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에서 고달픈 시집살이에 성추행까지..
가정 깨질까 신고 안해직장서도 성희롱 시달려
[세계일보]한국인 남편과 결혼한 뒤 시부모와 같이 산 몽골여성 V(28)씨는 반신불수 환자인 시아버지를 안마할 때마다 번번이 성추행을 당했다. 처음엔 손을 만지던 시아버지가 차츰 가슴 근처까지 더듬기에 이르렀다는 것. V씨는 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지만 남편과 시어머니에게 차마 털어놓지 못했다.
베트남 출신 F(28)씨는 아래층에 사는 시누이 남편에게 때때로 성추행을 당했다. 견디다 못해 남편에게 말했지만 유야무야됐다. 급기야 시누이 아들에게까지 성추행을 당했다. F씨는 가족관계가 깨지는 것이 두려워 고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국으로 시집온 결혼 이주여성 5명 중 1명이 시댁식구에게 성희롱을 당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8일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베트남, 중국, 필리핀, 캄보디아 출신 결혼 이주여성 81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혼 이주여성 인권침해실태 및 대책 연구'에 따르면 응답자 20%가 시댁식구에게 성희롱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도 20.1%에 달했다.
연구서에는 '시댁 식구 중 누군가 나에게 성적인 모멸감이나 수치심을 유발하는 말을 했다'는 질문에 응답자 802명의 20%(160명)가 "그렇다"고 답변했다. 반면 비교집단인 원주여성(한국 태생) 400명은 3.7%(15명)만이 "그렇다"고 답해 큰 차이를 보였다. 또 '시댁식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질문에 3.4%가, '시댁식구 중 누군가 나를 강간하려고 했다'는 질문에도 1.8%가 "그렇다"고 답했다. 출신국별로는 조선동포 출신 32.3%, 캄보디아 출신 29.2%가 성희롱을 당했다고 답했다.
직장 내 성범죄 피해도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 내 성희롱 경험에 대해서는 응답자 513명 중 20.1%(103명)가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성추행은 6.1%(31명), '강간당할 뻔했다'는 응답도 2.9%(15명)나 됐다. 반면 원주여성은 3%, 0.8%, 0.3%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캄보디아 출신의 한 여성은 "고용노동부가 이주여성들의 구직등록에만 관심이 있고 성희롱 같은 문제에 대해서는 쉬쉬하기만 할 뿐 관심이 없다. 직장에서 엉덩이를 만진다거나 수치심을 주는 발언을 하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김지영 연구위원은 "이주여성들의 심각한 인권침해는 인식과 교육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남편과 시부모를 대상으로 한 교육을 늘리고 노동기본권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김유나 기자
[Segye.com 인기뉴스]
◆ 영하 13도 혹한에 4살 아들 팬티만 입히고…
◆ 결혼 이주여성 5명 중 1명 "성추행 당했다"
◆ [단독] 시어머니께 모국음식 드리자 "개밥 같다"
◆ '바바리맨' 신출귀몰…177cm 대머리男 갑자기
◆ 선우용여 "이소라-김범수 연상연하 커플…"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세계일보 [지면보기][스마트캠페인][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세계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배달기사 멋대로 커피마셔 지적하자 배차취소” 점주 분통
- “이혼은 해주고 즐겼으면 해”… 황정음 측, 누리꾼과 설전 후 “본인 맞아”
- “앗, 이게 무슨 냄새?” 사춘기 되면 몸 냄새 강해지는 이유 [건강+]
- 군인에게 3천원 더 받던 무한리필 식당… 결국 폐업
- “여자친구인척 해주겠다”던 후배, 결국은…
- 여교사 자리 비운 사이…남고생, 텀블러에 몰래 체액 넣었다
- 여친 성폭행 막던 남친 ‘11살 지능’ 영구장애…가해男 “징역 50년 과해”
- 혜리 “1년간 집에 박혀 아무것도 안 해, 비울 수 있는 시간 필요”
- “‘혼전순결’ 강조했던 남편의 비밀, 이혼 가능할까요?”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