으로 시장에게 반대하기도 그렇고 안 할 수도 없고. 또 제가 나름 시민사회의 상징적인 인물이어서 잘못하면 도매금으로 넘어가게 될 수도 있고. 그래서 정말 제가 잘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인터뷰 = 박민 전국부장 minp@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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