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그 월급 보육교사들 "무상보육에만 돈 푸나"

2012. 2. 14.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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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지부 "국공립 어린이집 임금인상 없다" 발표에 반발

[동아일보]

"부모들의 '표' 때문에 무상보육은 급하게 실시하면서 보육교사 처우에는 왜 눈감습니까? 박봉에 하루 12시간을 일하면서 아이에게 웃어줄 수 있는 교사는 없습니다."

임채민 보건복지부 장관이 13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만 5세 누리과정을 담당하는 보육교사에게 월 30만 원씩의 수당을 다음 달부터 지원한다"고 말했다. 1만5000명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보육교사들은 "우리끼리 싸움을 붙이는 꼴"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0∼4세를 담당하는 교사에게는 아무런 수당도 지원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국공립 어린이집 교사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정부는 재정이 없다며 지난달 우리 임금을 3년째 동결했다. 그러면서 5세 누리과정을 담당하는 교사들만 혜택을 주기로 했다"며 복지부 웹사이트에 항의 글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요즘 정치권에서는 각종 무상공약을 쏟아내고 있지만 정작 그 안에서 희생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 있다"고 지적한다. 국공립 어린이집은 정부가 임금수준을 결정하기 때문에 복지부가 돈을 올려주지 않으면 처우개선이 어렵다. 이 때문에 8일 0∼4세 국공립 보육교사 300여 명은 서울 종로구 계동 복지부 건물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복지부는 할 만큼 하고 있다는 반응이다. 일단 다음 달부터 0∼5세 아이를 맡은 보육교사 모두에게 '보육환경개선비' 명목으로 5만 원씩 지급할 예정이다. 17만여 명이 혜택을 볼 것으로 보이지만 보육교사들은 "현실을 모르는 정책"이라고 말한다. 중앙정부의 지원액만큼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액이 줄어든다는 것. 가령 전남 순천의 경우 2007년부터 지원해 주던 5만 원의 지자체 지원금을 다음 달부터 2만 원으로 줄인다. 이중지원을 피하려는 조치이지만 보육교사들이 체감하는 처우개선은 거의 이뤄지지 않는 셈이다.

보육교사에게 이 5만 원이 제대로 전달되는지도 확실하지 않다. 이 돈은 보육교사 통장에 직접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집으로 지원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월급일과 보육환경개선비 지급일을 달리해 실제 지급 여부를 확인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린이집 교사들은 현재의 저임금 구조 자체를 고쳐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평균 임금은 2010년 기준 126만1000원이다. 가정형 어린이집은 이보다 더 낮아 100만 원 선이다. 하루 평균 노동시간은 9.5시간이지만 실제 일하는 시간은 12시간에 가깝다. 저임금에 노동시간이 길다 보니 젊은 보육교사들이 견디지 못해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

서문희 육아정책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아이들이 다칠까봐 화장실도 제대로 가지 못하고, 점심시간이라고 해도 애들 급식지도를 하다 보면 서둘러 먹게 되는 것이 현실"이라며 "보육교사 현실에 대해 정부가 주목해야 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김슬기 인턴기자 숙명여대 경영학부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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